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말/숲노래 우리말
곁말 69 멧채
멧자락에 호젓하게 살림칸을 마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글우글 모이기를 꺼리고, 북새통을 이루는 커다란 고을보다는 풀꽃나무하고 동무하면서 새랑 숲짐승하고 이웃하려는 매무새로 보금자리를 가꾸려는 마음입니다. 작게 세우는 ‘멧집’에는 멧짐승이 슬몃슬몃 찾아와서 기웃기웃하겠지요. 멧길을 오르내리다가 다리를 쉬고 숨을 돌리는 조그마한 칸이 있습니다. 멧자락에서라면 바위에 걸터앉아도 즐겁고, 그저 흙바닥에 벌렁 드러누워도 홀가분합니다. 다만 조금 더 느긋이 머물면서 몸을 달랠 만한 바깥채를 조촐히 꾸려놓는 ‘멧터’이자 ‘멧쉼터’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멧채’를 일구면서 조용히 살아간다면 푸른별은 매우 아늑하면서 따사로울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알맞게 떨어져서 멧살림을 한다면, 부질없는 총칼(전쟁무기)을 만들 까닭이 없고, 사람을 위아래로 가르는 우두머리(권력자)란 태어날 일이 없어요. 벼슬이나 감투를 놓거나 다투거나 뒷돈이 오가는 말썽거리란 싹 사라질 만합니다. 오늘 우리는 멧빛을 스스로 잊으면서 잃기에 무시무시하게 치고받거나 다툴는지 몰라요. 오늘 우리는 서울을 자꾸 키우는 길은 멈추고서, 멧숲을 푸르게 보살피며 사랑하는 길을 찾아야 비로소 포근살이를 이루리라 봅니다.
멧채 (메 + ㅅ + 채) : 멧골·멧자락에 짓거나 세운 집. 멧골·멧자락에 짓거나 세워서 지내는 곳. 멧골·멧자락에 짓거나 세워서 사람들이 오가며 쉬는 곳.
(= 멧집·멧터·멧쉼터·멧쉼뜰·멧쉼채 ← 산막山幕, 산가山家, 산집山-)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