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즐겁게 움직이는 춤 같은 말
[오락가락 국어사전 16] ‘불꽃’은 ‘화염·스파크’가 아니다
나라마다 쓰는 말이 다릅니다. 저마다 삶이 달라 말이 다르니, 이 다른 결에 맞추어 저마다 즐겁게 말을 지어서 씁니다. 우리말꽃은 우리나라에 걸맞는 결로 즐겁게 쓸 말을 담으면 됩니다. ‘불꽃’을 굳이 ‘화염’이나 ‘스파크’로 나타내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말꽃이 바깥말(외국말)을 알려주거나 줄줄이 비슷한말로 덧다는 얼거리를 씻어내고, 우리말을 슬기롭게 가꾸도록 이끄는 몫을 해야겠습니다.
나 : 1. 말하는 이가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아랫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남이 아닌 자기 자신 3. [철학] = 자아(自我)
스스로 : 1. 자기 자신 2. 자신의 힘으로 3. 남이 시키지 아니하였는데도 자기의 결심에 따라서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자아(自我) : 1. [심리]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 2. [철학] 대상의 세계와 구별된 인식·행위의 주체이며, 체험 내용이 변화해도 동일성을 지속하여, 작용·반응·체험·사고·의욕의 작용을 하는 의식의 통일체
‘나’나 ‘스스로’를 풀이하며 “자기 자신”이나 ‘자기’나 ‘자아’를 쓰는 낱말책인데, ‘자기’는 ‘자신’으로 풀이하고, ‘자아’는 “자기 자신”으로 풀이하지요. 그나마 ‘자신’은 “바로 그 사람”으로 다루기에 돌림·겹말풀이에서 벗어납니다. ‘나·스스로’는 ‘자기·자신·자아’ 같은 한자말이 없이 풀이말을 손질할 노릇이고, ‘참나’ 같은 낱말을 새롭게 지어 ‘자아’를 손볼 만합니다. ‘자기·자신’은 “→ 나. 바로 나. 바로 그 사람”으로만 다루어도 됩니다.
완전탈바꿈(完全-) : [동물] : = 완전 변태
완전변태(完全變態) : [동물] 곤충류의 변태 형식의 하나. 곤충이 자라는 동안 알, 애벌레, 번데기의 세 단계를 거쳐 성충으로 되는 현상으로 나비, 벌, 모기, 파리 따위에서 볼 수 있다 ≒ 갖춘탈바꿈·완전 탈바꿈
갖춘탈바꿈 : [동물] = 완전 변태
‘갖춘탈바꿈’처럼 애써 배움말(학술용어)을 지었다면 이 낱말을 널리 쓰도록 북돋울 노릇입니다. ‘완전탈바꿈·완전변태’는 낱말책에서 덜거나 “→ 갖춘탈바꿈”으로 다룹니다. 또는 ‘온탈바꿈’을 새로 지어서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오래가다 : 상태나 현상이 길게 계속되거나 유지되다
지속(持續) : 어떤 상태가 오래 계속됨. 또는 어떤 상태를 오래 계속함
‘오래가다’라는 낱말이 있으니 “오래 계속됨”을 뜻한다는 ‘지속’은 낱말책에서 덜어도 됩니다. ‘지속’을 낱말책에 실으려면 “→ 오래가다”로만 다룹니다.
벌목(伐木) : 멧갓이나 숲의 나무를 벰. ‘나무 베기’로 순화 ≒ 간목(刊木)·착목(?木)
나무베기 : [북한어] ‘벌목(伐木)’의 북한어
나무를 베기에 ‘나무베기’인데, 낱말책은 ‘나무베기’를 북녘말로 다룹니다. 얄궂습니다. ‘간목·착목’은 낱말책에서 덜어냅니다. ‘벌목’은 “→ 나무베기”로만 다룰 노릇이고, ‘나무베기’ 뜻풀이는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장(章) : 1. 글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나누는 구분의 하나 ≒ 가름 2. 글의 내용을 구분한 것을 세는 단위 3. 예산·결산에서의 구분의 하나. 장 아래에 관, 항, 목 따위가 있다 4. [문학] 중국에서, 천자(天子)에게 바치던 한문 문체의 하나
가름 : = 장(章)
글에서 가르는 자리를 ‘가름’이라 한다면, 이 낱말을 잘 쓰도록 이끌 노릇입니다. ‘장(章)’은 “→ 가름“으로 다루고, ‘가름’을 찬찬히 풀이해 주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옛날에 썼다는 보기를 낱말책에 실어야 할 까닭이란 없습니다.
