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3 짝
‘짝!’ 하고 부릅니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입술을 짝 폅니다. 웃는 얼굴입니다. 널방아에 얹은 널판처럼 입술이 나란합니다. 널을 놓는 방아는 짝이 있어야 타요. 한쪽이 하늘로 올라가면 한쪽은 땅으로 내려옵니다. 한쪽이 무거우면 내려오지 못 해요. 우리 다리를 볼까요. 한쪽이 나아가면 다른쪽은 슬쩍 밀어요. 걸으면 걷고, 뛰면 뜁니다. 두 발은 같은 쪽을 봅니다. 짝도 같은 쪽을 걸어요. 닿소리와 홀소리를 짝지으면 낱말을 낳아요. 가시와 버시는 아기를 낳아요. 짝이 있어 새롭게 얻습니다. 사랑은 함께 키워요. 짝사랑은 혼자 키워 외로워요. 신을 짝짝이로 신으면 뒤뚱거려요. 짝은 짝짝인 마음을 잘 짜맞추는 사이입니다. 발을 묶고도 어깨동무로 뛰어요. 붙음쇠는 같은쪽을 밀어내고 다른쪽을 당기지만, 사람은 끼리끼리 짝을 맺습니다. 물 한 방울은 마르기 쉽지만, 짝과 함께하면 냇물에 닿을 힘을 얻습니다.
2023.12.22.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