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ㄱ. -에게도 삼진 아웃을 당했던 시절
삼진(三振) : [체육] 야구에서, 타자가 세 번의 스트라이크로 아웃되는 일
아웃(out) : [운동] 1. = 아웃사이드 2. 골프에서, 1라운드 18홀의 전반 9홀을 이르는 말 3. 야구에서, 경기 중에 타자나 주자가 그 자격을 잃는 일
당하다(當-) : 1. 해를 입거나 놀림을 받다 2. 어떤 때나 형편에 이르거나 처하다 3. 맞서 이겨 내다 4. 어떤 사람에게 부당하거나 원하지 않는 일을 겪거나 입다 5. 좋지 않은 일 따위를 직접 겪거나 입다 6. 일이나 책임 따위를 능히 해내거나 감당하다 7. 다른 것에 해당하거나 맞먹다 8. 사리에 마땅하거나 가능하다
시절(時節) : 1. 일정한 시기나 때 2. = 계절(季節) 3. 철에 따르는 날씨 4. 세상의 형편
그 사람도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 사람도 저런 때가 있어요. 들판에서 공을 던지고 치는 놀이가 있는데, 이 자리에서 “삼진 아웃”이라는 말씨를 써요. 들놀이 말씨를 따올 수 있되, 들놀이를 모르는 사람도 숱하지요. 이 글월에서는 ‘쫓겨나다’나 ‘밀려나다’라 하면 됩니다. ㅅㄴㄹ
긴즈버그에게도 유대인, 여성, 엄마라서 삼진 아웃을 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 긴즈버그도 유대사람, 순이, 엄마라서 쫓겨나던 때가 있었다
→ 긴즈버그도 유대사람, 가시내, 엄마라서 밀려나던 때가 있었다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장영은, 민음사, 2020) 111쪽
ㄴ. 문제는 국가의 시혜 일정 시간 당연 것 여겨지게 되고
문제(問題) : 1.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2. 논쟁, 논의, 연구 따위의 대상이 되는 것 3.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또는 그런 일 4. 귀찮은 일이나 말썽 5. 어떤 사물과 관련되는 일
국가(國家) : 일정한 영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主權)에 의한 하나의 통치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회 집단
시혜(施惠) : 은혜를 베풂. 또는 그 은혜
일정하다(一定-) : 어떤 것의 크기, 모양, 범위, 시간 따위가 하나로 정하여져 있다 ≒ 정일하다 2. 어떤 것의 양, 성질, 상태, 계획 따위가 달라지지 아니하고 한결같다 3. 전체적으로 흐름이나 절차가 규칙적이다 4. 어느 하나이다. 또는 어느 하나로 정하여져 있다 5. 얼마간이다. 또는 얼마간으로 정하여져 있다 6. 어떻다. 또는 어떻게 정하여져 있다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이 글월처럼 “-ㄴ 것으로 여겨지게 되고”처럼 길에 늘어뜨리는 분이 많습니다만, “-고 여기고”로 끊을 노릇입니다. 다 군더더기입니다. 임자말을 제대로 안 넣기에 이렇게 군더더기를 씁니다. 이 글월은 “국가의 시혜”가 임자말이에요. 이러다 보니 말이 안 되는 말을 억지로 짜맞추면서 군더더기로 늘어뜨립니다. 첫머리를 ‘문제는’으로 열었으나 ‘그런데·그러나·그렇지만’으로 바로잡습니다. 앞말을 뒤집어 새롭게 말할 적에 넣는 이음씨는 따로 있어요. 이러고서 글월을 두 자락으로 갈라요. 하나는 “얼마쯤 지나면”이나 “조금 지나면”이나 “어느덧”으로 가릅니다. 다음은 “나라가 마땅히 도와야 한다고 여기고”로 갈라요. ㅅㄴㄹ
문제는 국가의 시혜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고
→ 그런데 얼마쯤 지나면 나라가 마땅히 도와야 한다고 여기고
→ 그러나 조금 지나면 나라가 마땅히 해줘야 한다고 여기고
→ 그렇지만 어느덧 나라가 으레 해야 한다고 여기고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오세훈, 황금가지, 2005) 143쪽
ㄷ. -에 대해 진심 계시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진심(眞心) : 1.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 실심(實心) 2. [불교] = 심성(心性)
있다 : [곁움직씨] 1. (주로 동사 뒤에서 ‘-고 있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변화가 끝난 상태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2. (주로 동사 뒤에서 ‘-고 있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거나 그 행동의 결과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토씨 ‘-을·-를’을 붙일 자리에 일본말씨 ‘-에 대해’를 잘못 붙이는 분이 매우 많습니다. 우리말씨를 깊게 생각하거나 곱게 살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계시다’는 높임말씨이되 “생각하고 계시다”처럼 안 씁니다. “생각하시는”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는 줄”로 이을 말씨를 “-는 건(것은)”으로 잘못 잇는 분도 많더군요. “-고 있다”는 옮김말씨이자 일본말씨이니 바로잡습니다. ㅅㄴㄹ
아사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하고 계시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까
→ 아사를 깊이 생각하시는 줄 잘 아니까
→ 아사를 곱게 생각하시는 줄 잘 알기에
《위국일기 4》(야마시타 토모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1) 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