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1
말하는 눈높이
누리그물(인터넷)이 퍼지고, 셈틀을 퍽 눅은 값으로 장만해서 쓸 수 있으며, 손전화는 더 값싸게 사서 누구나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물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푸른별 모든 나라를 둘러싸고 한꺼번에 일어납니다. 어디서나 빛물결(와이파이)로 놀이마당을 이뤄요.
온누리 골골샅샅 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 다른 말을 쓰면서 갖가지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미국말만 쓰지 않고 작은나라 말을 배워서 쓰는 사람도 많아요. 이웃나라 살림을 배우자면 이웃말부터 배울 노릇이고, 이웃사람하고 사귀자면 참으로 이웃말을 즐거이 익힐 일입니다.
우리는 이제 마침종이(졸업장)를 따는 배움터를 다니지 않아도 무엇이든 다 배울 수 있는 터전입니다. 온누리 벗님은 나이·배움끈(학력)·부스러기(지식)를 떠나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이로 만납니다. 서로 말을 놓고 한결 깊고 넓게 바라볼 틈이 생겨요. 예전에는 배움책(교과서)이 아니고는 새길을 배우기 어려웠다지만, 글바치(전문 지식인)가 쓴 책이 아니라면 새빛을 찾기 벅찼다지만,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갈고닦거나 깨닫거나 찾아낸 모든 이야기(지식·정보)를 한눈에 살피면서 넉넉히 주고받을 만합니다.
때로는 좀 어려운 말을 쓸 수 있습니다. 좀 어려운 말이란, ‘살림을 가꾸면서 쓸 일이 드문 말’입니다. 어렵기에 나쁘지 않아요. 어려운 말이란 ‘우리 삶에 아직 낯선 말’입니다.
자, 생각해 봐야지요. 우리는 서로 어떤 말을 하면서 사귀거나 만나거나 어울리거나 살아갈까요? 바로 ‘어버이하고 아이가 주고받는 말결’ 눈높이입니다. 다섯 살에서 열 살 사이쯤 되는 터울이 ‘살림말 눈높이’예요. 집에서 사랑받고 사랑하며 나누는 ‘열 살 눈높이 말’이 살림말(생활용어)입니다. 이를 헤아리는 눈이 있다면, 모든 배움말(학문말·전문말·사회말·지식말)을 이 살림말을 바탕으로 쉽고 부드러우면서도 깊고 넓게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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