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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우리말 노래 : 담찔레 딸아들 시골살기 눈물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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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57. 담찔레
지난날에는 울타리를 가볍게 두면서 탱자나무나 찔레나무나 싸리나무를 ‘울나무’로 삼았다. 탱자한테서는 하얗고 맑은 꽃을 보다가 노랗고 탱탱한 열매를 얻는다. 찔레한테서도 하얗게 그윽한 꽃을 맞이하는데, 이에 앞서 새봄에 돋는 여린싹을 나물로 얻는다. 싸리나무한테서는 겨울에 눈을 쓸거나 여느 철에는 마당을 쓰는 빗자루로 묶을 가지를 얻는다. 울나무 가운데 하나인 ‘찔레’를 눈여겨본 사람들은 꽃송이만 따로 키워 “꽃빛을 크게 누리는” 길을 열었다. 이러며 ‘rose’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자말로는 ‘薔薇’로 옮기는데, 우리 눈썰미로 보자면 ‘꽃찔레’이다. 꽃으로 누리는 찔레란 뜻이다. 이 꽃찔레는 으레 담에 올려서 잇는다. 담을 타고 덩굴을 뻗는 꽃빛이다. 그러면 ‘담찔레’로 이어가기도 한다.


담찔레 (담 + 찔레) : 찔레(들찔레)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손보고 따로 키우면서 꽃송이가 더욱 눈부시며 크도록 가꾼 꽃을 가리키는 이름. 으레·일부러 담에 앉혀서 덩굴줄기를 이으면서 함박스럽게 커다란 꽃송이를 나누거나 누리기도 한다. 꽃송이가 눈부시게 돋보이도록 바꾼 꽃인 ‘장미’를 가리키는 이름. (= 꽃찔레·담꽃. ← 장미薔薇)

 

 

58. 딸아들
아직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비롯해 여러 낱말책에는 ‘아들딸’만 올림말로 삼는다. 그러나 적잖은 사람들은 ‘딸아들’이란 낱말을 널리 쓴다. 이제는 두 낱말 모두 올림말이어야지 싶다. ‘딸아들·아들딸’은 한자말 ‘자녀·자식’이나 ‘이세·후손’을 가리킬 적에도 쓸 만하고, ‘손주·손자손녀’를 가리킬 적에 써도 어울린다.


딸아들 : 딸하고 아들. 딸하고 아들을 함께 가리키는 말. (= 아들딸. ← 자녀, 자식, 후예, 후손, 후대, 자손, 손孫, 손주, 손자, 손녀, 손자손녀, 자제子弟, 이세二世, 키드kid, 키즈, 존재)
아들딸 : 아들하고 딸. 아들하고 딸을 함께 가리키는 말. (= 딸아들)

 

 

59. 시골살기
시골에서 나고자라면서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서울에서 나고자랐으나 서울을 떠나 시골로 가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한자말로 ‘귀촌·귀향·귀어’를 쓰는데, 시골로 가서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 ‘시골살이’나 ‘시골살기’라 하면 된다. ‘시골살림’이나 ‘시골삶’이라 해도 어울린다.


시골살기 : 시골에서 살거나 살림하는 하루·나날·일. 시골에서 삶을 짓는 길. 시골에서 논밭을 지으면서 살림을 잇는 하루·나날·길. 시골에서 풀꽃나무를 품으면서 들숲바다를 누리는 하루·나날·길. 서울을 떠나거나 벗어나면서 풀꽃나무하고 들숲바다를 가까이 하는 하루·나날·길. (= 시골살이·시골살림·시골삶. ← 농촌생활, 시골생활, 전원생활, 전원일, 전원작업, 경작, 농農. 농적農的. 농본주의. 농본사상, 농사, 농사일, 농업, 농작農作, 영농, 가드닝gardening, 정원일, 정원작업)

 

 

60. 눈물마실
나갔다가 들어오는 ‘나들이’이다. 나들이를 하는 몸짓이니 ‘다니다’이고, ‘마실’이다. 몸하고 마음을 쉬고 싶어서 바람을 쐰다. 아름다운 들숲바다를 품으면서 몸도 마음도 푸르게 북돋운다. 그리고 이웃이 겪은 눈물나고 슬픈 생채기나 멍울을 돌아보거나 되새기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에 서기도 한다. 눈물앓이를 나란히 하면서 눈물꽃을 돌보고 눈물비로 씻고 눈물노래로 추스른다. 슬픔바다를 함께 헤아리면서 슬픔구름에 띄워 보내고 슬픔가락으로 토닥인다. 어떤 마실을 해볼 수 있을까? 꽃마실과 들마실뿐 아니라, 눈물마실을 하면서 온누리 골골샅샅을 풀어낸다.


눈물마실 (눈물 + 마실) : 밝은 곳을 구경하고서 기뻐하는 길이 아닌, 캄캄한 눈물과 슬픔을 마주하면서 새기는 길. 눈물로 얼룩지면서 슬픈 발자취가 깃들거나 남거나 가득한 곳을 찾아가면서, 우리 삶터 한켠에 흐르는 눈물을 거두거나 달래면서, 앞으로 일구거나 가꿀 사랑길과 살림길을 돌아보려고 하는 마실길. (= 눈물꽃·눈물길·눈물바람·눈물비·눈물빛·눈물구름·눈물앓이·눈물노래·눈물가락·눈물바다·눈물물결·눈물너울·슬픔마실·슬픔꽃·슬픔길·슬픔바람·슬픔비·슬픔빛·슬픔구름·슬픔앓이·슬픔노래·슬픔가락·슬픔바다·슬픔물결·슬픔너울. ←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