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12 어제 아이들과 1배때(학기) 마지막으로 만났습니다. 여름 말미(방학) 동안 튼튼하게 그리고 즐겁게 잘 지내다 2배때를 비롯하는 날 웃으며 만나자고 했습니다. 저도 아이들 배움을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잘 갖춤을 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못하고 도움을 많이 받아서 한 배때를 잘 지낼 수 있게 해 준 한배해 갈침이들(동학년 선생님들)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2배때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토박이말을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길을 마련하자는 뜻으로 말나눔 잔치(학술 발표회)를 하기로 하고 함께해 줄 분들께 기별을 드렸습니다. 함께해 주시기로 한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이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님께서 함께해 주시기로 해서 아주 든든하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갖춤(준비)을 잘해서 나라 갈배움길(국가 교육과정)에 토박이말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만듭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56부터 60까지와 토박이말 노래, 옛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쇠날 이레말 4 [삶말/사자성어] 개점휴업 개점휴업 상태이다 → 파리를 날린다 / 조용하다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시기를 보냈고 → 빈가게와 같은 나날을 보냈고 개점휴업(開店休業) : 개점을 하고 있으나 장사가 잘되지 않아 휴업한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 장사가 잘 안 될 적에 흔히 “파리를 날리다”라 해요. 우리는 ‘파리날리다’를 새말로 지을 만합니다. 수수하게 “장사가 안 되다”라 할 만하고, ‘조용하다·고요하다’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빈가게·빈집’으로 나타내기도 하고요. ㅅㄴㄹ 파트너를 잃고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자 → 짝꿍을 잃고 빈집이 되자 → 짝지를 잃고 고요한 나날이 되자 《다시 일어선다는 것》(이태범, 다산북스, 2007) 36쪽 하루에 한 명도 손님이 없는 개점휴업의 시간 동안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64 두리기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두리기'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크고 둥근 상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으나 보기월은 없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 두리반에 음식을 차려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일'이라고 풀이를 하고 "빵들을 좋아한다니 한 쟁반 두리기로 내다 주면 시커먼 볼따구니가 미어져라 욱여넣겠군."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뜻풀이를 보고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두리기: 크고 둥근 상(두리반)에 먹거리를 차려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음. 또는 그런 일. 이처럼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은 '두리'라는 말을 알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두리'는 '둘레'와 뜻이 같은 말입니다. 다시 말해 '둘레'와 '두리'는 뿌리가 같은 말로 같은 뜻인데 그 꼴이 다른 것이지요. 