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6
ㄱ. -의 호기심과 기대심리로 시작
친구(親舊) : 1.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 친고(親故)·동무·벗·친우(親友) 2.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호기심(好奇心) :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
기대(期待) :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림
심리(心理) : 1. [심리] 마음의 작용과 의식의 상태 2. [심리] 생물체의 의식 현상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눈빛이 반짝거리기”라 하면 겹말입니다. “눈이 반짝거리기”로 손보거나, 앞말하고 묶어서 “동무들은 장난스러운 눈빛이었고”로 손봅니다. 동무가 어떤 눈빛인가 하고 살피니 “동무 눈빛”이요 “동무들은 눈빛이었고”처럼 쓸 노릇이에요. 알고 싶다는 마음이면서 기다리거나 바란다는 마음은 다르되 때로는 맞물려요. “호기심과 기대심리로”는 “궁금하고 설레어”나 “궁금하고 두근거려”나 “두근두근 기다리며”나 “두근두근 바라며”로 고쳐씁니다. “-기 시작했고”는 군더더기이니 덜어냅니다. ㅅㄴㄹ
친구들의 장난스러운 눈빛은 호기심과 기대심리로 반짝거리기 시작했고
→ 동무들은 궁금하고 설레어 장난스레 눈을 반짝거렸고
→ 동무들은 두근두근 기다리며 장난스러운 눈빛이었고
《그게 무엇이관데》(최불암, 시와시학사, 1991) 43쪽
ㄴ. 희망의 근거는 있다는 데 있다
희망(希望) : 1.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람 ≒ 기망·기원·희기·희원·희행 2. 앞으로 잘될 수 있는 가능성
근거(根據) : 1. 근본이 되는 거점 ≒ 본거(本據) 2. 어떤 일이나 의논, 의견에 그 근본이 됨. 또는 그런 까닭 3. [철학] = 이유(理由)
한글로 적더라도 “희망의 근거”는 우리말이 아닌 일본말입니다. “希望の根據”일 뿐이요, 일본이 총칼로 우리나라를 짓밟으면서 퍼뜨린 말씨 가운데 하나예요. 우리가 꿈꾸는 사람이라면 왜 꿈을 꾸는지 생각할 노릇이요, 꿈꾸는 뜻을 헤아릴 일이면서, 가만히 빛줄기를 그리면 돼요. 서울 한복판에서 살더라도 푸르게 돌아갈 숲을 그려 봐요. 숲에서 배우고, 숲한테서 배우며 마음을 다스려요. 보기글처럼 “희망의 근거는 (무엇무엇) 있다는 데 있다” 같은 얼개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이라면, 임자말인 ‘우리’를 앞에 놓고서 “꿈을 그린다(←희망의 근거)”를 끝에 붙입니다. ㅅㄴㄹ
희망의 근거는 우리에게 아직 돌아갈 숲이 남아 있고, 그런 숲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데 있다
→ 우리한테 아직 돌아갈 숲이 있고, 이 숲에서 배울 수 있기에 꿈을 그린다
→ 우리는 아직 돌아갈 숲이 있고, 숲한테서 배울 수 있기에 꿈꾸려 한다
《바람과 물 3 도망치는 숲》(김희진 엮음, 여해와함께, 2021) 7쪽
ㄷ. 어떤 한 가지 특정 생명의 개체 수가 월등히 많다는 것
특정(特定) : 특별히 지정함
생명(生命) : 1.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2. 여자의 자궁 속에 자리 잡아 앞으로 사람으로 태어날 존재 3. 동물과 식물의, 생물로서 살아 있게 하는 힘 4. 사물이 유지되는 일정한 기간 5. 사물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개체(個體) : 1. 전체나 집단에 상대하여 하나하나의 낱개를 이르는 말 2. [생명] 하나의 독립된 생물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독립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 3. [철학] 단일하고 독립적인 통일적 존재. 철학 사상의 발전 과정에서 이 통일성은 물질적·양적 측면, 또는 정신적·질적 측면 따위의 여러 관점에서 고찰되었다 ≒ 개물
수(數) : 1. 셀 수 있는 사물을 세어서 나타낸 값 2. [수학] 자연수, 정수, 분수, 유리수, 무리수, 실수, 허수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3. [언어] 인도·유럽 어족의 언어에서, 명사·대명사의 수 개념을 나타내는 문법 범주 ≒ 셈 3. ‘몇’, ‘여러’, ‘약간’의 뜻을 나타내는 말
월등(越等) : 수준이 정도 이상으로 뛰어나게 ≒ 월등히
목격(目擊) : 눈으로 직접 봄 ≒ 목견(目見)·목도(目睹)
보기글은 얼개가 옮김말씨입니다. 임자말 ‘나는’은 굳이 안 쓸 수 있으나 “(나는) 멧골에 살면서”가 맨앞에 나와야 알맞아요. “멧골에서 이런저런 모습을 보았다”나 “멧골에서 살며 보니 이러저러했다”처럼 손질합니다. “어떤 한 가지 특정 개체”는 군더더기 겹말입니다. “어떤 한 가지”나 “어떤 갈래”로 고쳐씁니다. 아주 많으니 “아주 많다”라 하면 되고, 어느 해에 어느 갈래가 “부쩍 는다”라 할 만합니다.
해마다 어떤 한 가지 특정 생명의 개체 수가 월등히 많다는 것을 산에 살면서 목격했다
→ 멧골에 살아 보니 해마다 어떤 한 가지가 아주 많다
→ 멧골에서 살며 보니 해마다 어떤 갈래가 부쩍 는다
《바람과 물 3 도망치는 숲》(김희진 엮음, 여해와함께, 2021) 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