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2 늘꽃
구경하면 재미없습니다. 엉성하더라도 스스로 할 적에 재미있습니다. 높일 까닭도 낮출 까닭도 없습니다. 수수하게 있는 오늘이 그대로 아름답기에 서로 동무요 이웃으로 지내고, 이웃이나 동무이니 굳이 거룩하거나 이쁘장해야 하지 않아요. 아이는 아이대로 놀고, 어른은 어른대로 일합니다. 바깥일을 하느라 아침에 열한 살 작은아이하고 헤어지고서 저녁에 다시 만나는데, 아이가 “아버지 보고 싶었어요.” 하면서 저를 폭 안습니다. 아이 등을 토닥토닥하면서 “우리는 늘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으로 함께 있어.” 하고 들려줍니다. 우리는 늘 서로 그립니다. 우리는 늘 서로 생각하며 마음에 담습니다. 우리는 늘 서로 꽃이며 나무이자 숲입니다. 늘꽃이자 늘나무요 늘숲으로 어우러지면서 저마다 즐겁게 놀거나 일합니다. 글은 어떻게 쓰고 그림은 어떻게 그리며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요? 저는 늘 스스로 집에서 부엌일·비질·걸레질·빨래를 도맡아서 하고, 아이들이 한참 어릴 적에는 똥오줌기저귀를 갈고 삶고 씻기고 입히고 놀면서 보내다가 쪽틈에 글을 쓰고, 이 아이들이 자라나는 하루를 사진으로 담고, 아이들하고 붓을 쥐고서 그림을 그렸어요. “살림하고 사랑하는 수수한 눈빛”으로 하면 늘 빛나는 오늘을 누립니다.
늘꽃 (늘 + 꽃) : 늘 꽃으로 있는 숨결. 언제 어디에서나 곱고 밝으며 싱그럽게 피어나는 꽃 같은 숨결. 한결같이 빛나는 숨결.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