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산책 散策
거리로 산책을 나가다 → 거리로 나들이를 나가다
매일 아침 산책 삼아 → 날마다 아침 마실 삼아
한 바퀴 돌아보는 산책으로써 아침을 시작하다 → 한 바퀴 돌아보며 아침을 열다
주변에서 산책하기도 했다 → 둘레에서 걷기도 했다 / 둘레에서 거닐기도 했다
공원을 산책하였다 → 쉼터를 걸었다 / 숲터를 거닐었다
‘산책(散策)’은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 하고, 낱말책에 “≒ 산보(散步)·유보(遊步)”처럼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그런데 ‘산보·유보’는 “= 산책”으로 풀이하네요. 이 가운데 ‘산보’는 아예 일본말입니다. ‘유보’도 일본말일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마실’하고 ‘나들이’가 있어요. 때로는 ‘걷다’나 ‘거닐다’로 손보면 됩니다.
더 많이 놀아 주었다면. 더 많이 산책을 시켜 주었다면
→ 더 많이 놀아 주었다면. 더 많이 마실을 시켜 주었다면
→ 더 많이 놀아 주었다면. 더 많이 함께 걸어다녔더라면
《별을 지키는 개》(무라카미 다카시/편집부 옮김, 비로소, 2011) 118쪽
산책으로 상쾌하게 땀을 흘렸다
→ 걸으며 시원하게 땀을 흘렸다
→ 마실하며 시원하게 땀을 흘렸다
《와카코와 술 1》(신큐 치에/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5) 11쪽
산책이나 그런 거 재미없어
→ 나들이나 그런 거 재미없어
→ 마실이나 그런 거 재미없어
→ 걷기나 그런 거 재미없어
《은여우 7》(오치아이 사요리/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5) 12쪽
나는 엄마를 산책시키길 좋아해요. 산책은 엄마한테 좋은 거니까요
→ 나는 엄마를 마실 시키길 좋아해요. 마실은 엄마한테 좋으니까요
→ 나는 엄마를 걷게 하기를 좋아해요. 걷기는 엄마한테 좋으니까요
《엄마를 산책시키는 방법》(클로딘 오브룅·보비+보비/이정주 옮김, 씨드북, 2015) 1쪽
1회의 산책으로 피로를 느끼고 있다고 보이면
→ 하루 나들이로 힘들어 보이면
→ 한 걸음 마실하는데 지쳐 보이면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사토 타카노리/김주영 옮김, 단츄별, 2017) 162쪽
겨우내 멈췄던 장군이의 아침 마당 산책이 재개되었다
→ 겨우내 멈췄던 장군이 아침 마당 마실을 다시 한다
→ 겨우내 멈췄던 장군이 아침 마당 나들이를 다시 한다
《고양이 그림일기》(이새벽, 책공장더불어, 2017) 20쪽
A와 B는 함께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
→ ㄱ하고 ㄴ은 함께 마실하기를 즐긴다
→ 가랑 나는 즐거이 함께 마실한다
《몬순 vol.2》(고형렬과 열여섯 사람 글, 삼인, 2017) 47쪽
곰은 산책을 나왔습니다
→ 곰은 마실을 나왔습니다
→ 곰은 나들이를 합니다
→ 곰은 바람쐬러 나옵니다
《산책》(다니엘 살미에리/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 5쪽
나는 꽃밭을 산책하는 게 좋아요
→ 나는 꽃밭 걷기가 좋아요
→ 나는 꽃밭마실이 좋아요
《나의 원피스》(니시마키 가야코/황진희 옮김, 한솔수북, 2020) 8쪽
산책의 쓸모를 생각하고 걷는 사람을 산책자라고 부르는 건 내키지 않는다
→ 걷는 쓸모를 생각하고 걷는 사람을 걷는이라고 하면 내키지 않는다
→ 마실하는 쓸모를 생각하고 걷는 사람을 마실님이라고 하면 내키지 않는다
《시와 산책》(한정원, 시간의흐름, 2020) 1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