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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8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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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8 새해

 

우리 집 다섯 사람 가운데 짝꿍하고 막내가 미르해에 태어났습니다. 2024년은 미르띠요, 미르 가운데 파란미르라고 합니다. 섣달그믐에도 새해첫날에도 새녘에서 해가 뜹니다. 묵은해를 보내면서 넙죽 절을 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납죽 절을 합니다. 지나간 일은 잠재우고서 새롭게 만나자고 두런두런 말을 나눕니다. 지난해에 못 이룬 다짐을 새해에는 천천히 풀어 보자고 생각합니다. 사흘을 못 넘기고 허물어진다면, 다시 다짐하면서 나흘을 넘겨 보렵니다. 나흘 만에 또 무너지면, 또 다짐하면서 닷새를 넘겨 보렵니다. 집일도 가게일도 술술 풀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한 해가 저물기에 새롭게 1월 1일부터 열듯, 집안살림도 가게살림도, 글살림도 즐겁게 여미자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한 줄을 쓰는 이 마음 곁에 새가 찾아와서 노래를 부르면 좋겠어요.

 

 

2024. 01. 11.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