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4 손바닥
손바닥에 물을 받아 입을 헹굽니다. 낯을 씻고 몸을 씻습니다. 손바닥은 몸 끝에서 바닥 일을 해요. 엎어지면 손바닥이 먼저 달려와요. 작다고 비웃으면 뺨을 때려요. 주먹다짐하면 별이 번쩍 떠요. 궂은일로 굳은살이 돋고, 손바닥에 허물이 살아요. 손바닥은 텃밭을 일구는 내 연장입니다. 손바닥은 땀이 나도록 일을 해요. 땅바닥은 흙이 덮고 냇바닥은 물이 덮고 손바닥은 무늬가 덮어요. 나를 활짝 여는 열쇠입니다. 나를 먹여살리는 밥줄이지요. 손뼉을 치고 싶고, 받고 싶습니다. 싫으면 손사래칩니다. 잘못하면 싹싹 빕니다. 매를 맞으면 손바닥은 비손을 올려요. 눈물을 훔치면 손바닥이 가려 줍니다. 하늘을 담지 못해도 하늘을 가려 줍니다. 손바닥으로 어루만지는 사랑손입니다. 손바닥에 떠오르는 아침해를 얹어 봅니다. 뭉게구름도 담아 봅니다. 멧바람도 담아 봅니다. 손바닥 보자기에 신바람이 춤을 춥니다.
2023.12.23.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