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이름꽃 우리는 스스로 높이거나 낮춥니다. 남이 우리를 높이거나 낮추지 못 합니다. 저이가 우리를 놈팡이라 부르기에 우리가 놈팡이일 까닭이 없어요. 이웃한테 꽃나래를 펴지 않는 마음인 그이 스스로 놈팡이일 뿐입니다. 그사람한테 그님이라 부르더라도 그쪽 사람이 그님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분 스스로 님인 줄 깨닫고 받아들일 적에 비로소 그이는 그님입니다. 남이 마련한 꽃길을 걷기에 꽃자리이지 않습니다. 모든 꽃길도 가싯길도 우리가 스스로 냅니다. 길잡이란 따로 없어요. 누구나 스스로 길잡이입니다. 알아보려는 사람이 별빛을 읽어 길을 찾습니다. 생각해 봐요. 별은 늘 그곳에 있으나, 별을 알아차리지 않으면 길잡이별로 삼지 못 해요. 저는 아이들한테 낮춤말이나 막말을 안 씁니다. 아이한테도 동무한테도 누구한테도 높임말을 써요. 풀꽃나무하고 풀벌레한테도 다 다른 이름꽃을 밝힐 높임말을 씁니다. 우리는 서로 꽃낯으로 마주할 빛줄기입니다. 한 발짝 다가서 보면, 발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말많다 어릴 적 이야기를 해본다면, 1980해무렵(년대)을 어린이로 보내는데 둘레 어른들이 “사내놈이 뭔 말이 많아? 고추 떨어진다!” 하면서 ‘수다 = 가시내’로 몰아붙이고 ‘사내는 점잖게’ 있어야 한다고 꾸짖고 숱하게 꿀밤을 먹이더군요. 지난날 어른이란 분들은 순이돌이가 사이좋게 얘기를 펴면서 생각을 나누고 슬기롭게 일을 풀어나가도록 북돋운 일이 드물어요. 집안기둥이라는 사내(아버지·할아버지)가 밀어붙이기 일쑤였어요. 함께짓는 집살림이라면 서로서로 사랑을 바탕으로 손짓기를 할 적에 즐거우면서 아름답습니다. 말이 좀 많은들, 시끌시끌한들, 북적북적 떠들썩한들 대수롭지 않습니다. 한집을 이루어 살아가는 길이란 서로 따사로운 품으로 자라난다는 뜻이라고 여겨요. 차근차근 엮고 기쁘게 나누고 가만가만 짜면서 웃음잔치로 노래하는 하루이기에 왁자지껄하게 ‘우리 집’이라고 말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손수 가꾸며 빛나는 둥지입니다. 나란히 돌보며 눈부신 보금자리입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우리말씨 우리가 쓰는 ‘우리말’은 다른나라에서는 그리 안 쓴다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이웃나라가 쳐들어와서 짓밟은 나날”을 치른 나라라면, 이웃나라가 이녁 말을 쓰도록 억누른 적이 있던 나라라면, 그곳에서도 ‘우리말빛’을 지키려는 물결이 일게 마련이요, ‘우리말씨’를 가꾸려는 마음이 샘솟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지은 글은 ‘훈민정음’이지만 오늘날은 ‘한글’이란 이름을 새롭게 씁니다. 한문으로 지었기에 안 쓰는 ‘훈민정음’이 아니라, 스스로 새꽃으로 피어나서 뒷사람 누구한테나 앞날을 밝힐 빛살로 퍼지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지은 ‘한글’이기에 널리 써요. ‘한’은 우리를 스스로 일컫는 이름이면서 ‘하나·하늘·크다·해·밝다·함께’를 아우르는 낱말입니다. 그러면 ‘한국어’ 아닌 ‘한말’로 짝을 이룰 만해요. 아이한테 물려줄 말을 헤아리면서, 뒷님이 나중에 즐거이 쓸 말을 생각하면서, 오늘부터 주먹짓 아닌 살림빛으로 거듭나는 작은숲이 숨결로 말글을 돌본다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숲노래 우리말 말 좀 생각합시다 25 알다 어릴 적에 집에서 어머니가 저한테 “‘이해’했니?” 하고 물은 적이 없다고 떠올립니다. 