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한겨레 우리말’은 우리가 늘 쓰면서 막상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못하는 말밑을 찬찬히 읽어내면서, 한결 즐거이 말빛을 가꾸도록 북돋우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말밑을 우리 삶터에서 찾아내어 함께 빛내려는 이야기입니다.
한겨레 우리말
― 같이 더불어 함께, 다르면서 닮은
어느 나라나 겨레가 쓰는 말에든 비슷한말이랑 맞말이 나란히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삶터에 맞게 다 다른 비슷한말하고 맞말이 있어요. ‘비슷한말’이랑 ‘맞말’이라 했는데요, ‘비슷한말’은 이름대로 비슷하지만 다른 낱말을 나타내고, ‘맞말’은 이름대로 맞대거나 맞서는 낱말을 나타냅니다.
‘좋다·싫다’는 맞말입니다. ‘싫다·꺼리다’는 비슷한말입니다. ‘곧·바로·이내·곧바로·막바로’는 비슷한말입니다. ‘느리다·빠르다’는 맞말이지요.
비슷하다고 말할 적에는 “안 같다(같지 않다)”는 뜻이에요. 같으면 그냥 ‘같다’고 하겠지요. 안 같은, 그러니까 비슷할 적에는 ‘닮다’라고도 합니다.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로 ‘어슷비슷·비금비금’이 있습니다. “안 같을” 적에, 그러니까 비슷할 적에는 ‘닮는다’고도 하고 ‘-처럼’을 붙여서 나타내요. “누나처럼 한다”나 “아버지처럼 한다”고 하는데, 이때에 ‘-처럼’은 누나나 아버지하고 같구나 싶도록 하지만, 막상 보면 같지 않다는, 그냥 비슷하다는 뜻이에요.
같이. 같다.
가다.
처럼. 닮다.
‘가 + ㅌ’ 얼개인 ‘같’입니다. 말밑은 ‘가다’입니다. “가는(나아가는) 틀”일 텐데, 갈 적에는 모두 가는구나 싶으나 다 다르게 가지요. 이러한 ‘같다·같이’는 “같이해 보자”라든지 “같이 먹자”라든지 “같이 놀자”로 써요. 바로 그대로 가는 결을 나타낼 적에 이 말씨를 씁니다.
더불어. 더불다.
더. 불다. 붙다.
더하거나 빼기를 합니다. 더 붙이거나 덜어요. 덧달거나 덧댑니다. ‘더불어·더불다’는 이런 결을 나타냅니다. 누가 있는 곳에 ‘더’ 들어온다는, ‘더 + 붙는’다는 결을 그리지요.
“너랑 더불어 했어”라든지 “우리랑 더불어”라든지 “바람이랑 비랑 더불어”로 쓰지요. 더 있는, 더 다가오는, 더 찾아가는, 이러한 모습이며 몸짓을 이 말씨로 그립니다.
함께.
하나. 하나로. 한. 함박. 끼다.
하나로 있고 싶은 ‘함께’입니다. 하나로 끼고 싶어요. ‘하나·한’은 셈을 나타내는 ‘1’이기도 하면서, 바람이며 구름이 흐르는 ‘하늘’이기도 하고, 크기나 부피가 있다는 ‘크다’이기도 합니다. ‘하나·한’은 ‘함’으로도 이어지니, ‘함박웃음·함박꽃·함박눈·함함하다’라는 말씨에도 깃듭니다.
“함께하니 좋구나”라든지 “함께 일하면 한결 쉬워”라든지 “함께 보니 더 재미나”로 쓰는데, 한덩이가 된다든지 하나로 모으거나 뭉친다든지 크게 어우러지는 모습이나 몸짓을 이 말씨로 들려줍니다.
다르면서 닮은 말이기에 비슷한말이에요. ‘같이·더불어·함께’ 우리말을 새록새록 익히고 받아들여서 마음껏 쓰면 좋겠습니다. 같이할까요? 함께할래요? 너랑 나랑 더불어 즐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