[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비혼 非婚
비혼주의자들이 늘고 있다 → 홑살림이가 는다
비혼을 결심한 이후에 → 혼길을 다짐한 뒤
비혼과 미혼은 상이하다 → 안맺음과 못맺음은 다르다
사전에 없는 ‘비혼(非婚)’입니다. ‘미혼’하고 다른 뜻으로 쓰는 한자말인데, 두 한자말은 어떤 마음이나 몸짓인가라는 틀에서 달라요. ‘비혼’은 스스로 안 맺는 길이요, ‘미혼’은 아직 못 맺은 길입니다. 그래서 ‘비혼’은 ‘안맺음·맺지 않다’로 담아낼 만합니다. ‘혼자·홀로’처럼 수수하게 써도 되고, ‘혼삶·혼살림·혼길·혼살이’나 ‘홑삶·홑살림·홑길·홑살이’라 해도 돼요.
비혼은 미혼의 반대말이 아니다. 비혼(非婚)은 결혼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 안맺음은 못맺음하고 다르다. 안맺음은 혼자 가는 길을 말한다
→ 맺지 않고와 맺지 못하고는 다르다. 맺지 않음은 홑살림이다
《오늘도 삶을 읽어나갑니다》(이성갑, 스토어하우스, 2020) 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