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70. 눈가루공
눈은 굴려서 눈사람을 빚는다. ‘굴리다·빚다’라는 낱말을 써야 알맞으나, 요새는 “눈사람을 만들다”처럼 잘못 쓰는 말씨가 확 번졌다. “공장에서 똑같이 뚝딱 만들어 내놓는 눈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만들까? 눈을 굴려 눈뭉치나 눈덩이를 빚는다. 그렇지만 ‘스노우볼’이라고 애써 말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리고 눈가루나 눈꽃가루가 날리는 모습을 담은 조그마한 공이나 노리개도 ‘스노우볼·스노볼’이라 하더라. 눈가루가 날린다면 ‘눈가루공’일 텐데. 눈꽃가루를 바라본다면 ‘눈꽃공’일 텐데.
눈가루공 (눈 + 가루 + 공) : 눈이 가루나 꽃처럼 날리는 듯하는 모습을 속에 담은 공이나 노리개. (= 눈공·눈꽃공. ← 스노볼·스노우볼snowball)
71. 엇빛
찰칵찰칵 찍을 적에는, 찍히는 사람이나 모습이 빛을 마주보아야 잘 나온다고 여긴다. 찍히는 뒤쪽에서 빛이 들어오면 어긋난다고 여긴다. ‘앞빛’일 적에 찰칵찰칵 찍기에 좋고, ‘뒷빛’일 적에는 아무래도 찍기에 나쁘다. 엇나가는 뒷빛일 테니 ‘엇빛’이라고 할 만하다.
엇빛 (엇 + 빛) : 어긋나는 빛. 어긋나게 들어오는 빛. 무엇을 보거나 담거나 찍을 적에 뒤에서 들어오는 빛. 무엇 뒤에서 빛이 들어오기에 무엇을 제대로 보거나 담거나 찍을 수 없는 일. (= 뒷빛. ← 역광. 역광선)
뒷빛 (뒤 + ㅅ + 빛) : 뒤로 들어오는 빛. 뒤에서 비추기에 어긋나는 빛. 무엇을 보거나 담거나 찍을 적에 뒤에서 들어오는 빛. 무엇 뒤에서 빛이 들어오기에 무엇을 제대로 보거나 담거나 찍을 수 없는 일. (= 엇빛. ← 역광, 역광선)
72. 오솔바다
좁고 길게 난 길이라 ‘오솔길’이다. 으레 숲에 난 좁으면서 호젓한 길을 가리키는데, 큰고장 골목길도 오솔길로 여길 만하다. 뭍 사이에 난 바닷길이라면 ‘오솔바다’로 가리킬 수 있다. ‘옹송그리다·옹크리다’는 조그맣게 움직이는 결이다. 조그맣게 패인 듯한 곳에서 솟기에 ‘옹달샘’이다. 조그맣게 뭉치듯 가까이 모여서 포근하게 이루는 사이라서 ‘오순도순’이다.
오솔바다 (오솔 + 바다) : 뭍 사이에 좁고 길게 있는 바다. 난바다를 잇는데, 뭍 사이로 좁고 길게 잇는 바다. (= 쪽바다·목·길목 ← 해협)
오솔길 (오솔 + 길) : 한 줄로 다닐 만큼 좁으면서, 조용하거나 아무도 없어 외롭다고 느끼는 길.
73. 나미움
내가 나를 스스로 사랑한다면 ‘나사랑’으로 흐른다. 내가 나를 스스로 미워하거나 싫어하면 ‘나미움’이나 ‘나싫음’으로 흐른다. 스스로 깎아내리기에 ‘제살깎기’이다. 나를 미워하거나 싫어하기애 ‘미운나’에 ‘싫은나’로 여긴다. 스스로 꽃이 될 수 있고, 스스로 눈물이 될 수 있다. 스스로 별이 될 수 있고, 스스로 고꾸라질 수 있다.
나미움 (나 + 밉다 + ㅁ) : 내가 나를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깎거나 낮추다. 내가 나를 마음에 든다고 보지 않기에, 내가 나를 스스로 괴롭히거나 마구 굴다. (= 나싫음·나미워·나싫어·미운나·나를 미워하다·싫은나·나를 싫어하다·제살깎기·제몸깎기. ← 자기부정, 부정否定, 자기비하, 자기학대, 비하, 자학, 자해自害, 자해행위, 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