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딸한테 6
― 책수다
2022년 12월 27일 저녁 여섯 시
서울 방배동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시골에서 나고자라면서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로
책수다를 편다.
대구에서 서울로 가기 앞서
떨리고 걱정스럽고 조마조마했는데
막상 ‘작가님’ 자리에
처음으로 앉으니
떨리던 마음이 걷혔다.
그래도
미리 적어 온 글을 읽었다.
이미 몸에 아로새긴 삶인데
미리 안 적어 왔으면
말을 못 했을 뻔했다.
둘러앉은 분들도
저마다 어릴 적 시골 얘기를
한 올씩 풀어놓았고
우리 딸아이도 사이에서
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 혼자 말이 너무 많았을까.
북토크는 처음이고
북토크 주인공도 처음이다.
그래
수다를 떨었다.
책수다였으니
말이 좀 많은 쪽이 나았으리라
부끄러운 얼굴을 감춘다.
서울역으로 가서
대구 기차를 타니
확 졸음이 쏟아진다.
내릴 때까지 곯아떨어졌다.
2022.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