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주변에서 남들이
주변에서 남들이
→ 둘레에서
→ 남들이
주변(周邊) : 1. 어떤 대상의 둘레 2. = 전두리
남 : 1.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 2. 일가가 아닌 사람 3.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관계를 끊은 사람
둘레에 있는 사람이 ‘남’입니다. 한자말 ‘주변’은 ‘둘레’를 가리키고, “주변에서 남들이”라 할 적에는 “둘레에서”나 “남들이”를 가리켜요. 겹말입니다. 보기글은 “둘레에서”나 “이곳저곳에서”나 “여기저기에서”로 손질합니다. ㅅㄴㄹ
주변에서 남들이 내가 고희(古稀)를 맞이했다고들 한다
→ 둘레에서 내가 바른철을 맞이했다고들 한다
→ 이곳저곳에서 내가 일흔을 맞이했다고들 한다
《동굴 속의 독백》(리영희, 나남출판, 1999) 7쪽
ㄴ 겹말 손질 : 공평하고 평등한
공평하고 평등한
→ 고른
→ 나란한
→ 고르고 나란한
→ 곧고 바른
공평(公平) :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고름
평등(平等) : 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
한자말 ‘공평·평등’ 모두 “치우치지 않다”나 ‘고르다’를 가리켜요. “공평하고 평등한”은 겹말입니다. 구태여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둘 가운데 하나만 쓸 노릇이지만, 우리말 ‘고른’이나 ‘나란한’을 쓰면 되어요. 또는 “고르고 나란한”이나 “곧고 바른”으로 손볼 만합니다. “어깨동무를 하는”이나 “서로 손잡는”이나 “사이좋은”이나 “아름다운”으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ㅅㄴㄹ
그는 공평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요
→ 그는 고르고 나란한 나라를 이룰 수 있도록 애썼지요
→ 그는 곧고 바른 터전을 일굴 수 있도록 땀흘렸지요
《로자 파크스》(리즈베스 카이저·마르타 안텔로/공경희 옮김, 달리, 2019) 12쪽
ㄷ 겹말 손질 : 전해 듣다
전해 들었어요
→ 들었어요
전하다(傳-) : 1. 후대나 당대에 이어지거나 남겨지다 2. 어떤 것을 상대에게 옮기어 주다 3. 남기어 물려주다 4. 어떤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다
듣다 : 1. 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리다 2. 다른 사람의 말이나 소리에 스스로 귀 기울이다 3.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들여 그렇게 하다 4. 기계, 장치 따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다 5. 다른 사람에게서 일정한 내용을 가진 말을 전달받다 6. 주로 윗사람에게 꾸지람을 맞거나 칭찬을 듣다 7. 어떤 것을 무엇으로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다 8. 주로 약 따위가 효험을 나타내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살피면 ‘듣다’를 “6 칭찬을 듣다”로도 풀이합니다. 뜬금없습니다. 우리말 ‘듣다’를 “내용을 가진 말을 전달받다”로도 풀이하는데 무슨 소리인지 알쏭한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 ‘가지다’는 영어 ‘get·have’하고 다르기에 “내용을 가지다”처럼 못 쓰고 안 씁니다. “줄거리인 말”로 고칠 풀이말입니다. 아무튼 ‘듣다 = 말이 전달되다’로 풀이하는 셈인데, ‘전하다 = 말을 들려주다’이니, “전해 들었어요”는 겹말입니다. 외마디 한자말 ‘전하다’를 털어내고 “들었어요”로만 적으면 됩니다. ㅅㄴㄹ
몽고메리에 사는 흑인들이 로자가 겪은 일을 전해 들었어요
→ 몽고메리에 사는 검은님이 로자가 겪은 일을 들었어요
《로자 파크스》(리즈베스 카이저·마르타 안텔로/공경희 옮김, 달리, 2019) 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