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17. 우쭈쭈
아기라고 모든 곳에서 늘 웃고 반길 수 없다. 아기도 싫어할 만하고 꺼릴 수 있다. 어버이로서 이런 아기를 달래려고 ‘우쭈쭈’ 하면서 높여 준다. 그런데 아기가 아니면서 남보다 높거나 올라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고, 이른바 ‘주례사비평’이나 ‘추대·찬양·칭송·칭찬’만 들으려고까지 한다. ‘우쭐거리’고 싶은 이들은 ‘우쭈쭈’를 받으면서 넋이 나가며 참빛을 잃고 잊는다.
우쭈쭈(우르르 까꿍) : 1. 울거나 골내거나 싫어하거나 지겨워하는 아기를 달래거나 북돋우면서 살살 높이거나 즐겁게 해주면서 내는 소리. 2. 달래거나 북돋우듯 살살 높이거나 즐겁게 해주는 말이나 몸짓. 잘 하지 않았어도 잘 했다고 높이거나 올리거나 값을 좋게 붙이는 말이나 몸짓. (← 과대, 과대평가, 과대포장, 과다, 칭찬, 칭송, 찬미, 찬송, 찬양, 격려, 격려사, 공치사功致辭, 치하致賀, 치사致詞, 극찬, 상찬賞讚, 회유懷柔, 유혹, 유혹, 유인, 유도誘導, 조장助長, 종용, 충동衝動, 선동, 고무鼓舞, 독려, 옹립, 지지支持, 추천推薦, 추대, 노미네이트, 지명指名, 천거, 사주使嗾, 덕담, 축사祝辭, 주례사 과장誇張, 허영, 허풍, 허세, 허장성세, 과찬, 확대)
18. 천바구니
온누리가 푸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닐자루를 안 쓰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러면 온누리뿐 아니라 우리 넋을 가꾸는 바탕인 우리말도 푸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푸른말’을 여미고 ‘숲말’을 사랑하면서 ‘푸른바구니·푸른자루’나 ‘숲바구니·숲자루’를 쓸 만하다. ‘풀빛바구니·풀빛자루’는 천으로 짜거나 짓는다. 그래서 ‘천바구니’요 ‘천자루’이다.
천바구니 (천 + 바구니) : 천으로 짜거나 짓거나 마련하여 여러 가지를 담는 살림. 바구니나 자루 같은 모습으로 짜거나 짓거나 마련한다. (= 천자루·천주머니·푸른바구니·푸른자루·푸른주머니·풀빛바구니·풀빛자루·풀빛주머니·숲바구니(·숲자루·숲주머니. ← 에코백, 친환경가방, 푸대負袋, 부대負袋, 포包, 포대包袋, 포대布帶, 마대麻袋)
19. 지는꽃
우리 나이를 꽃으로 견주면서 돌아본다면, 어린이는 봉긋봉긋 꽃망울일 테고, 젊은이는 활짝 벌어진 꽃송이일 테고, 늙은이는 시들어 흙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일 테지. 시드는 꽃을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꽤 있으나, 꽃이 져야 비로소 씨앗을 맺고 열매가 굵다. 꽃이 지지 않으면 씨앗도 열매도 없다. 쌀밥도 볍씨인 줄 알아야 하고, 벼꽃이 지기에 맺는 낟알인 풀열매이다. “늙은 나이”를 꽃에 빗대어 ‘지는꽃’이라 해볼 만하다. ‘진다’기보다 ‘물려주’는 ‘꽃’이라는 뜻이다.
지는꽃 : 한창 피어서 맑고 밝은 내음을 나누다가 이제 흙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꽃. 눈부신 젊음을 뒷사람한테 물려주고서 새롭게 피어날 살림살이를 씨앗으로 남기는 철든 숨결로 나아가려는 나이. (= 지는 나이. ← 노년, 낙화, 은퇴자, 쇠락, 퇴물, 퇴락, 퇴색, 고물古物, 폐물, 폐품, 낙마자, 낙향자)
20. 마흔돌이
나이를 셀 적에 우리말로는 ‘살’이라 한다. 한자말로는 ‘세(歲)’라 하는데, 이 한자말은 높임말로 여기기도 하는데, 참 얄궂다. 왜 우리말로 나이를 세면 낮춤말이고, 한자말로 나이를 세면 높임말인가? 우리는 나이를 셀 적에 굳이 ‘살’을 안 붙이곤 한다. 스무 살이면 ‘스물’이라고, 여든 살이면 ‘여든’이라 한다. 이리하여 ‘마흔돌이’나 ‘마흔순이’처럼 가리킬 만하고, ‘마흔줄·쉰줄’ 같은 말씨는 꽤 널리 쓴다.
마흔돌이 : 마흔 살인 돌이. 마흔∼마흔아홉 살 사이인 사내. (← 40대 남성)
마흔순이 : 마흔 살인 순이. 마흔∼마흔아홉 살 사이인 가시내. (← 40대 여성)
마흔줄 : 마흔∼마흔아홉 살 사이인 나이. (←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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