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겹말 손질 : 신변 가까이
신변 가까이에 둘 수 있을 만큼
→ 가까이에 둘 수 있을 만큼
→ 곁에 둘 만큼
신변(身邊) : 몸과 몸의 주위
주위(周圍) : 1. 어떤 곳의 바깥 둘레 2.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것 3. 어떤 사람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가까이 : 1. 한 지점에서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는 상태로 2. 일정한 때를 기준으로 그때에 약간 못 미치는 상태로 3. 사람과 사람의 사이가 친밀한 상태로
한자말 ‘신변’을 ‘주위’란 한자말로 풀이하는데, ‘주위’는 ‘가까이’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신변 가까이”는 “가까이 가까이”나 “둘레 가까이”라 하는 셈이니 겹말입니다. ‘가까이’만 쓰면 되고, ‘곁’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그리하여 그것을 원할 수 있고 신변 가까이에 둘 수 있을 만큼 좋은 환경에 있다는 것에
→ 그리하여 이렇게 바랄 수 있고 가까이에 둘 수 있을 만큼 좋은 자리에 있으니
→ 그리하여 이처럼 바라고 곁에 둘 만큼 좋은 터전에 있으니
《수집 이야기》(야나기 무네요시/이목 옮김, 산처럼, 2008) 223쪽
겹말 손질 : 태생 태어나
노라의 태생은 … 어디서 태어나
→ 노라는 난곳을 … 어디서 태어나
→ 노라가 태어난 … 어디서 태어나
태생(胎生) : 1. 어떠한 곳에 태어남 2. [수의] 모체 안에서 어느 정도의 발육을 한 후에 태어나는 일 3. [불교] 사생(四生)의 하나. 모태(母胎)로부터 태어나는 생물을 이른다 4. [식물] 나무에 과실이 달린 채 씨가 싹 터서 유식물(幼植物)이 됨. 또는 그런 발아 형식
보기글은 ‘태생’하고 ‘태어나다’를 나란히 쓰며 겹말입니다. 앞뒤 모두 ‘태어나다’를 쓰면 되고, 글줄에서 달리 쓰고 싶다면 앞쪽을 ‘나다’나 ‘난곳’처럼 손볼 만합니다.
노라의 태생은 알고 있지만 쿠쿠는 어디서 태어나 어디서 자랐는지 전혀 모른다
→ 노라는 난곳을 알지만 쿠쿠는 어디서 태어나 어디서 자랐는지 까맣게 모른다
→ 노라가 태어난 곳은 알지만 쿠쿠는 어디서 태어나 어디서 자랐는지 죄 모른다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우치다 햣켄/김재원 옮김, 봄날의책, 2020) 191쪽
겹말 손질 : 온갖 잡종
온갖 잡종
→ 온갖
잡종(雜種) 1. 이것저것 잡다한 종류 2. 어느 하나에 소속하지 못하고 잡다한 것이 뒤섞인 것 3. 인간성이 못된 사람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 4. [생명] 이종의 교배에 의하여 생긴, 유전적으로 여러 종의 유전자가 섞인 생물
이것저것, 그러니까 ‘온갖’ 것을 가리킬 적에 한자말 ‘잡종’을 쓰기도 하기에, “온갖 잡종”은 겹말이에요. ‘잡종’이란 한자말만 털면 됩니다.
온갖 잡종 만화가들의 불평불만이 충돌하는 현장
→ 투덜대는 온갖 만화쟁이가 부딪히는 곳
→ 툴툴대는 온갖 만화님이 싸우는 자리
《좁은 세계의 아이덴티티 2》(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