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5-동무를 고르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은 요즘이다. 싹쓸바람이 올라 온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우리나라로 안 온다는 반가운 기별을 너희들도 들었을 거야. 그래도 비가 많이 올 거라고 하니 오가는 길 우리 모두 조심하기로 하자. 지난 오란비(장마) 때 사 놓고 신지 못한 비신도 신어 보길 바란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동무를 고르는 데는 천천히, 동무를 바꾸는 데는 더 천천히."야. 이 말씀은 앞서 다른 말씀을 하신 분으로 알려 드린 적이 있는 벤자민 프랭클린 님께서 남기신 말씀이란다. 워낙 널리 알려 지신 분이고 좋은 말씀을 많이 남기신 분이라 다음에도 또 이름을 들을 날이 오지 싶구나. 이 말씀은 우리가 살면서 동무를 사귀는 것이 얼마나 종요로운 것인지를 일깨워 주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먹물 가까이 있으면 먹물이 들기 쉽다는 것은 잘 알 거야. 어떤 동무와 가까이 지내느냐에 따라 나도 그 동무와 비슷한 됨됨이 되기도 하고 그 동무와 같은 사람으로 꼲음(평가)을 받기 쉽거든. 무슨 일이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좋은 말, 고운 말을 쓰며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주전자 쟁개비 쓰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65쪽부터 6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앞서 보여드린 64쪽 마지막 월이 65쪽 첫째 줄까지 이어집니다. “물을 주전자에 넣어 화로에 얹어 놓으며 끓어서 김이 난다.”인데 여기서는 ‘화로’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 책이나 다른 책에서 ‘수증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여기서는 ‘김’을 써서 더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주전자’를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으면 ‘주전자(酒煎子)’라고 되어 있고 ‘물이나 술 따위를 데우거나 담아서 따르게 만든 그릇. 귀때와 손잡이가 달여 있으며, 쇠붙이나 사기로 만든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풀이에도 그렇게 해 놓았듯이 우리가 술을 담으면 ‘술주전자’라고 하고 물을 담으면 ‘물주전자’라고 하는데 한자 풀이에 ‘술 주(酒)’가 들어 있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뒤에 있는 ‘전자(煎子)’도 ‘그릇’이라는 뜻으로 두루 쓰이는 한자라면 또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그렇지도 않기 때문에 소리가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76 들피지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피지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굶주려서 몸이 여위고 쇠약해지다'라고 풀이를 하고 "한 육십쯤 되었을까 허리가 구붓하고 들피진 얼굴에 좀 병신스러운 촌뜨기가 하루는 군복을 벗고 몸을 검사시키는데 유달리 몹시 떤다."라는 김유정의 '금'에 나온 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굶주려서 몸이 여위고 기운이 쇠약해지다'라고 풀이를 하고 "허리가 구붓하고 들피진 얼굴의 노인 하나가 슬그머니 대합실로 들어섰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이 두 가지 풀이를 놓고 '들피지다'의 풀이를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들피지다: 굶주려서 몸이 여위고 여려지다. 사람이 몸이 아파도 살이 갑자기 빠져 여위고 여려지는 때가 있지만 일부러 먹는 것을 가리고 몸을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지고는 하는데 그럴 때 쓸 수 있는 말이지 싶습니다. "그는 어디가 아픈 사람처럼 들피진 몸으로 나타났다." 또는 "그는 여러 날 굶었는지 눈에 뜨게 들피진 얼굴이었다."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몸이 아파서 여리고 아픈 사람을 본 사람이야말로 '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책에서 길을 찾다]3-딴길, 튼튼하면 이기느냐, 한갖, 흐르는 때새(시간)가 참 빠르게 간다는 말을 자주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합니다. 지난 글을 쓴 지가 보름이 다 되었다는 것을 알고 새삼 느꼈습니다. 지난 글에 이어서 오늘도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있는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에 있는 월에서 제 눈에 띈 말들을 가지고 생각해 본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또한 우서운 것은 스승님은 경제학 박사임에도 불구하고 생판 딴길같은 어학을 하시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더라는 분도 많고, 심지어는 글만 가지고 사느냐? 정신만 튼튼하면 이기느냐? 하는 생각을 가지며, 혹시 스승님은 한갖 어학자요, 또는 문약에 흐르는 초라한 선비이신가 하고 걱정하는 이도 많았다. 이런 이들을 위하여서도 이 글을 초하는 바이다. [이극로(2014), 고투사십년, 227쪽.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_유열] 한자말이 곳곳에 들어 있지만 요즘 쓰지 않는 말이 제 눈에는 가장 먼저 들어왔습니다. 바로 '딴길'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딴길'은 요즘 많이 쓰는 '외도(外道)'를 다듬은 말이지 싶습니다. '외도'에 '본업을 떠나 다른 일에 손을 댐'이라는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4-웃음은...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지난 이레(주)에 한국땅집그위일터(한국토지주택공사)에 다녀온 이야기는 했었지? 어제 반가운 기별이 왔단다. 다가오는 열달 하룻날 여는 토박이말 살리기 말나눔 잔치에 도움을 주는 일을 비롯해서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가자고 말이지. 다음 달에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하기로 했으니 또 반가운 기별이 있으면 바로 알려 줄게.^^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웃음은 두 사람 사이를 이어 주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야. 이 말씀은 텐마크에서 태어나 이름을 떨친 피아노꾼이신 빅토르 보르거(게) 님이 남기신 거라고 하는구나. 이 분은 미국까지 건너와서도 널리 이름을 떨치셨는데 우스개와 소리꽃(음악)을 더한 남다른 보여 주기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분이라고 해. 이 말씀을 "웃음은 두 사람 사이를 가장 가깝게 해 준다."라고 뒤친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 두면 좋겠구나. 그리고 이렇게 뒤쳐도 저렇게 뒤쳐도 모두 토박이말로 뒤칠 수 있는 말이라서 더 반가웠단다. 너희들도 느껴봤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누군가를 웃게 만들고 난 뒤나, 다른 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온가을달(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낮에는 더위가 이어지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철이 되었습니다. 