어머니가 저한테 물을 적에는 언제나 “‘알’았니?”라 하셨어요. 마을에서 다른 어른도 으레 “알았니? 몰랐니?” 하고 물었습니다. 어린 우리도 동무하고 “알았어? 몰랐어?”나 “알아들었어? 모르겠어?” 하고 물었지요. 그런데 배움터(학교)에서 우리를 가르치는 어른은 집이나 마을에서 마주하는 어른하고 다른 낱말을 썼어요. 배움터에서는 언제나 “이해했니?”나 “이해가 가니?”나 “이해가 안 되니?”라 했습니다. 새뜸(신문)이나 책에서도 ‘알다’보다는 ‘이해하다’라는 낱말을 훨씬 자주 쓴다고 느낍니다. 이른바 ‘정치·경제·사회·문학·종교’라는 곳은 모두 이와 같지 싶어요. 어릴 적에는 왜 집·마을에서 쓰는 말이랑 둘레(사회)에서 쓰는 말이 다른지 잘 모르는 채 지나갔어요. 아리송하구나 싶었어도 이내 잊었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어울빛 스스로 사랑으로 피어나는 사람은 둘레를 환하게 밝히는 빛살을 흩뿌려요. 사랑둥이 곁으로 뒷빛에 빛꽃이 어우러집니다. 바다나 냇물에서 만나는 윤슬은 새롭습니다. 물빛은 이렇게 반짝거리며 노래하는 결을 보여주면서 누구나 어울빛으로 퍼지는 마음을 속삭이지 싶습니다. 어렵기에 엇나갈 수 있고, 버겁기에 비틀거릴 수 있습니다. 손발이 안 맞는다면 어울길이 아닌 비꺽길인 셈이겠지요. 일을 하다 보면 꼬이거나 흔들리기도 합니다. 자꾸 절름거려서 부아가 나거나 불같이 씩씩거리기도 할 텐데, 서두르거나 짜증을 낸대서 일을 풀지는 않아요. 불내림을 해요. 잔불도 다스려요. 한달음에 모둠빛을 이루어도 안 나쁘지만, 우리가 한빛으로 나아가자면 조금 더 느긋할 노릇이에요. 그러나 좀처럼 불길이 안 사그라든다면, 남은불로 고구마를 구워 볼까요. 나머지불로는 모닥불을 삼아요. 추위에 떠는 이웃을 불러 서로서로 이 불빛을 누리면서 엇가락을 조금씩 풀고 맞추어 봐요. 엉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보금누리 한자말로 새말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한자말이 익숙하면 한자말로 지어요. 영어가 익숙한 사람은 영어로 새말을 짓습니다. 벼슬꾼(공무원)이나 글바치(지식인)는 한자말이나 영어로 이름을 지을 만합니다. 이분들은 아이를 수수하게 낳아 돌보면서 쉽게 우리말을 들려주고 나누는 삶하고는 멀거든요. ‘가원(家園)’을 이룬다는 이웃님을 보면서 아름누리나 포근누리라 할 살림집이라는 뜻을 사람들이 얼마나 알아듣겠나 싶더군요. 기름진 밭이면 ‘기름밭’이라 하면 됩니다. ‘옥토’나 “비옥한 토지”라 할 까닭은 없습니다. 기쁘기에 기쁨누리요 기쁜집입니다. 꽃처럼 곱게 누리거나 가꾸는 곳이라 꽃자리요 꽃마을이고 꽃터입니다. 새가 짓는 집인 ‘보금자리’를 포근하거나 아늑하다고 여겨 사람들이 이 이름을 널리 받아들이는데, 숲으로 포근하거나 아늑하다면 ‘보금숲’이라 할 만해요. ‘보금-’을 앞가지로 삼아 ‘보금터’나 ‘보금노래’나 ‘보금책’이나 ‘보금글’처럼 새말을 줄줄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땅벼락 어린이부터 알아듣도록 말을 가다듬자고 하면 “그래도 이런 한자말은 못 고칠 테지?” 하면서 자꾸 따지려는 분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짚자면 못 다듬을 낱말이란 없어요. 스스로 이모저모 살피면 바로 오늘 새길을 열기도 하지만, 열흘 뒤나 열 달 뒤나 열 해 뒤에 두루 품을 만한 낱말을 고루 길어올립니다. 어느 나라 말이든 꽃보따리입니다. 꽃바구니랄까요. 꽃을 담으니 꽃구럭이듯, 스스로 새롭게 가꾸려는 마음이기에 “손수 꽃으로 이루는 꾸러미”로 나아가요. 안 된다는 잣대나 어렵다는 얼개를 들이밀면 스스로 못 해냅니다. “그래도 ‘지진’은 어려울 텐데?” 하고 묻는 분한테 “저한테 묻지 마시고 아이들한테 어떻게 ‘지진’을 풀이해 줄는지 헤아려 봐요. 