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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날 이레말 - 겹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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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하다·선언, 삶·생활, 와닿다·거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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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활인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선언하는 것은 비교적 거리감이 없었다

→ ‘나는 살림꾼이다’라고 할 때에는 제법 와닿았다

→ ‘나는 살아간다’라고 할 때에는 꽤 와닿았다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

선언(宣言) : 1. 널리 펴서 말함 2. 국가나 집단이 자기의 방침, 의견, 주장 따위를 외부에 정식으로 표명함 3. 어떤 회의의 진행에 한계를 두기 위하여 말

거리감(距離感) : 1. 어떤 대상과 일정한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느낌 2.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간격이 있다는 느낌. 보통 친숙하지 않아 서로 마음을 트고 지낼 수 없는 서먹서먹한 느낌을 이른다

​보기글을 보면 첫머리에 ‘삶’이라 적고, 이내 ‘생활’이라 적습니다. 첫머리에는 “와닿지 않다”라 하고, 이윽고 “거리감이 없다”라 적어요. 겹말을 나란히 씁니다. 또한 “…라고 했을”하고 “…라고 선언하는 것”이라 적으면서 겹말이에요. 글자락 하나에 겹말이 세 군데 깃듭니다.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살펴서 가다듬어야겠습니다. ​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했을 때는 잘 와닿지 않았는데 ‘나는 생활인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선언하는 것은 비교적 거리감이 없었다

→ ‘내가 삶지기’라고 할 때는 잘 안 와닿는데 ‘나는 살림꾼이다’라고 할 때에는 제법 와닿았다

→ ‘내가 삶을 짓는다’고 할 때는 잘 안 와닿는데 ‘나는 살아간다’라고 할 때에는 꽤 와닿았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산지니, 2018) 10쪽

 

 

ㄴ 겹말 손질 : 물은 액체, 출렁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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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액체이기 때문에 … 출렁거리면서 파도가 일어나

→ 물은 무르기 때문에 … 출렁거려

→ 물은 말랑하기 때문에 … 출렁거려

물 : 1. 자연계에 강, 호수, 바다, 지하수 따위의 형태로 널리 분포하는 액체

액체(液體) : [전기·전자] 일정한 부피는 가졌으나 일정한 형태를 가지지 못한 물질

출렁거리다 : 1. 물 따위가 큰 물결을 이루며 자꾸 흔들리다. ‘줄렁거리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2. 몹시 번화하게 넘쳐 나다 ≒ 출렁대다 3. 가슴이 몹시 설레다

파도(波濤) : 1. 바다에 이는 물결 2.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는 어떤 사회적 운동이나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강렬한 심리적 충동이나 움직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우리말 ‘물’을 한자로 옮기니 ‘액체’입니다. 우리말 ‘출렁거리다’를 한자로 옮기면 ‘파도’예요. 말뜻하고 말결을 제대로 안 짚기에 뜬금없이 겹말을 쓰고 맙니다. ​

물은 액체이기 때문에 바람이 불거나 충격을 받으면 출렁거리면서 파도가 일어나

→ 물은 무르기 때문에 바람이 불거나 건드리면 출렁거려

→ 물은 말랑하기 때문에 바람이 불거나 건드리면 출렁거려

《세상이 보이는 한자》(장인용, 책과함께어린이, 2020) 53쪽

 

 

ㄷ 겹말 손질 : 식전 댓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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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댓바람부터

→ 댓바람부터

→ 아침 일찍

식전(食前) 1. 식사하기 전 2. 아침밥을 먹기 전이란 뜻으로, 이른 아침을 이르는 말

댓바람 : 1. 일이나 때를 당하여 서슴지 않고 당장 2. 일이나 때를 당하여 단 한 번 3. 아주 이른 시간

​아주 이른 때를 ‘댓바람’이라 합니다. 아직 아침밥을 안 먹은 이른 때를 한자말로 ‘식전’이라 해요. “식전 댓바람”은 겹말입니다. ‘댓바람’만 쓰거나 “아침 일찍”이라 하면 되어요. 

​​

식전 댓바람부터 책방 앞에

→ 댓바람부터 책집 앞에

→ 아침 일찍 책집 앞에

《숲속책방 천일야화》(백창화, 남해의봄날, 2021) 30

 

 

ㄹ 겹말 손질 : 항상 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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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하는 놀이 … 늘상 하던

→ 늘 하는 놀이 … 했다

→ 하는 놀이 … 늘 했다

항상(恒常) : 언제나 변함없이

늘상(-常) : → 늘

늘 : 계속하여 언제나

한자말 ‘항상’하고 외마디 한자말 ‘늘상’은 우리말로는 ‘늘’이나 ‘언제나’를 가리킵니다. 짤막한 보기글에 ‘항상·늘상’을 잇달아 쓰는데, ‘늘’이나 ‘언제나’를 한 곳에만 넣으면 됩니다.

새로운 동네에 가면 항상 하는 놀이로 한국에서도 늘상 하던 일이다

→ 새로운 마을에 가면 늘 하는 놀이로 한국에서도 했다

→ 새로운 마을에 가면 하는 놀이로 한국에서도 늘 했다

《마산·진해·창원》(김대홍, 가지, 2018) 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