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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14 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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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우리말 14 몽돌

 

바닷가에 옵니다. 드넓은 모래밭을 걷습니다. 그물막 뒤켠으로 모래가 쌓여 작게 덩이를 이룹니다. 썰물로 바닥이 드러나자 몽돌 하나도 드러납니다. 밀물이 밀려오자 몽돌이 모서리만 남습니다. 하염없이 바닷물과 몽돌을 바라보는데, 이 몽돌이 꼭 사람처럼 달리다가 멈추다가 하는 듯합니다. 어릴 적 살던 멧골에는 돌이 참 많았습니다. 바위가 얇은 켜는 살짝 밟으면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돌이 푸스스 떨어지고 떼굴떼굴 굴러가요. 어느 날은 돌을 잘못 밟아 자빠졌어요. 오늘 바닷가에서 보는 납작한 몽돌은 닳고 닳아 둥글둥글 구릅니다. 몽돌은 물결을 타면서 놀이를 하듯 일어났어요. 물살에 휩쓸리다가 바람을 잡아당기며 웃어요. 뾰족하면 ‘모서리’인데, 물과 바람에 모를 깎으면 ‘몽톡’하다고 해요. 모가 나면 뾰족하지만, 세모나 네모는 든든히 서요. 모를 지우면 신나게 구르며 놀고 노래해요.

 

2024. 2. 7. 숲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