지난달이 가을로 들어서는 ‘들가을(입추)’이 있는 달이라 ‘들가을달’이라고 했었는데 이달은 온 누리에 가을이 들어차는 ‘온가을’이 있는 달이라 ‘온가을달’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맑은 날이면 쪽빛 하늘에 풍덩 빠질 것 같다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짙어지는 하늘빛만큼 푸나무 잎도 조금씩 갖가지 빛깔로 물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잠자리에 들 때는 바람틀을 돌려놓거나 이불을 안 덮고 자다가 새벽에는 이불을 끌어 당겨 덮는 사람도 있게 되지요. 이 무렵 부는 건들바람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가을장마’라고 하는 말은 자주 듣고 쓰지만, 이렇게 건들바람이 부는 무렵에 찾아오기도 하는 장마를 ‘건들장마’라고 한다는 것을 아시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건들바람과 함께 우리 눈과 마음을 맑혀 주는 꽃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코스모스’라고 부르는 ‘살사리꽃’입니다. 흐드러지게 핀 살사리꽃을 보러 일부러 길을 나서는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75 들이울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이울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몹시 심하게 울다'라고 풀이를 하고 "아이는 장난감 비행기를 사 달라고 떼를 쓰며 들이울었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몹시 심하게 울다'로 풀이를 하고 "아이가 들이우니 아이 아빠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아이를 달랜다."를 보기로 들어 놓았습니다. 두 풀이에 나오는 '심하다'는 말이 '정도에 지나치다'는 뜻이니까 '몹시 지나치게 울다'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쓰는 '되다'를 써서 '몹시 되게 울다'라고 풀이를 해도 되지 싶어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들이울다: 몹시 지나치게(되게) 울다. 이 말을 쓴 보기를 보면 아이가 그냥 우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이 놀라울 만큼 세게 우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보니 아주 어릴 때 울었다 하면 들이울뿐만 아니라 잘 달래지도 않아서 둘레 어른들께서 데리고 집으로 가라고 할 만큼 한 울음 했던 사람이 생각이 납니다. '울지 말고 말로 하렴'이라는 책을 많이 읽어 주어서 그런지 말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14 지난 이레(주)에 여름 말미가 끝나고 새로운 배때(학기)가 비롯되었습니다. 튼튼하게 말미를 잘 보내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와서 자리에 앉아 있는 배움이들에게 반갑고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동안에도 기쁜 마음으로 잘 보내자는 입다짐과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그 동안 토박이말바라기에도 반가운 일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진주와이엠시에이와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진주시에 토박이말 한뜰(공원)을 만들었으면 하는 뜻을 말씀드렸는데 좋은 말갚음이 왔습니다. 진주시, 진주교육지원청, 진주와이엠시에이,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운힘다짐(업무 협약)을 하고 평거동 녹지공원을 토박이말 한뜰(공원)으로 꾸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진주와이엠시에이에서 꾸리는 경남녹색구매지원센터와 함께 한글날을 맞아 한글학회 진주지회와 함께 토박이말로 된 일터와 팔몬(상품)을 뽑아 보람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이름 뽑기도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 한글학회 진주지회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낫날(목요일) 뜻 깊고 값진 만남이 있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정관 부사장님과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74 들무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무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뒷바라지에 쓰는 물건'이라는 뜻과 '어떤 일에 쓰는 재료'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어떤 일이나 사람을 뒷바라지하는 데 쓰이는 물건'이 바탕뜻(기본의미)이고 '무엇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라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곳 다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고 따로 올림말로 올려 놓았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남의 막일을 힘껏 도움'이라고 풀이를 해 놓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궂은일이나 막일을 힘껏 도와줌.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풀이를 하고 "함안댁은 그 마을에서 온갖 일의 들무새였다."는 보기월을 보여 주었습니다. 두 가지의 풀이를 가만히 보니까 '어떤 일이나 사람을 뒷바라지 하는 데 쓰는 몬(물건)'이 바탕뜻(기본의미)이고 '어떤 일이나 무엇을 만드는 데 쓰는 감(재료)'라는 뜻으로 그 뜻이 넓어져서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궂은일이나 막일을 힘껏 도와 줌. 또는 그런 사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3-누군가를 아끼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을 품고 있다면 뜻한 바를 이룰 것이다."야. 이 말씀은 미국에서 가락글지은이(시인)자 광대(영화배우)이면서 한배곳 갈침이(대학 교수)이기도 했던 '마야 안젤루' 님이 남기신 거라고 해. 사람이 사랑에 쉽게 빠지기도 하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가 또 싫어졌다는 말을 하는 것을 더러 보거나 들었을 거야.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우러나오는 아끼는 마음을 오랫동안 품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말씀이지 싶구나.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무슨 맞값(대가) 없이도 그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해 줄 수 있다는 거지. 그런 마음이 없을 때는 내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해 주었는가에 비추어 나한테 돌아오는 그 무엇을 바라게 되고 그것이 없을 때는 많이 서운해 하곤 하지. 다른 사람을 마주하는 내 마음이 어떤지는 내가 하는 짓(행동)에 그대로 드러나게 되어 있어.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도 마찬가지일 거야.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무엇보다 그것(사람 또는 일)을 아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