이런 것을 알면 위에 나온 '크고 둥근 상'을 '두리반'이라고도 하고 '두레반'이라고도 하는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레방석'과 '둘레방석'이 같은 말인 것도 같은 까닭이랍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을 함께하는 모임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7-얼굴을 들어...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무더위가 이어지더니 오란비는 끝이 났다는구나. 이제부터 그야말로 불볕더위가 이어질 거라고 하는데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까지 더 널리 퍼져서 걱정이다. 아들이 있는 곳에는 걸린 사람들이 자꾸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걱정이다만 지킬 것들 잘 지키고 입마개 잘 끼고 다니기 바란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얼굴을 들어 해를 보라. 그리하면 그림자는 뒤로 물러날 것이다."야. 이 말씀은 미국의 연설가면서 작가로 널리 알려진 지그 지글러 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구나. 너희들은 이 말씀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한데 나는 끊임없이 좀 더 높은 곳, 더 나은 곳을 보며 그쪽으로 나아가라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해가 떠 있는 낮 동안 하늘이 아닌 땅을 보고 있으면 늘 내 그림자를 보게 되는데 얼굴을 들어 해를 보면 내 그림자는 내 뒤로 간다는 것은 누구나 알 거야. 뭐 그리 남다른 겪음(경험)도 아니고 해 보면 바로 알게 되는 이런 참일(사실)을 가지고 그렇게 말씀을 하신 걸 보면 왜 이름이 널리 알려지셨는지 알 것 같았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물날 이레말 - 한자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보 情報 관광 정보 → 구경거리 / 구경길 / 구경감 생활 정보 → 살림길 / 살림결 / 살림거리 / 살림감 정보가 누설되다 → 얘기가 새다 다양한 정보가 있다 → 온갖 이야기가 있다 정보를 제공하다 → 두루 알려주다 정보를 수집하다 → 이모저모 모으다 정보를 교환하다 → 이것저것 나누다 출동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 떠났다는 말이 들어왔다 전혀 엉뚱한 정보가 날아왔다 → 아주 엉뚱한 말이 날아왔다 ‘정보(情報)’는 “1. 관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 또는 그 자료 2. [군사] 일차적으로 수집한 첩보를 분석ㆍ평가하여 얻은, 적의 실정에 관한 구체적인 소식이나 자료 3. [정보·통신] 어떤 자료나 소식을 통하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손빛 얼마 앞서까지 모든 일이며 살림을 누구나 손으로 했습니다. 손수 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굳이 손일(수작업) 같은 낱말을 쓸 일이 없이 ‘일 = 손일·몸일’이기 마련이었습니다. 이제 손수 일하지 않는 일이 늘 뿐 아니라, 사람이 일하지 않기에 ‘손내림’으로 커피를 마련한다든지 ‘사람일’처럼 갈라서 말할 자리가 생깁니다. 여기에 얼굴을 안 마주하고도 일하거나 어울리는 ‘누리판’이 태어납니다. 누리그물로 글월을 띄우면, 누리글월(이메일·전자우편)은 곧장 날아간다지요. 언제 닿으려나 속태울 일이 없어요.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애태울 일이 없이 어느새 다다릅니다. 곰곰이 보면 옛날에는 마음으로 사귀고 만나며 어울렸기에, 먼곳에서 사는 이웃이나 동무하고 모처럼 만나면 반갑고 손님을 살뜰히 여겼을 텐데, 오늘날에는 누리집에서 너무 손쉽게 만나고 말을 섞으며 외려 벌컥하거나 골을 내거나 마음을 바득바득 가는 일이 불거지기까지 합니다. 쉽게 띄우고 받으면서 쉽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내리 스스로 즐기는 길이라면 끊임없이 갑니다. 스스로 즐기지 않는다면 얼핏 꾸준히 가는 듯해도 이내 지치거나 나가떨어지는구나 싶어요. 뿌리를 내린 풀꽃나무가 줄기를 기운차게 올리는 마음을 헤아려요. 