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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 쓰는 말. 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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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흥미

까투리 장끼는 새끼랑 놀고

암제비 수제비 하늘 가르는

앵두나무 푸른잎 싱그러운

한봄

개미집이 부쩍 크고

벌집도 자꾸자꾸 크는

오동나무 큰잎 시원스런

한여름

무화과알 까마중알 감알

깨 고추 콩 나락 그득한

잣나무 바늘잎 짙푸른

한가을

철맞이 누리면 재미있어

새노래 매미노래 구성져

한겨울에 날개 띄우자

눈꽃송이 신나게 받고 놀자

ㅅㄴㄹ

‘흥미(興味)’는 “흥을 느끼는 재미”라 하고, ‘흥(興)’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이라는군요. 우리말로 하자면 ‘신·신명·신바람’이라고 하겠습니다. ‘신·신명·신바람’은 “시원한 빛”입니다. 시원하게 틔우는 빛이고, 시원하게 일어나는 빛이에요. ‘신’은 ‘시’가 말밑이고, ‘심(힘)’하고 말뿌리가 닿습니다. ‘심’은 ‘심다’하고 맞물리며, ‘심·심다’는 ‘씨·씨앗’하고 얽히는 낱말이지요. 씨앗을 심어서 기르듯 올라오는 힘이 빛나기에 ‘신·신명·신바람’이랍니다. 그래서 신나게 노는 동안 즐겁거나 재미있다고 느껴요. 신바람을 내니 새롭고 싱그럽습니다. 어떤 마음을 심으면서 천천히 올라오는 심(힘)인 ‘신’입니다. 오늘 하루를 여는 새벽이나 아침에 어떤 생각씨앗을 심어 보았을까요? 오늘 하루를 닫는 저녁이나 밤에 어떤 꿈씨앗을 심어 볼까요? 철마다 다르게 흐르는 빛살을 느끼면서 하루를 바라봐요. 가만히 속삭이듯 풀빛을 품고, 더위도 추위도 아닌 여름과 겨울을 한껏 맞아들이면서 한바탕 노래하고 놀아요. 하루하루 새록새록 흐르면서 마음이 자라고 몸이 튼튼하고 생각이 반짝반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