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둘째치다
모르기에 배우겠다며 나서고, 모른다면서 안 배우려고도 합니다. 알기에 새롭게 배우려 나서지만, 안다면서 더는 안 배우려고 손사래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너머를 바라보며 사뿐히 건너가는 사람이 있고, 할 일을 젖혀놓고서 슬그머니 건너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찬찬히 마치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아예 손을 놓고 몰래 넘어가는 사람이 있어요. 틀림없이 같은 말이지만, 한 끗으로 갈립니다. 스스로 서는 자리에 따라 마음이 다르고, 이 다른 마음으로 삶을 등지기도 하고 삶을 사랑하기도 합니다. 어느 길손집은 정갈하게 차린 덧살이칸을 마련하지만, 어느 길손채는 후줄그레하게 내버려둔 모둠칸을 둬요. 한터집을 꾸릴 적에는 더 마음을 기울일 노릇일 텐데, 어울칸이라는 생각을 잊는구나 싶어요. 모든 집은 우리가 누리는 마을이라는 대목을 둘째치고서 돈을 먼저 바라보는 탓입니다. 모든 말은 예부터 이모저모 헤아려서 짓습니다. 샘 같은 창자인 ‘샘창자’입니다. 하늘을 이루는 기운이라 할 바람이 드나들어 숨을 다스리는 ‘허파’입니다. 피가 돌면서 온몸을 환하게 열어 주는 ‘염통’이에요. 말마다 어떤 숨결이 흐르는가 하고 셈해 봅니다.
ㅅㄴㄹ
샘창자 ← 십이지장(十二指腸)
둘째·둘째치다·젖히다·내버리다·내버려두다·놓다·모르다·등지다·등돌리다·빼다·넘기다·넘어가다·건너가다·건너뛰다·-보다·나중·다음·그다음·이다음 ← 차치(且置)
-마다·-에·값·셈·-씩·얼개·틀·묶음·뭉치·마을·끗·낱·하나치·자·잣대·자리·자위 ← 단위(單位)
더부살이집·더부살이칸·덧살이집·덧살이칸·모둠집·모둠터·모둠칸·어울림집·어울집·어울칸·한터집·함집·함칸 ← 도미토리(dormi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