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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날 이레말 - 토씨 의 10 -의 풀, 짐의, -의 소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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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풀

논밭의 풀을 베어서 → 논밭풀을 베어서

들판의 풀은 푸르고 → 들판은 풀이 푸르고

마당의 풀을 그대로 둔다 → 마당풀을 그대로 둔다

‘-의 + 풀’ 얼개일 적에는 ‘-의’만 털면 됩니다. “논둑의 풀”이라면 ‘논둑풀’이나 “논둑에서 풀”이나 “논둑에 난 풀”로 손봅니다. “밭의 풀”이라면 ‘밭풀’이나 “밭에서 풀”이나 “밭에 난 풀”로 손보고요. ​

우리의 풀이 국지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 우리 풀이 드물게나마 살아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을 드문드문 지킨 셈이다

→ 우리 풀이 몇 곳이나마 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을 몇 군데나마 간직한 셈이다

→ 우리 풀이 이곳이라도 있는 셈이다

→ 우리 풀이 띄엄띄엄 자라는 셈이다

《DMZ는 국경이 아니다》(함광복, 문학동네, 1995) 49쪽

산의 풀과 밭의 풀은 어떻게 다른가

→ 멧풀과 밭풀은 어떻게 다른가

→ 멧골하고 밭에서 풀은 어떻게 다른가

《흙의 학교》(기무라 아키노리·이시카와 다쿠지/염혜은 옮김, 목수책방, 2015) 8쪽

뜰의 풀은 마르고

→ 뜰에 풀은 마르고

→ 뜰풀은 마르고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장석남, 창비, 2017) 34쪽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짐의

짐의 명령이다 → 임금이 시킨다

짐의 지시를 따르라 → 하늘 말을 따르라

‘짐(朕)’은 “임금이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라고 합니다. ‘짐 + -의’ 얼개라면 ‘나·내’나 “이 몸”이나 ‘임금·하늘’로 고쳐씁니다. ​

짐의 뜻은 그렇지 않았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 나는 그러한 뜻이 아니었으나 어찌할 길이 없었다

→ 이 몸은 그럴 뜻이 아니었으나 어찌할 길이 없었다

《오상원 우화》(오상원, 삼조사, 1978) 27쪽

짐의 기분도 알지 못하면서

→ 내 마음도 알지 못하면서

→ 임금 속내도 알지 못하면서

《붓다 4 명상의 숲》(데스카 오사무/장순용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0) 6쪽

마치 짐의 팔과 하나가 된 듯하군

→ 마치 내 팔과 하나가 된 듯하군

《비르투스 4》(Gibbon·시나노가와 히데오/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1) 48쪽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소굴

적의 소굴에 들어가다 → 놈들 굴로 들어가다

어둠의 소굴로 잠입하여 → 어둠터로 몰래들어

그들의 소굴인 줄 모르고 → 그들 마당인 줄 모르고

‘소굴(巢窟)’은 “나쁜 짓을 하는 도둑이나 악한 따위의 무리가 활동의 본거지로 삼고 있는 곳 ≒ 굴·굴혈·소혈·와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소굴’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곳·마당·터·자리·바닥’이나 ‘굴·구덩이’로 손볼 만합니다. 

​​

범죄의 소굴이건 아비규환의 생지옥이건 상관 않고

→ 시커먼 바닥이건 끔찍나라 불구덩이건 아랑곳않고

→ 더럼굴이건 막다른 불바다이건 아랑곳않고

《사상의 거처》(김남주, 창작과비평사, 1991) 104쪽

저 건조물이 악의 소굴이야

→ 저 집이 나쁜곳이야

→ 저 집채가 못된곳이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7》(미야자키 하야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0) 156쪽

그 악마의 소굴에서

→ 그 나쁜 마당에서

→ 그 사나운 곳에서

《하이스코어 걸 7》(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0) 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