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19
ㄱ. 뇌를 풀가동하고 있었던 것
뇌(腦) : [의학] 중추 신경 계통 가운데 머리뼈안에 있는 부분
풀가동 : x
full : 1. (~이) 가득한, 빈 공간이 없는 2. ~이 그득한[아주 많은
가동(稼動) : 사람이나 기계 따위가 움직여 일함. 또는 기계 따위를 움직여 일하게 함
어떻게 해야 할는지 얼른 생각하려고 할 적에 “머리를 쓴다”고 이야기합니다. “머리를 싸맨다”거나 “머리를 돌린다”고도 하지요. “있는 대로” 힘을 쓰는데, ‘온마음·온통·온힘’을 들이고, ‘안간힘’에 ‘애쓰다·악쓰다·용쓰다’라 할 만합니다. 때로는 ‘억지·어거지’요, ‘오직’이나 ‘악착같이·억척스럽다’이기도 합니다. 깊이 알고 싶거나 넓게 읽어내고 싶기에 ‘땀내’고 ‘땀뺍’니다. 그야말로 ‘쥐어짜다’에 ‘비틀다’예요. ‘짜내’려고 합니다. 수수하게 보자면 ‘힘내다·힘쓰다·힘껏’이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생각해 봐요. 우리가 나아갈 길과 삶과 말을 헤아려 봐요. ㅅㄴㄹ
뇌를 풀가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 머리를 쥐어짰다
→ 머리를 잔뜩 썼다
→ 머리를 핑핑 돌렸다
《우리는 올록볼록해》(이지수, 마음산책, 2023) 25쪽
ㄴ. 누군가 세밀 맥락 데이터베이스 필요
세밀(細密) : 자세하고 꼼꼼함
맥락(脈絡) : 1. [의학] 혈관이 서로 연락되어 있는 계통 2.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 ≒ 맥(脈)
데이터베이스(database) : [정보·통신] 여러 가지 업무에 공동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저장한 집합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으로, 같은 데이터가 중복되는 문제를 없앨 수 있으며 업무가 확대되어도 새로 파일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 디비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마음을 열면 알게 마련입니다. 마음을 열기에 속빛을 느끼고 읽으면서 부드러이 알아차립니다. 마음을 안 열면 이렇게 따지거나 저렇게 살피더라도 겉을 훑되 속빛은 모르게 마련입니다. 흐름이나 줄기나 갈래나 뜻만 보려고 하면, 오히려 알지 못 하는 굴레로 뻗어요. 사랑이라는 빛은, 따지려 하지 않는 숨결입니다. 사랑이라는 넋은, 재거나 노리거나 쥐려는 몸짓이 아닙니다. 사랑으로 나아가려 하기에 어느새 찬찬히 토닥이면서 환하게 웃을 줄 알아요. 누구를 사랑하려는가요? 누가 우리를 사랑하는가요? 곰곰이 마음을 기울여 봐요. 살며시 눈빛을 틔워서 속빛을 마주해요. ㅅㄴㄹ
누군가를 세밀하게 사랑하려면 맥락이,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 누구를 찬찬히 사랑하려면 흐름이, 밑절미가 있어야 한다
→ 누구를 곰곰이 사랑하려면 밑줄기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올록볼록해》(이지수, 마음산책, 2023) 151쪽
ㄷ. 빈정상하다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
상하다(傷-) : 1. 물건이 깨어지거나 헐다 2. 음식이 부패하다 3. 몸이 여위어 축이 나다 4. 몸을 다쳐 상처를 입다 5. 근심, 슬픔, 노여움 따위로 마음이 언짢다
‘빈정상하다’라는 말은 없습니다. 없어요. 그저 없습니다. ‘빈정대다·빈정거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웃는 듯이 놀리는 짓이 ‘빈정대다·빈정거리다’입니다. 뜻으로 보아도 ‘빈정 + 상하다’는 얄궂습니다. ‘빈정상하다’는 “빈정거려서 마음이 다치다”라는 뜻조차 아닌, 엉뚱하게 엮어서 잘못 쓰는 말씨입니다. ‘마음아프다’나 ‘가슴아프다’나 ‘속쓰리다’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그대로 말하면서 마음을 달래기를 바라요. 있는 대로 말을 하면서 속을 토닥이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사실대로 말을 안 한거냥! 빈정상했다냥!
→ 그대로 말을 안 했냥! 마음아프다냥!
《야옹이와 흰둥이 2》(윤필, 길찾기, 2012) 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