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노래에서 길을 찾다] 22-소리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소리'입니다. 이 노래는 4351해(2018년)에 나왔으며 앞서 알려 드린 노래와 같이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남혜승, 박진호 두 분이 함께 노랫말을 쓰고 가락을 붙였으며 악동 뮤지션의 이수현 님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소리를 마음으로라도 듣고 싶어하는 그리운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이수현 님의 구슬 처럼 울리는 목소리가 더해져서 더 큰 울림을 주는 노래입니다. 노랫말이 다른 노래에 견주어 좀 긴데 계속, 매일, 혹시, 미소, 당신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계속'은 '자꾸', '매일'은 '날마다', '혹시'는 '어쩜', '미소'는 '웃음', '당신'은 '그대'로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별이 떠오르는 것과 같이 함께 떠오르는 그 사람. 손을 젓고 또 저어도 자꾸 떠올라 끝내 눈물이 떨어지지만 들킬까봐 얼른 닦아버리는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졌습니다. 내 마음을 모질게 아프게 하는 그대의 숨소리, 목소리 꿈에서도 아픈 그대의 소리라고 한 것과 구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90 맛바르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맛바르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맛있게 먹던 음식이 이내 없어져 양에 차지 않는 감이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차가운 식혜가 맛있다고 네가 다 먹어 버려서 맛바르잖아."를 들어 놓았습니다."를 보기월로 들어 놓았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음식이) 맛있게 먹던 음식이 다 없어져 양이 차지 않아 마음이 시들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보고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맛바르다: 맛있게 먹던 먹거리가 이내 없어져 배가 차지 않아 마음이 시들하다. 우리가 살다보면 뭔가 맛있는 것을 먹다가 배가 차지 않아 좀 더 먹고 싶은데 먹을 게 없어서 아쉽다 싶을 때가 더러 있지요? 그럴 때 그만 먹는 게 속에는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가 부른 느낌이 들 때까지 먹고 나면 곧 배가 너무 불러서 거북해지곤 합니다. 흔히 밥을 먹을 때 "조금 적다 싶을 때 그만 먹는 게 좋다."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맛바를 때 그만 먹는 게 좋다."고 하면 좋을 것입니다. "통닭 한 마리를 시켜서 둘이 먹으니 맛바른데 뭐 좀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7-닿소리 이름 1학년 국어 배움책(교과서) 둘째 마당 ‘재미있게 ㄱㄴㄷ’에서 둘째로 배우는 배움거리(공부할 문제)가 “자음자의 이름을 안다.”입니다. 다들 배우셨기 때문에 잘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닿소리 이름을 말해 보라고 하면 거의 다 ‘ㄱ’부터 ‘ㅎ’까지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걸 글로 써 보라고 하면 하나도 틀리지 않고 다 맞히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구요. 왜 그럴까요? 어른들도 다 맞히기가 어려운데 1학년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아시는 바와 같이 열네 가지 닿소리 이름은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옷), ㅇ(이응), ㅈ(지읒), ㅊ(치읓), ㅋ(키읔), ㅌ(티읕), ㅍ(피읖), ㅎ(히읗)입니다. 닿소리 이름을 잘 보시면 열넷 가운데 열하나는 같은 짜임으로 되어 있는데 셋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열셋은 모두 닿소리를 ‘☆’이라고 했을 때 ‘☆ㅣ’의 짜임으로 되어 있는데 ‘ㄱ(기역)’, ‘ㄷ(디귿)’, ‘ㅅ(시옷)’은 그런 짜임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1학년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온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89 맛문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맛문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몹시 지친 상태에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수많은 식솔들을 거두느라 바쁜 나날에 시달려 온 맛문한 가장의 얼굴이랄까.(이영치, 흐린 날 황야에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몹시 지쳐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으나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풀이를 보니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의 풀이가 더 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제 좀 나아지려나 싶지만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몹시 힘들어 하시고 지치신 분들에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살다보면 밤 늦게까지 일을 하고 또 아침 일찍 일어나 일을 해야 할 만큼 일이 많을 때도 있습니다. 가끔 그런 게 아니라 날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은 이 맛문하다는 말이 바로 와 닿지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몸이 견디기 어렵습니다. 쉬어 가며 일을 해야 오래 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아실 것이고 그렇게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무리하거나, 과로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잔치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경남교육청(교육감 박종훈)과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강병환)가 함께 마련한 토박이말 잔치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열달 스무닷새(10월 25일)부터 오는 들겨울달 스무날(11월 20일)까지 열리게 될 여섯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는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누리집(온라인)에서 열고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펼친 토박이말 놀배움 열매들을 거두어 나누고 아이들이 갈고 닦은 토박이말 솜씨를 뽐내는 자리입니다. 잔치 누리집은 인터넷 주소창에 ‘토박이말 잔치.kr’을 치거나 네이버, 다음 검색창에 ‘토박이말잔치’를 쳐서 나오는 ‘여섯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누르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잔치 누리집으로 바로 가기: https://xn--pz2bn5bs2rydu47a45e.kr/ 누리집에 들어가면 토박이말을 놀 듯이 배울 수 있는 ‘누리 놀배움’ 자리도 있고, 토박이말 겨루기에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토박이말 겨루기를 한 낱사람과 뜸(개인과 학급)에 손씻이(선물)도 드립니다. ‘다녀갑니다’에 토박이말 잔치 구경을 한 느낌, 생각을 글로 남길 수 있습니다. 