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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날 이레말 - 겹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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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새롭게 변신

새롭게 변신 중이다

→ 새로워진다

→ 확 바뀐다

새롭다 : 1. 지금까지 있은 적이 없다 2. 전과 달리 생생하고 산뜻하게 느껴지는 맛이 있다.

변신(變身) : 몸의 모양이나 태도 따위를 바꿈

바꾸다 : 1. 원래 있던 것을 없애고 다른 것으로 채워 넣거나 대신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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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는’ 몸짓을 한자말로 ‘변신’이라 하는데, 두 낱말 ‘바꾸다·변신’은 예전 몸짓이나 모습이 아닌 ‘다른·새로운’ 몸짓이나 모습으로 가는 결을 나타내요. “새롭게 변신”은 겹말입니다. ‘새롭다’ 한 마디만 쓰면 되고, “새롭게 간다”나 “새롭게 태어난다”로 손볼 만해요. “확 바뀐다”나 “바뀐다”로 손보아도 되고, “거듭난다”나 “거듭나려 한다”로 손볼 수 있어요. 

창동은 이제 새롭게 변신 중이다

→ 창동은 이제 새롭다

→ 창동은 이제 확 바뀐다

→ 창동은 이제 새롭게 간다

→ 창동은 이제 새옷을 입는다

→ 창동은 이제 거듭나려 한다

《마산·진해·창원》(김대홍, 가지, 2018) 78쪽

 

 

ㄴ 겹말 손질 : 푸른 청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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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청정의 땅

→ 푸른 땅

→ 푸르고 밝은 땅

푸르다 : 1.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2. 곡식이나 열매 따위가 아직 덜 익은 상태에 있다 3. 세력이 당당하다 4. (비유적으로) 젊음과 생기가 왕성하다 5. (비유적으로) 희망이나 포부 따위가 크고 아름답다 6. 공기 따위가 맑고 신선하다 7. 서늘한 느낌이 있다

청정(淸淨) : 1. 맑고 깨끗함 2. 맑고 깨끗하게 함 3. [불교] 나쁜 짓으로 지은 허물이나 번뇌의 더러움에서 벗어나 깨끗함 4. [불교] 계행(戒行)이 매우 조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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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푸르다’를 한자말로 옮겨 ‘청정’으로도 씁니다. “푸른 청정의 땅”은 겹말이에요. “푸른 땅”이라고만 하면 되는데, “푸르고 밝은 땅”처럼 힘있게 써 보아도 어울립니다. 

푸른 청정의 땅이 되살아날 것이다

→ 푸른 땅이 되살아난다

→ 푸르고 밝은 땅이 되살아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7》(미야자키 하야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0) 195쪽

 

 

ㄷ 겹말 손질 : 심도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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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 깊게

→ 깊게

→ 찬찬히

→ 하나하나

심도(深度) : 깊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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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깊은가를 헤아리며 한자말 ‘심도’를 쓰는 듯합니다만, 우리말 ‘깊다·깊이·깊게’를 쓰면 됩니다. 우리말을 안 쓰다 보니 “심도 깊게”처럼 겹말이 불거져요. 깊게 어떤 일을 한다면 ‘찬찬히’ 하거나 ‘하나하나’ 하거나 ‘살펴서’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그동안 심도 깊게 작업을 해왔답니다

→ 그동안 깊게 해왔답니다

→ 그동안 찬찬히 해왔답니다

→ 그동안 차분히 해왔답니다

→ 그동안 하나하나 해왔답니다

《태어나기 전 사랑을 계획하다》(로버트 슈워츠/추미란 옮김, 샨티, 2023) 181쪽

 

 

ㄹ 겹말 손질 : 자연의 생태계는 똘똘 뭉쳐서 협업

자연의 생태계는 똘똘 뭉쳐서 협업을 한다고

→ 숲은 똘똘 뭉친다고

→ 숲에서는 뭉쳐서 움직인다고

자연(自然) : 1.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2.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따위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지질적 환경

생태계(生態系) : [생명] 어느 환경 안에서 사는 생물군과 그 생물들을 제어하는 제반 요인을 포함한 복합 체계 ≒ 생물계

협업(協業) : [경제] 1. 많은 노동자들이 협력하여 계획적으로 노동하는 일 2. = 분업

협력(協力) :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

​한자말 ‘자연’이나 ‘생태계’는 우리말로 치자면 ‘숲’을 가리킵니다. 이리저리 돌려서 말하기보다는 단출하고 또렷하게 ‘숲’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똘똘 뭉치다”를 한자말로 옮기면 ‘협업’이에요. “똘똘 뭉치다”라 하면 되고, ‘뭉치다’라고만 해도 되며, ‘서로돕다’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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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생태계는 똘똘 뭉쳐서 협업을 한다고 했다

→ 숲은 똘똘 뭉친다고 했다

→ 숲에서는 뭉쳐서 움직인다고 했다

→ 서로돕는 숲살림이라고 했다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김파카, 카멜북, 2020)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