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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날 이레말 - 겹말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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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ㄱ. 겹말 손질 : 고루 잘 보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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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 잘 보살필 수 있지요

→ 보살필 수 있지요

→ 고루 볼 수 있지요

고루 : 1. 차이가 없이 엇비슷하거나 같게 2. 두루 빼놓지 않고

잘 : 1. 옳고 바르게 2. 좋고 훌륭하게 3. 익숙하고 능란하게 4. 자세하고 정확하게. 또는 분명하고 또렷이 5. 아주 적절하게. 또는 아주 알맞게 6. 어떤 대상의 맛, 온도, 습도 따위가 적당하다 7. 크기, 규격 따위가 다른 것의 크기, 규격 따위와 어울리다 8. 어떤 행동, 의견, 상황 따위가 다른 것과 서로 어긋나지 아니하고 같거나 어울리다 9. 모습, 분위기, 취향 따위가 다른 것에 잘 어울리다

보살피다 : 1. 정성을 기울여 보호하며 돕다 2. 이리저리 보아서 살피다 3. 일 따위를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거나 맡아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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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를 “두루 빼놓지 않고”로 풀이하는데, ‘두루’를 “빠짐없이 골고루”로 풀이하는 낱말책입니다. 둘은 다른 낱말인데 뒤죽박죽입니다. ‘보살피다 = 보다 + 살피다’인데, ‘살피다 = 두루 보다 / 잘 보다”를 가리켜요. 그래서 “고루 잘 보살피다”라 하면 겹겹말입니다. ‘보살피다’ 한 마디만 쓰든지 “고루 보다”라 써야 알맞습니다. ㅅㄴㄹ

큰 생명부터 작은 생명들까지 고루 잘 보살필 수 있지요

→ 큰 숨결부터 작은 숨결까지 보살필 수 있지요

→ 큰 숨빛부터 작은 숨빛까지 고루 볼 수 있지요

《태양왕 수바》(이지은, 웅진주니어, 2023) 14쪽

 

 

ㄴ. 겹말 손질 2648 : 거룩한 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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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성전

→ 거룩한 울타리

→ 거룩집

성전(聖殿) : 1. 신성한 전당 2. [기독교] 예수 그리스도를 주(主)로 고백하고 따르는 신자들의 공동체. 또는 그 장소 = 교회 3. [가톨릭] 천주교의 종교 의식이 행해지는 집 = 성당

​한자말 ‘성전’을 “신성한 전당”으로 풀이하는 낱말책인데, ‘신성(神聖)’은 “함부로 가까이할 수 없을 만큼 고결하고 거룩함’으로 풀이해요. ‘성전 = 신성한 전당 = 거룩한 집’인 얼개입니다. “거룩한 성전”이라 하면 겹말이에요. “거룩한 집”이나 “거룩한 곳”이라 하면 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거룩한 울타리”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하느님 뜻에 맡기는 것은 거룩한 성전에서 값싼 눈물로 조용히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 하느님 뜻에 맡기기란 거룩한 울타리에서 값싼 눈물로 조용히 비는 길이 아니라

《빌뱅이 언덕》(권정생, 창비, 2012) 288쪽

 

 

ㄷ. 겹말 손질 2649 : 가까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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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친구까지

→ 가까운 이까지

→ 동무까지

친구(親舊) : 1.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 친고(親故)·동무·벗·친우(親友) 2.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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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이를 한자말 ‘친구’로 가리킨다면, “가까운 친구”는 겹말입니다. 아니, 말이 안 됩니다. 우리말 ‘동무’도 매한가지예요.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동무’일 수 없습니다. 수수하게 “가까운 사이”나 “가까운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이라 하거나 ‘동무’라고만 하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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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친구까지 희원 씨를 외면하고 아우팅의 주동자가 됐다

→ 가까운 이까지 희원 씨를 등지고 앞장서서 떠벌렸다

→ 동무까지 희원 씨를 등돌리고 앞에서 까밝혔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민나리·김주연·최훈진, 오월의봄, 2023) 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