글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책에서 길을 찾다]6-싸움터, 종살이 오늘 되새겨 볼 글도 지난 글에 이어서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있는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에 있는 것입니다. 월에서 제 눈에 띄는 말을 가지고 생각해 본 것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외 생활 이십년 드디어 1929년 정월에 민족적인 사명을 스스로 지시고, 왜족의 눈초리 날카로운 요꼬하마(橫濱) 부두에 내리시어 일로 슬픔 어린 조국 조선으로 들어오셨다. 조선 사람으로서는 처음인 경제학 박사의 영예스러운 학위를 받고, 누가 보아도 몸에 비단을 감고 고향에 돌아오는 성공의 길이언만, 사실에 있어서는 가슴 깊이 조국재건의 경륜을 품으시고 손에는 비수를 들고 싸움터에 들어온 것이었다. 왜족 아래에서 종 살이 열 몇해에 우리의 겨레는 어찌되었나, 거리마다 날뛰는 것은 주구의 무리의 환통이었으니 우리의 참다운 동포의 정상, 그리고 왜족의 말발굽 밑에서 우리의 강산은 어이 되었나? 불 타는 조국애의 심희로 여러달이란 긴 날짜를 걸쳐 우리 동포가 살고 있는 이 강산 골짝 골짝을 샅샅이 자세히 살피시었다.[이극로(2014), 고투사십년, 227쪽.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_유열]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9-네가 생각할 수 있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네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또렷하게 스스로를 나타내려고 하지 마라."야. 이 말씀은 덴마크의 뛰어난 물리깨침이(학자)로 널리 알려진 닐스 보어 님이 남기신 말씀인데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할 때는 나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어야 한다는 것을 힘주어 하신 말씀이야. 조금이라고 부풀려 말하거나 더 똑똑해 보이려고 꾸며서 말하지 말라는 말씀이지 싶어. 우리가 사람을 만나 마주 이야기를 하다보면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 더러 있어. 쉬지 않고 물이 흐르듯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여기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을 넘어 엄청 똑똑한 사람으로 여기곤 하지. 그런데 말을 잘하는 사람 가운데에는 잘 알지 못한 것도 마치 잘 아는 것처럼 부풀려 말하는 사람도 있어. 게다가 말을 많이 하는 사람 가운데에는 엉터리를 마치 참일(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말하는 사람도 있지.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를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서리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지난 글에서 ‘서릿가을’, ‘무서리’, ‘ 된서리’와 같은 ‘서리’와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 드렸더니 ‘서리’를 나타내는 말이 더 있을 것 같은데 알고 싶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리’와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첫서리’입니다. ‘그해 가을에 처음 내리는 서리’를 가리키는 말이죠. 올해는 여름에서 바로 겨울로 건너뛰듯이 철이 바뀌는 바람에 첫서리가 일찍 온 곳이 많습니다. 서울에는 지난달 열여드레(10월 18일)에 내렸다는 기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갈수록 따뜻해지는 바람에 제주도에는 서리가 내린다는 서릿날(상강)인 10월 23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리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첫서리’와 맞서는 말로 ‘끝서리’가 있습니다. ‘그해 겨울에 마지막으로 내린 서리’를 가리키는 말인데 처음과 끝이라는 짝이 딱 맞는 말입니다. 서리가 내리는 때는 해마다 거의 비슷합니다. 그걸 ‘제철’이라고 하는데 제철보다 일찍 내리는 서리는 ‘올서리’라고 합니다. 앞서 ‘올되다’는 말과 함께 ‘올-’이 들어간 말들로 올벼, 올배, 올사과, 올밤과 같은 말을 했었기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88 말눈치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말눈치'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말하는 가운데에 은근히 드러나는 어떤 태도'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말눈치를 짐작하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눈치로 보아서는 아무래도 일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인숙이는 주춤하고 모로 서며 아주 집을 나간다는 말눈치를 보였다.(염상섭, 인플루엔자)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말하는 가운데 살며시 드러나는 눈치'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정기는 친구의 말눈치를 알아챘으나 짐짓 모른 척 하였다. 부친은 아들을 실업 학교로 보내고 싶은 말눈치였으나 아들은 완강하게 이를 거부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니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쉬워서 누구나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눈치'가 '말+눈치'의 짜임이고 '눈치'라는 말이 '속으로 생각하는 바가 겉으로 드러나는 그 무엇'을 가리키는 말이니까 대놓고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말에서 슬쩍 느껴지는 그 무엇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사람은 말눈치를 주면 바로 알아차리지만 느린 사람은 되풀이해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87 막서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막서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가지 뜻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 '싸울 듯이 마구 대들다'라는 뜻이 있다고 하며 "애가 겁 없이 경찰에게 막서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둘째,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아니하고 대들다'는 뜻이 있다고 하며 "이 녀석아, 버릇없이 어른에게 막서면 안 돼."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에서는 '(사람이) 어려워하는 기색도 없이 가리지 않고 함부로 대들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두 곳의 풀이를 견주어 보니 굳이 두 가지 뜻으로 갈라 풀이를 하지 않아도 되지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싸우려고 마구 대드는 사람을 보고 물, 불 안 가린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은 아이, 어른도 가리지 않기 쉽습니다. 그러니까 나이 같은 것을 따져 어려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막서다: (사람이) 아이, 어른 가리지 않고 싸울 듯이 마구 대들다. 제대로 된 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배곳(학교)에서도 이렇게 막서면 안 된다고 가르치고 배우곤 합니다. 그러니까 가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