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날 이레말 - 겹말 14

2022.12.25 15:12:53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아래를 내려다보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 내려다보면

→ 밑을 보면

아래 : 1. 어떤 기준보다 낮은 위치 2. 신분, 연령, 지위, 정도 따위에서 어떠한 것보다 낮은 쪽 3. 조건, 영향 따위가 미치는 범위 4. 글 따위에서, 뒤에 오는 내용 5. ‘음부’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

내려다보다 : 1. 위에서 아래를 향하여 보다 2. 자기보다 한층 낮추어 보다

​낱말풀이를 살피면 ‘내려다보다 = 아래를 보다’이니, “아래를 내려다보다”는 겹말입니다. ‘내려다보다’라고만 쓰면 되고, “밑을 보다”라 하면 됩니다. 그리고 낱말풀이는 ‘내려다보다 : 눈을 내리듯이 보거나 눈을 내리면서 보다.’로 바로잡아야지 싶습니다. 눈을 내리면서 보기에 ‘밑’을 보는 모습입니다. 또한 ‘아래 3·4’ 낱말풀이는 옮김말씨예요. 우리말 ‘아래’는 무엇이 퍼지거나 다음에 오는 글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다음’에 오는 글은 ‘다음’일 뿐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을버스가 뿌옇게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는 걸 볼 수 있었다

→ 집으로 가는 길에 내려다보면 마을버스가 뿌옇게 흙먼지를 날렸다

→ 집으로 가는 길에 밑을 보면 마을버스가 뿌옇게 흙먼지를 날리며 달렸다

《애정결핍》(고선영, 악어책방, 2020) 37쪽

 

 

ㄴ. 겹말 손질 : 시간은 시간

칼을 가는 시간은 좋은 시간입니다

→ 칼을 가는 때는 좋습니다

→ 칼을 갈면 좋습니다

→ 칼갈이는 좋습니다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6. [물리]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 7. [불교] 색(色)과 심(心)이 합한 경계 8. [심리] 전후(前後), 동시(同時), 계속의 장단(長短)에 관한 의식(意識) 9. [철학]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로 무한히 연속되는 것 10. [북한어] [언어] ‘시제(時制)’의 북한어 11. 하루의 24분의 1이 되는 동안을 세는 단위

​이 보기글은 “무엇을 하는 시간은 좋은 시간입니다”처럼 쓰는군요. 앞뒤에 ‘시간’을 잇달아 적는데, 앞쪽만 ‘때’를 넣으면 돼요. 또는 앞뒤 모두 ‘시간’을 털어냅니다. 우리말로 이야기를 할 적에는 한자말 ‘시간’을 아예 안 쓰더라도 ‘무엇을 하는 때(시간)’인 줄 다 느끼거나 알 수 있습니다. 

​​

칼을 가는 시간은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 칼을 가는 때는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좋습니다

→ 칼을 갈면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좋습니다

→ 칼갈이는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좋습니다

《이것으로 충분한 생활》(하야카와 유미/류순미 옮김, 열매하나, 2021) 178쪽

 

 

ㄷ. 겹말 손질 : 개구쟁이 악동

개구쟁이 악동

→ 개구쟁이

개구쟁이 : 심하고 짓궂게 장난을 하는 아이

악동(惡童) : 1. 행실이 나쁜 아이 2. 장난이 심한 아이. 또는 그런 사람 = 장난꾸러기

​장난이 짓궂이 ‘개구쟁이’라 합니다. 이 우리말을 한자로 옮기니 ‘악동’입니다. 보기글은 ‘개구쟁이’라고만 하면 되고, ‘장난꾸러기’라 해도 어울려요. “장난이 짓궂어”라 해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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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구쟁이 악동이었기 때문에

→ 나는 개구쟁이였기 때문에

《진짜와 가짜》(요시모토 타카아키/송태욱 옮김, 서커스, 201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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