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20

URL복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 20

 

ㄱ. 그것 행복 -ㅁ이 느껴진다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우리말은 앞머리를 ‘그것이’처럼 열지 않습니다. 그쪽에 있는 어느 것을 가리키려 하면 ‘그것’을 넣을 수 있되, 앞말을 받을 적에는 ‘그것이’를 안 씁니다. 이때에는 임자말 자리를 비웁니다. 즐거우면 즐겁고, 기쁘면 기쁘고, 허전하면 허전하고, 쓸쓸하면 쓸쓸합니다. ‘즐겁다·기쁘다’나 ‘허전하다·쓸쓸하다’는 ‘느끼는’ 바를 나타내요. “허전함이 느껴진다”는 억지스레 꾸민 옮김말씨입니다. ‘허전하다’라고만 해야 올바릅니다. ㅅㄴㄹ

그것이 아무리 행복해 보여도 어딘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 아무리 즐거워 보여도 어딘가 허전하다

→ 아무리 기뻐 보여도 어딘가 허전하다

《구르는 남매 2》(츠부미 모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 131쪽

 

 

ㄴ. 각종 해양 대분류 소분류 정리

​​

각종(各種) : 온갖 종류. 또는 여러 종류 ≒ 각색·각가지

해양(海洋) : 넓고 큰 바다.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권(水圈)으로, 태평양·대서양·인도양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분류(分類) : 1. 종류에 따라서 가름. ‘나눔’으로 순화 2. [논리] 유개념의 외연에 포함된 종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

정리(整理) : 1.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을 한데 모으거나 치워서 질서 있는 상태가 되게 함 ≒ 교칙(校飭) 2.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종합함

​갈래를 살필 적에 ‘갈래’라고도 하고 ‘나누다’라고도 합니다. “대분류와 소분류로 나누어”는 겹말입니다. “크고 작게 나누다”로 손봅니다. 바다에서 나온 온갖 쓰레기를 크고 작게 나누었다면, ‘나누다’라는 낱말로 ‘묶’거나 ‘추스르’거나 ‘갈무리’하거나 ‘여미었’다는 뜻입니다. 여러 갈래나 온갖 갈래를 알맞게 다독입니다. 큰갈래나 작은갈래를 살피면서 차곡차곡 둡니다. ㅅㄴㄹ

각종 해양 쓰레기를 대분류와 소분류로 나누어 정리했다

→ 온갖 바다 쓰레기를 크고 작게 나누었다

→ 숱한 바다 쓰레기를 큰갈래와 작은갈래로 묶었다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마이클 스타코위치/서서재 옮김, 한바랄, 2023) 22쪽

 

 

ㄷ. 완벽하게 심겨졌지만 정말

완벽(完璧) : 1.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 2. 빌린 물건을 정중히 돌려보냄 = 완벽귀조

정말(正-) : 1. 거짓이 없이 말 그대로임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사실을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을 강하게 긍정할 때 쓰는 말 4. = 정말로

​​

나무나 씨앗을 심을 적에는 ‘심다’라고만 합니다. ‘심기다’나 ‘심겨지다’라 하지 않습니다. 이웃말씨로는 입음꼴을 쓸는지 모르나, 우리말씨로는 입음꼴을 함부로 안 씁니다. 잘 심기는 하되 일이 참 더딜 때가 있어요. 이 보기글을 보면 ‘심겨졌지만·더뎠다’로 만납니다. 뒤쪽은 입음꼴을 안 쓰는군요. 뒤쪽처럼 앞쪽도 여느꼴로 다독이면 됩니다. 꼼꼼하게 보아야 글을 잘 여미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을 기울이면 참 수월합니다. 마음을 덜 기울이거나 안 쓰기에 참으로 어렵다고 여길 뿐입니다. 빈틈없이 할 까닭은 없어요. 물이 흐르듯 말이 오가도록 헤아리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완벽하게 심겨졌지만 일이 정말 더뎠다

→ 잘 심었지만 일이 참말 더뎠다

→ 꼼꼼히 심지만 참 더뎠다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신이현, 더숲, 2022) 2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