쪽 : 1. 책이나 장부 따위의 한 면 ≒ 페이지 2. 책이나 장부 따위의 면을 세는 단위
면(面) : 1. 사물의 겉으로 드러난 쪽의 평평한 바닥 2. 입체의 평면이나 표면 3. 무엇을 향하고 있는 쪽 4. 어떤 측면이나 방면 5. ‘체면(體面)’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6. 책이나 신문 따위의 지면을 세는 단위
페이지(page) : 1. = 쪽 2. = 쪽. ‘쪽’, ‘면’으로 순화
우리말은 ‘쪽’입니다. ‘면’은 “→ 쪽”으로 다루면 되고, ‘페이지’는 낱말책에서 덜어낼 노릇입니다.
화염(火焰) :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의 기운. ‘불꽃’으로 순화
불꽃 : 1.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을 띤 기운 ≒ 화화(火花) 2. 금속이나 돌 따위의 딱딱한 물체가 부딪칠 때 생기는 불빛 3. [물리] = 스파크(spark)
스파크(spark) : [물리] 방전할 때 일어나는 불빛 ≒ 불꽃·전기 불꽃·화화
‘화염’ 같은 한자말은 풀이말을 붙일 까닭이 없이 덜어도 되고 “→ 불꽃”으로만 다루어도 됩니다. 그런데 ‘불꽃’이라는 낱말에 ‘화화·스파크’ 같은 비슷한말을 군더더기로 붙이는군요. 이런 군더더기는 낱말책에서 털어냅니다.
무도(舞蹈) : 1. 춤을 춤 2. = 무용(舞踊) 3. [예술] = 족도(足蹈)
무용(舞踊) : 음악에 맞추어 율동적인 동작으로 감정과 의지를 표현함. 또는 그런 예술 ≒ 무도(舞蹈)
춤 : 장단에 맞추거나 흥에 겨워 팔다리와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뛰노는 동작
몸을 움직여 느낌이나 마음을 그리거나 나타낼 적에 ‘춤’이라 합니다. ‘무도·무용’은 “→ 춤”으로 다루면 됩니다. 그런데 ‘춤’을 “움직여 뛰노는 동작”으로 풀이하는군요. 한자말 ‘동작’은 ‘움직임’을 가리키니 이런 뜻풀이는 겹말입니다. 바로잡아야겠습니다.
무도(無道) : 말이나 행동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나서 막됨
막되다 : 1. 말이나 행실이 버릇없고 난폭하다 2. 거칠고 좋지 못하다 ≒ 잡란하다
‘무도(無道)’ 같은 한자말은 낱말책에서 덜어낼 만합니다. 굳이 실어야 한다면 “→ 막되다”로만 다룰 노릇입니다. 그리고 ‘막되다’에 붙인 비슷한말 ‘잡란하다’는 털어냅니다.
난폭하다(亂暴-) : 행동이 몹시 거칠고 사납다
거칠다 : 5. 행동이나 성격이 사납고 공격적인 면이 있다
사납다 : 1. 성질이나 행동이 모질고 억세다
“거칠고 사납다”를 뜻하는 ‘난폭하다’라지만, ‘거칠다’를 ‘사납다’로 풀이하니 겹말풀이인 셈입니다. ‘난폭하다’는 “→ 거칠다. 사납다”로 다루고, ‘거칠다·사납다’가 돌림풀이가 되지 않도록 가다듬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