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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15 빌뱅이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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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5

《빌뱅이 언덕》

권정생

창비

2012.5.25.

《빌뱅이 언덕》(권정생, 창비, 2012)에 실린 글은 이미 다른 책에서 읽었습니다. 저는 진작부터 권정생 님 모든 책을 샅샅이 챙겨서 읽었기에 굳이 이런 글모음이 없어도 되리라 여기지만, 판이 끊어진 책에 깃든 글을 추려서 모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권정생 님 글을 왜 읽을까요? 우리 스스로 ‘허깨비 서울살림을 벗으려’고 읽나요? ‘좋은글 읽어치우기(소비)’일 뿐인가요? 사람들이 자꾸 잊는데, 이오덕 님이나 권정생 님은 ‘서울 아닌 시골’에서, 더구나 ‘두멧시골’에서 조용히 살림을 짓고, 해바람비랑 풀꽃나무를 벗삼아 하루를 노래했습니다. 두 분은 처음부터 ‘시골에서 살며 글을 쓸 뜻’은 아니었으나, 두 분 모두 여린몸인 터라 시골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데, 막상 시골에서 숨을 거두는 날까지 살아가면서 ‘글을 쓰든 안 쓰든,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려면 숲을 품는 보금자리를 일굴 노릇’인 줄 몸소 느꼈고, 이 삶빛을 이웃하고 글로 나누려는 길이었습니다.

ㅅㄴㄹ

어릴 때 우리 집은 어둡고 음산했다

→ 어릴 때 우리 집은 어두웠다

→ 어릴 때 우리 집은 어둡고 퀴퀴했다

13쪽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은 훈시나 설교가 아니다

→ 사람이 사람다우려면 꾸짖거나 가르쳐서는 안 된다

→ 사람이 사람답자면 나무라거나 떠들어서는 안 된다

→ 사람은 꾸중이나 떠벌림으로는 사람다울 수 없다

17쪽

우리 중에서 제일 먼저 죽은 것은 그래도 가정환경이 가장 좋다고 한 태호였다

→ 그래도 집살림이 가장 좋다고 한 태호가 우리 가운데 맨 먼저 죽었다

→ 그래도 가장 먹고살 만하다고 한 태호가 우리 가운데 맨 먼저 죽었다

27쪽

야학을 열어 마을사람들을

→ 밤배움을 열어 마을사람을

→ 배움밤을 열어 마을사람을

52쪽

그때만 해도 역시 공부는 인생의 최후 수단이며 목적이었다

→ 그때만 해도 배움길은 삶에서 마지막이며 뜻이었다

67쪽

씨앗은 종묘사에서 팔고

→ 씨앗은 씨앗집에서 팔고

88쪽

허생은 매점매석으로 돈을 벌어들였다지만

→ 허생은 거머쥐어 돈을 벌어들였다지만

→ 허생은 도차지로 돈을 벌어들였다지만

89쪽

그냥 풍년만 들면 즐거웠다

→ 그냥 넉넉하면 즐거웠다

→ 그냥 푸지면 즐거웠다

91쪽

자연과 떨어져 책상 앞에서만 공부한 결과가 이리 된 것일 게다

→ 숲과 떨어져 책상에서만 배운 탓에 이리 된 듯싶다

→ 들숲과 떨어져 자리맡에서만 배웠기에 이리 된 듯싶다

114쪽

꽃다지를 ‘코따데기’라고 부르는 것은 정직하고 자연스럽다

→ 꽃다지를 ‘코따데기’라고 하니 바르고 부드럽다

→ 꽃다지를 ‘코따데기’라고 하니 참하고 수수하다

223쪽

문화생활이라는 도시적 삶은 자연을 병들게 하고 결국 인간의 생명마저 파괴한다

→ 서울살림 탓에 숲이 시들고 마침내 사람 숨결까지 망가진다

→ 서울살이 때문에 숲이 망가지고 끝내 사람까지 목숨을 잃는다

269쪽

하느님 뜻에 맡기는 것은 거룩한 성전에서 값싼 눈물로 조용히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 하느님 뜻에 맡기기란 거룩한 울타리에서 값싼 눈물로 조용히 비는 길이 아니라

288쪽

그들은 특권이 있고 특혜가 있고 일하는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별천지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들은 감투가 있고 덤이 있고 일하는 사람들과는 등진 별나라에서 살기 때문입니다

3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