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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우리말 노래 : 튀김닭 씨눈쌀 앉은풀 높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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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21. 튀김닭
감자를 튀기면 ‘감자튀김’이다. 고구마나 배추를 튀긴다면 ‘고구마튀김·배추튀김’이라 할 테지. 당근이나 닭을 튀기면 ‘당근튀김·닭튀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튀김닭·튀김감자’나 ‘닭튀김·감자튀김’이 아닌 ‘프라이드 치킨·프라이드 포테이토’를 먹는다. 때로는 ‘치킨·감자튀김’을 먹는다. 한 손으로는 ‘감자튀김’을 먹는데, 다른 손으로는 ‘치킨’을 먹으면 어쩐지 아리송하지 않을까? 이 손으로도 저 손으로도 ‘튀김’을 먹어야 어울리지 않을까?


튀김닭 (튀기다 + ㅁ + 닭) : 반죽을 입히고 튀겨서 먹는 닭고기. (= 닭튀김. ← 치킨, 프라이드치킨)

 

 

22. 씨눈쌀
껍질을 벗긴 ‘벼’는 따로 ‘쌀’이라 한다. 쌀 가운데 속껍질을 안 벗기거나 적게 벗긴 쌀은 누런빛이 감돌아 ‘누런쌀’이요, 속껍질을 말끔히 벗긴 쌀은 ‘흰쌀’이다. 벼·볍씨를 밥으로 지으려고 껍질을 벗기는데, 싹눈이나 씨눈을 고스란히 살릴 만큼 가볍게 벗기니 ‘싹눈쌀’이요, ‘씨눈쌀’이다.


씨눈쌀 (씨눈 + 쌀) : 씨눈을 틔운 누런쌀. 씨눈을 벗기지 않고 겉껍질만 벗긴 쌀. (= 싹눈쌀·싹누런쌀·싹눈누런쌀. ← 발아현미)
싹눈쌀 (싹눈 + 쌀) : 싹·싹눈을 틔운 누런쌀. 싹·싹눈을 벗기지 않고 겉껍질만 벗긴 쌀. (= 씨눈쌀·싹누런쌀·싹눈누런쌀. ← 발아현미)

 

 

23. 앉은풀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찾아들 즈음 아직 찬바람이 다 가시지 않으니, 이무렵 피어나는 첫 들꽃은 하나같이 납작하게 땅바닥에 붙는다. 납작하게 돋은 ‘납작풀’은 가만히 앉은 듯하다. 이 ‘앉은풀’은 조용히 고즈넉이 참하게 느긋이 앉아서 봄볕을 바라보고 밤이면 폭 옹크리면서 꿈나라로 간다.


앉은풀 (앉다 + 풀) : 땅바닥에 폭 앉은듯이 잎이 퍼지면서 자라는 풀. 잎이 땅바닥에 납작하게 붙듯이 퍼지면서 자라는 풀. (= 납작풀·납작꽃·앉은꽃·앉은뱅이꽃·앉은뱅이풀 ← 로제트rosette)

 

 

24. 높앓이
높기에 높다고 한다. 낮기에 낮다고 한다. 멧자락이 높으면 ‘높메·높은메’라 하면 되고, 멧자락이 낮으면 ‘낮메·낮은메’라 하면 된다. 높메를 오르다가 숨이 막히거나 어질어질하거나 풀썩 쓰러지기도 한다. 이때에는 “높메를 오르다가 앓는” 만큼 ‘높메앓이’일 테고, 단출히 ‘높앓이’라 하면 된다.


높앓이 (높다 + 앓다 + -이) : 높이 올라가면 숨을 쉴 만한 바람이 옅기에, 몸이 쉽게 지치거나 힘들면서 어지럽거나 메스껍거나 게우거나 다리가 풀리거나 하는 일. (= 높은앓이·높메앓이. ← 고산병, 고공병, 항공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