땅이 흔들리는 결이고, 땅이 울리는 결이잖아요? 그러면 ‘땅흔들’이나 ‘땅울림’이라 하면 되고, 수수하게 ‘흔들리다’나 ‘갈라지다’를 쓰지요. 땅이 벌어져서 무서울 만하니 ‘땅벼락’처럼 지을 만합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나래짓 어릴 적에는 ‘날개’ 한 마디만 썼고 ‘나래’란 낱말은 ‘나래차기’ 같은 이름을 곧잘 들었어요. 다만 어린이로 살던 무렵에는 ‘날개 = 나래’인 줄 몰랐으니, “날듯이 또는 날면서 발로 차기”가 나래차기인 줄 알면서도 두 낱말을 하나로 엮지 못했습니다. 알려주는 어른을 못 만나기도 했습니다만, 나래짓도 날갯짓도 활갯짓도 막히던 지난날이기에 말길도 마구마구 눌린 삶이었다고 느껴요. 오늘날은 우리말을 마음껏 누린다고 합니다. 억지로 한문이나 일본말이나 영어를 쓰라고 마구 윽박지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스스로 살펴서 말을 가꿀 만하고, 얼마든지 생각날개를 펴고 마음나래를 북돋울 만해요. 거리낌없이 누구나 말글을 펼 만한 나날인데, 오히려 이처럼 트이거나 열린 터전에서 우리말로 기쁘게 노는 몸짓보다는 함부로 망가뜨리는 동냥아치 같은 글꾼을 자주 스칩니다. 손수 심어서 지을 수 있는 삶터에서 왜 빌어먹는 글쟁이 노릇을 할까요? 우리 손으로 돌보며 살찌울 수 있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수다잡이 언짢은 일이 있으면 눈썹새를 찡그리는 사람이 있고, 거북하거나 어이없어도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어요. 짜증스럽기에 이맛살을 찌푸려야 하지 않아요. 마음이 맞지 않아서 참 싫다고 생각하느라 저절로 낯빛에 퍼집니다. 뭔가 막힌다 싶을 적에는 모든 일을 그 자리에서 멈추고 일어나서 하늘바라기를 하며 빛물결을 살핍니다. 하늘빛이 빛물결입니다. 구름덩이가 빛꽃물결이에요. 붓을 잡고서 물감을 입혀도 빛그림을 이루지만, 손가락으로 바람에 대고 척척 글을 써 보아도 빛글일 만합니다. 네가 나빠서 어긋나는 결이 있을는지 모르나, ‘네가 나쁘다는 생각을 내 마음바탕에 심은 탓’에 일그러지는 얼개라고 느껴요. 누가 나쁘거나 좋을 수 없습니다. ‘누가 나쁘거나 좋다는 생각’을 스스로 잣대로 세우는 길이지 싶어요. 아직 풀지 못 했으면 느긋이 풀면 돼요. 글감이 아직 안 나와서 붓을 못 놀린다면 바람을 쐬고 풀꽃을 쓰다듬고 씨앗을 묻고 나무를 쓰다듬어 봐요. 수다잡이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24 빈그릇 놓는곳 ‘무상급식’이라는 말을 어른들이 으레 써요. 나라를 이끄는 어른도, 벼슬꾼(공무원)이나 길잡이(교사)인 어른도, 아이를 둔 어른도 이 말을 흔히 써요. 그렇지만 아이들은 이 말을 안 씁니다. 모르지요. 어린배움터에 들고 나서 얼마쯤 지나야 비로소 어렴풋이 생각할 텐데, ‘급식실’이라는 말도 낯설면서 어려울 만합니다. ‘무상(無償)’은 “어떤 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음”을 뜻하고, ‘급식(給食)’은 “식사를 공급함. 또는 그 식사”를 뜻한대요. 낱말책에서 뜻을 살펴도 풀이가 안 쉽습니다. “대가나 보상이 없이 식사를 공급함”이 ‘무상급식’일 텐데, 아이들은 이를 얼마나 알아들을까요.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함부로 쓴다는 대목을 얼마나 알까요. 낱말책에서 ‘급식비(給食費)’를 찾아보면 “식사를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풀이합니다. 이 말도 뜻풀이가 어렵습니다.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