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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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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7

 

ㄱ. 불편함을 제일 많이 지니고 있었다

​불편(不便) : 1.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거북하거나 괴로움 2.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괴로움 3. 다른 사람과의 관계 따위가 편하지 않음

제일(第一) : 1. 여럿 가운데서 첫째가는 것 2. 여럿 가운데 가장

​“불편함을 지니다”는 옮김말씨이면서 뜬금말씨입니다. 우리말은 이렇게 안 씁니다. 그런데 “불편함이 있었다”도 우리말씨일 수 없어요. “지니고 있었다”도 “많이 지니고 있었다”도 도무지 우리말씨가 아닙니다. 말을 말답게 안 쓰고 억지로 꾸미거나 짜맞추거나 치레하다 보니, 이렇게 뜬구름을 잡는 말씨가 하나둘 나타나거나 퍼집니다. “어렵다”나 “힘들다”라 하면 됩니다. “껄끄럽다”나 “까다롭다”라 하면 되어요. “버겁다”나 “벅차다”라 하면 되고, 앞자락에 ‘가장’이나 ‘무척·아주·매우·몹시’나 ‘꽤·퍽’이나 ‘대단히·참으로’를 꾸밈말로 넣을 일입니다. ㅅㄴㄹ

​​

불편함을 제일 많이 지니고 있었다

→ 가장 어려웠다

→ 가장 힘들었다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 15쪽

 

 

ㄴ. -만의 -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중

​​

시(詩) : 1. [기독교] 구약 성경 〈시편〉의 글 2. [문학] 문학의 한 장르.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다

세계(世界) : 1. 지구상의 모든 나라. 또는 인류 사회 전체 2. 집단적 범위를 지닌 특정 사회나 영역 3. 대상이나 현상의 모든 범위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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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가 섞여 “-해 보는 중” 같은 말씨가 생깁니다. “-만의 -에 대하여”도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가 섞였어요. “-해 본다”하고 “내가 하는 무엇을”로 손질합니다. 내가 쓰는 글을 생각하면 됩니다. 내가 짓는 노래를 생각하기에 새길을 찾습니다. ㅅㄴㄹ

나만의 시 세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는 중이에요

→ 내가 쓰는 노래를 다시 생각해 봐요

→ 내가 짓는 노래를 다시 생각해 보지요

《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릴 겁니다》(김정희와 다섯 사람, 탐프레스, 2021) 89쪽

 

 

ㄷ. 존재하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발견(發見) :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

임자말·몸말·풀이말이라는 우리말씨를 헤아리지 않으면 이 보기글처럼 ‘것’을 곳곳에 끼워넣으면서 뒤틀립니다. “행복이란 늘 존재하는 게 아니라”가 아닌, “늘 즐거운 날이 아니라”입니다. ‘날·하루’나 ‘삶·오늘’처럼 우리 스스로 나타낼 길을 드러낼 노릇입니다. 이처럼 또렷하게 우리 마음을 나타낼 적에 ‘것’을 걷어낼 만하고, 군더더기 말씨를 치울 적에는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를 저절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ㅅㄴㄹ

행복이란 늘 존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것

→ 늘 즐거운 날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하루

→ 언제나 기쁜 삶이 아니라 스스로 보는 오늘

《키키 키린》(키키 키린/현선 옮김, 항해, 2019) 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