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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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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0

 

ㄱ. 선한 인간성을 파괴하는 것은

선하다(善-) : 올바르고 착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데가 있다

인간성(人間性) : 1. 인간의 본성 2. 사람의 됨됨이

파괴(破壞) : 1. 때려 부수거나 깨뜨려 헐어 버림 2. 조직, 질서, 관계 따위를 와해하거나 무너뜨림

반성적(反省的) :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보는 것

사고(思考) : 1. 생각하고 궁리함 2. [심리] 심상이나 지식을 사용하는 마음의 작용. 이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직관적 사고, 분석적 사고, 집중적 사고, 확산적 사고 따위가 있다 3. [철학] = 사유(思惟)

상실(喪失) : 1. 어떤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게 됨 2. 어떤 것이 아주 없어지거나 사라짐

획일적(劃一的) : 1. 모두가 한결같아서 다름이 없는 2. 모두가 가지런하게 고른

전체주의(全體主義) : [사회 일반] 개인의 모든 활동은 민족·국가와 같은 전체의 존립과 발전을 위하여서만 존재한다는 이념 아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상.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독일의 나치즘이 대표적이다

지적(指摘) : 1. 꼭 집어서 가리킴 2. 허물 따위를 드러내어 폭로함

​이 보기글은 “선한 인간성을 파괴하는 것은”이 마치 임자말 같습니다. “착한 마음이 무너진다”나 “착한 숨결이 망가진다”로 고쳐서 뒤쪽으로 옮겨야 어울립니다. “반성적 사고의 상실과” 같은 일본말씨는 “뉘우칠 줄 모르고”나 “돌아볼 줄 모르고”로 고쳐씁니다. “획일적인 전체주의”는 “틀에 가두는·틀에 갇히는”이나 ‘짓누르는·억누르는’으로 고쳐쓸 만해요. ‘지적했다’는 ‘짚었다·했다·말했다·밝혔다’로 고쳐씁니다. 토씨만 빼고 일본말씨 같은 보기글은 통째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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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인간성을 파괴하는 것은 반성적 사고의 상실과 획일적인 전체주의라고 지적했다

→ 뉘우칠 줄 모르고 틀에 가두면 착한 마음이 무너진다고 짚었다

→ 돌아볼 줄 모르고 짓누를 적에는 착한 숨결이 망가진다고 했다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김윤태, 책과함께, 2007) 172쪽

 

 

ㄴ. 대중의 수사修辭에 형태를 제공하는

대중(大衆) : 1. 수많은 사람의 무리 2. [사회 일반] 대량 생산·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사람. 엘리트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수동적·감정적·비합리적인 특성을 가진다 3. [불교] 많이 모인 승려. 또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니를 통틀어 이르는 말

수사(修辭) : 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아름답고 정연하게 하는 일. 또는 그런 기술

형태(形態) : 1. 사물의 생김새나 모양 2. 어떠한 구조나 전체를 이루고 있는 구성체가 일정하게 갖추고 있는 모양

제공(提供) : 갖다 주어 이바지함

가하다(加-) : 1. 보태거나 더해서 늘리다 2. 어떤 행위를 하거나 영향을 끼치다 3. 어떤 행위를 통하여 영향을 끼치다 4. 자동차 따위의 탈것을 빨리 달리게 하다

압박(壓迫) : 1. 강한 힘으로 내리누름 2. 기운을 못 펴게 세력으로 내리누름

강력(强力) : 1. 힘이나 영향이 강함 2.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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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말을 우리말로 안 옮기면 무슨 소리인지 알 길이 까마득하게 마련입니다. “대중의 수사修辭에 형태를 제공하는”이나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그 압박이 갈수록 강력해진다”는 무늬는 한글이되 우리말일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쓰는 말을 일구거나 짓거나 그리거나 가꾸거나 엮는다면, 이러한 결을 그대로 옮기면 됩니다. 사람들이 자꾸 억눌리거나 짓눌리거나 내리눌린다면, 이 모습을 고스란히 옮기면 돼요. 영어를 한자말로 옮겨야 인문·문학·문화·예술이 된다고 여기는 버릇은 어쩐지 낡아 보입니다. 

대중의 수사修辭에 형태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그 압박이 갈수록 강력해진다

→ 우리가 두루 쓰는 말을 짓는 사람들은 갈수록 더 억눌린다

→ 우리가 널리 쓰는 말을 가꾸는 사람들은 갈수록 더 짓눌린다

《누가 시를 읽는가》(프레드 사사키·돈 셰어/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2019) 22쪽

 

 

ㄷ. 관찰하는 것이 점점 더 재미있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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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昆蟲) : 곤충강에 속한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

관찰(觀察) :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봄

점점(漸漸) : 조금씩 더하거나 덜하여지는 모양 ≒ 초초(稍稍)·점차·차차

“-들 + 의 생활” 같은 말꼴은 일본말씨입니다. “관찰하는 것이”는 옮김말씨입니다. “점점 더”는 겹말이요, ‘재미있어졌어’는 옮김말씨입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그림책에 이렇게 우리말씨 아닌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를 잔뜩 쓰면, 우리나라 어린이는 우리말씨를 하나도 모르는 채 엉뚱한 말씨에 길듭니다. 벌레가 살아가는 길은 ‘벌레살이·벌레살림’입니다. “관찰하는 것이 점점 더 재미있어졌어”를 어린이 말씨로 풀자면, “더 재미있게 봐”나 “더 재미있게 살펴봐”로 고쳐쓸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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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를 알고 나자 곤충들의 생활을 관찰하는 것이 점점 더 재미있어졌어

→ 무게를 알고 나자 벌레살이를 지켜보기가 더 재미있어

→ 무게를 알고 나서는 벌레살림을 더 재미있게 살펴봐

《곤충의 몸무게를 재 볼까?》(요시타니 아키노리/고향옥 옮김, 한림출판사, 2019) 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