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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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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7

 

ㄱ. 정신적 부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되는 것

정신적(精神的) : 정신에 관계되는

정신(精神) : 1.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2.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3. 마음의 자세나 태도 4. 사물의 근본적인 의의나 목적 또는 이념이나 사상

부자연(不自然) : 익숙하지 못하거나 억지로 꾸민 듯하여 어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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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있을 적에 한자말로 ‘자연스럽다·자연적’이라 하고, 그대로 안 있을 적에 ‘부자연스럽다·부자연적’이라 하기도 하지만, 그대로 있기에 ‘오롯하다·옹글다’라 할 만하고, 그대로 안 있기에 ‘꾸미다·치레·억지’라고 합니다. 엉성하게 생각하기에 뒤틀려요. 어줍짢거나 얼치기 같은 마음이기에 얽힙니다. 보기글을 보면 ‘부자연스러움’을 임자말로 삼고, ‘정신적인’을 꾸밈말로 삼는데, ‘마음·생각’을 임자말로 삼아 “마음이 엉성하기 때문입니다”나 “생각이 어설픈 탓입니다”로 손볼 노릇이요, 흐름을 살펴 “엉성한 마음 때문입니다”나 “어설픈 생각 탓입니다”로 손볼 만합니다. 섣불리 ‘-되다’ 꼴을 쓰면 옮김말씨요, ‘것’을 붙이면 군더더기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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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부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 엉성한 마음 때문입니다

→ 어설픈 생각 탓입니다

《농본주의를 말한다》(우네 유타카/김형수 옮김, 녹색평론사, 2021) 35쪽

 

 

ㄴ. 낮은 몸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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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기글에는 한자말이나 영어가 없습니다. 한글로 잘 적습니다. 그러나 우리말씨는 아닙니다. 따로 “낮은 몸”이라고만 하면 어긋나지 않지만 “낮은 몸을 만드는”이라 하면 엉뚱합니다. 그리고 몸은 ‘만들’지 않습니다. 사람이 아닌 허수아비나 틀이라면 뚝딱뚝딱 똑같이 맞추는 ‘만들다’를 넣을 수 있겠지만, 사람으로 보자면 “몸을 가꾸는”이나 “몸을 쓰는”이나 “몸짓을 하는”으로 고쳐야 어울립니다. 우리말씨는 말끝을 ‘-ㄴ 것이다’로 맺지 않아요. 말끝에 붙는 ‘것’은 군더더기일 뿐 아니라, 일본이 총칼로 이웃나라를 짓밟던 무렵 퍼뜨린 말씨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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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 가장 낮은 몸짓을 한다

→ 가장 낮게 몸을 움직인다

→ 가장 낮게 몸을 쓴다

《에코의 초상》(김행숙, 문학과지성사, 2014) 118쪽

 

 

ㄷ. 것 같은 형상의 누워 있는 주상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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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原木) : 베어 낸 그대로 아직 가공하지 아니한 나무 ≒ 원나무·원목재

형상(形象/形像) : 1. 사물의 생긴 모양이나 상태 ≒ 형상·형상 2. 마음과 감각에 의하여 떠오르는 대상의 모습을 떠올리거나 표현함. 또는 그런 형태

주상절리(柱狀節理) : [지리] 마그마가 냉각 응고함에 따라 부피가 수축하여 생기는, 다각형 기둥 모양의 금

발견(發見) :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

특이하다(特異-) : 1. 보통 것이나 보통 상태에 비하여 두드러지게 다르다. ‘훨씬 다르다’로 순화 2. 보통보다 훨씬 뛰어나다. ‘독특하다’로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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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글은 첫머리를 “것 같은 형상의 누워 있는”이라 열면서 “발견되는 특이한 형상이다”로 맺습니다. ‘형상’을 겹치기도 하지만, 군말이 가득합니다. ‘듯이’를 넣으면 “것 같은”이나 ‘형상 + -의’를 함께 털어낼 만해요. “-에서만 발견되는 특이한”을 보면 ‘-만’하고 ‘특이’가 겹칩니다. 남다르거나 유난하다 싶은 모습을 이야기하려다가 그만 덕지덕지 꾸미고 만 셈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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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을 포개어 놓은 것 같은 형상의 누워 있는 주상절리는 경주 양남에서만 발견되는 특이한 형상이다

→ 나무를 포개어 놓은 듯이 누운 깎은기둥은 경주 양남에서만 본다

《박뱅언 교수의 돌 이야기》(박맹언, 산지니, 2008) 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