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37. 흰새
오늘날 ‘해오라기’로 일컫는 새는 예전에 ‘하야로비’라 했다. 이름에 깃든 ‘해’나 ‘하야’는 ‘하얗다’를 가리킨다. 하얗게 물든 빛깔인 깃털로 날아다니는 새를 가리키는 이름인데, 막상 오늘날 우리가 가리키는 해오라기는 ‘하얀새’가 아니다. 깃털이 오롯이 하얀 빛깔인 새는 한자말로 따로 ‘백로’라 한다. 곰곰이 헤아려 볼 노릇이다. 흰빛인 새라면 ‘흰새’라 해야 어울리고 맞으리라. 한자를 써야만 새이름을 가리킬 수 있지 않다.
흰새 (희다 + ㄴ + 새) : 깃털이 흰빛인 새. 왜가리 갈래에서 ‘백로’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 하얀새 ← 백로白鷺)
38. 자맥배
물밑에서 몸을 마음껏 놀리거나 헤엄치다가 물밖으로 나오는 일을 ‘자맥질·무자맥질’이라 한다. 물밑을 마음대로 오가다가 물밖으로 나올 수 있는 배라면 ‘자맥배’라 할 만하다. ‘무자맥배’라 해도 되고, ‘자맥이·무자맥이’라 해도 어울린다. 우리말 ‘자맥질·무자맥질’을 한자말 ‘잠수(潛水)’로 가리키니, ‘자맥 + 배 = 잠수 + 함’인 얼거리하고 매한가지이다.
자맥배 (자맥 + 배) : 자맥질을 하는 배. 물밑으로 마음껏 다닐 수 있는 배. (= 자맥이·무자맥배·무자맥이·물밑배. ← 잠수함)
39. 물빛그림
어린이는 ‘수채화’도 ‘유채화’도 못 알아듣는다. 일본에서 건너왔을 한자말을 그냥 쓰는 얼개인데, 물에 타서 빛깔을 내면 ‘물빛그림’일 테고, 기름에 타서 빛깔을 내면 ‘기름빛그림’일 테지. 얼마든지 쉽고 또렷하게 담아내어 즐겁고 환하게 쓸 수 있다.
물빛그림 (물 + 빛 + 그림) : 물에 타거나 섞어서 짓는 빛깔로 담는 그림. (= 물감그림. ← 수채화)
기름빛그림 (기름 + 빛 + 그림) : 기름에 타거나 섞어서 짓는 빛깔로 담는 그림. (= 기름그림 ← 유채화油彩畵, 유화油畵)
40. 날씨지기
날씨를 미리 읽고서 알리는 사람을 뭐라고 하면 어울릴까? 하늘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찬찬히 읽고서 알리는 사람은 뭐라고 하면 어울리려나? 날씨를 읽으니 ‘날씨’를 앞말로 넣고서 ‘날씨지기’라 할 만하고, 하늘을 헤아리니 ‘하늘’을 앞가지로 삼고서 ‘하늘지기’라 할 만하다. 밤하늘 별빛을 살핀다면 ‘별지기’라 해도 어울린다.
날씨지기 (날씨 + 지기) : 날씨가 어떻게 흐르는가를 읽거나 살피거나 헤아리면서 알아내는 사람. (= 날씨살핌이·바람지기·바람살핌이·하늘지기·하늘살핌이. ← 기상학자)
별지기 (별 + 지기) : 별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읽거나 살피거나 헤아리면서 하늘·별누리를 알아내는 사람. (= 별살핌이·별빛지기·별빛지킴이·하늘살핌이·하늘지기. ← 천문학자)
하늘지기 (하늘 + 지기) : 하늘을 보면서 날씨·별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읽거나 살피거나 헤아리면서 알아내는 사람. (= 하늘살핌이. ← 기상학자, 천문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