즐겁게 피어나서 반가이 비바람해를 머금으려는 풀꽃나무 숨결이 아니라면 줄줄이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한결같이 나아가고 싶다면 노상 푸른들넋이면서 내내 파란하늘빛이어야지 싶어요. 마음이 흐트러진다면 쉬잖고 가던 길을 멈추기로 해요. 어지러운 눈빛으로는 내도록 나아가지 못합니다. 까맣게 타들어간 마음을 다독여요. 매캐하게 들러붙은 티끌은 떨어내요. 뒤숭숭한 발걸음은 그치고, 새록새록 돋아나는 풀잎처럼 싱그러이 눈을 밝혀요. 죽은 눈빛으로는 죽은말이 불거지고, 싱그러운 눈망울로는 삶말이 자라요. 옛말을 곁에 놓고서 새말을 다스리지요. 지난말을 길잡이 삼아 오늘말을 줄줄이 지어요. 밤낮으로 흐르는 바람은 온누리를 시원스레 어루만집니다. 아침에 다시 뜨는 해는 푸른별을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5] 단감 우리 마을 감은 씨가 없다. 납작하고 껍질이 얇은 감은 찬감이라 하고 길쭉하고 두꺼운 감은 도감이라 했다. 도감은 붉게 익혀서 먹고 찬감은 곶감으로도 말리기도 하고 삭힌다. 마구간을 가운데 두고 방이 둘인데 하나는 할아버지 방, 또 하나는 고추를 말린다. 켜를 올리고 그물 틀에 익은 고추를 골고루 널어서 연탄불에 며칠을 굽는다. 두 화로가 활활 타니 굴이 아주 뜨겁다. 학교 마치고 집에 오면 혼자이다. 집 뒤 감나무에서 땡감을 서넛을 땄다. 그릇에 물을 담고 굵은 소금을 넣은 뒤 고추 굴 문을 열었다. 뜨거운 바람이 얼굴에 스치자 따갑다. 매캐한 고추 냄새가 목구멍으로 들어오자 숨도 막혔다.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숨을 멈추고 그릇을 밀어 넣는다. 맨살인 팔이 뜨거워 깊숙이 밀어 넣지 못해 문 앞에 두고 재빨리 문을 닫았다. 이튿날 감이 잘 삭았을까 깨물어 보면 떫다. 다시 하룻밤 더 두고 틈나면 문을 여느라 뜨거운 김만 뺐다. 어머니는 처음에 큰 그릇에 나처럼 담다가 비닐에 싸서 아랫목에 묻는다. 조금 떫어도 단맛이 돈다. 어머니는 이내 먹을 감은 연탄불에 삭히고 아랫목에 묻고 한두 달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4] 고욤 고욤나무는 나뭇가지가 높아 어린 우리는 좀처럼 손이 닿지 않는다. 고욤은 겨울이면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새참이다. 열매가 은행알만큼 작은데, 빛깔이 짙으면 더 달다. 작은 열매는 씨로 가득하고, 이 씨는 납작하고 굵다. 하나씩 입에 넣고 오물오물 빨아들인 다음에 휙 날린다. 말랑하고 빛깔이 검붉으면 하나씩 따먹었다. 가지를 꺾어 겨울날 빈 방에 넣어 두면 고욤도 꽁꽁 얼어 씨가 달라붙은 만해 깨물어 먹는다. 어머니는 가을에 고욤을 낫으로 베지만 단지에 담아 꼭 묶어 둔다. 한참 지나 뚜껑을 열면 쫀득하고 조청같이 달아 한 숟가락씩 떠먹는다. 우리는 겨울에 간식으로 고욤하고 김치하고 배추 뿌리와 고구마를 먹는다. 감처럼 고욤도 많이 먹으면 똥구멍이 막힌다고 했다. 우리 집은 이웃마을 불래에 고욤나무가 있었다. 고욤나무에 감나무를 꺾어서 가지를 붙이면 감이 열렸다. 접을 붙여서 감나무가 많았을까. 큰고욤나무에 작은 열매가 주렁주렁 맺으니 감나무가 되면 고욤 몇 곱이나 커다란 감을 먹겠지. 감나무 가지 하나로 어떻게 고욤나무 감이 열릴까. 한 나무 가운데 밑에는 감이 열리고 위에는 고욤이 열릴까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풀꽃나무 이야기 43] 냉이 냉이를 며칠 묵혔더니 새싹이 났다. 무르고 검은 잎과 발갛게 익은 잎을 뗀다. 어린 날에는 냉이에 새싹이 나도록 두지 않았다. 냉이를 캐면 바로 먹었다. 설 쇠고 나면 산비탈 밭에 냉이가 올라왔다. 바가지하고 호미를 들고 목골이나 도빠골 잎새밭에 간다. 우리 밭은 아니지만, 파릇파릇하면 캔다. 우리는 냉이를 ‘날새이’라 하고 달래는 ‘달새이’라고 했다. 이랑에 냉이가 흙에 납작하게 붙어 잎을 펼쳤다. 냉이하고 닮은 풀을 보면 헷갈린다. 냉이는 잎이 더 가늘고 살짝 물들었다. 내가 캔 냉이로 어머니는 된장을 끓이는데, 어머니는 ‘장 찌진다’는 말을 쓴다. 냉이는 된장에 넣고 콩가루에 묻혀 국을 끓이고 삶아서 무침으로 해 먹는다. 겨울이라 일거리가 없는 마을 사람은 떼를 지어 캐러 다닌다. 그렇지만 우리 어머니는 냉이를 일삼아 캐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집보다 고추를 많이 심는다. 봄부터 고추작대기를 다듬는다. 망치 날로 작대기 끝을 돌리면서 뾰족하게 깎는다. 고추가 쓰러지지 않게 흙바닥에 꽂아 고추가 자라면 넘어지지 않게 묶는다. 그래서 새봄에도 바빠 냉이는 오다가다 캔다. 냉이는 겨울 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