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락가락 국어사전’은 국어사전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낱말풀이를 살피면서 잘못되거나 엉뚱하거나 뒤틀리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대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추스르거나 바로잡거나 고쳐야 우리말꽃을 살찌울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꼭지입니다. 빼앗긴 말을 찾기까지 [오락가락 국어사전 9] ‘때’를 알맞게 살펴서 쓰기 어느 때에 어느 말을 써야 알맞을까 하고 살펴보고 다루어야겠습니다. 우리 낱말책이 제때를 가리는 길을 슬기롭게 밝히지 못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말결을 살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말결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말넋을 찬찬히 가꾸면서, 말길을 새로우면서 곱게 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빼앗다 : 1. 남의 것을 억지로 제 것으로 만들다 2. 남의 일이나 시간, 자격 따위를 억지로 차지하다 3. 합법적으로 남이 가지고 있는 자격이나 권리를 잃게 하다 4. 남의 생각이나 마음을 사로잡다 5. 남의 정조 같은 것을 짓밟다 약탈당하다 : x 약탈(掠奪) : 폭력을 써서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음 빼앗는 일이라면 ‘빼앗다’라 하면 됩니다. ‘약탈’ 같은 한자말은 “→ 빼앗다”로 다루고, ‘약탈당하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나이배기 #동안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토박이말 살리기]1-25 나이배기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흔히 '동안'이라는 말과 아랑곳한 말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배기'입니다. 이 말은 '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데 줄여서 '나배기'라고 합니다. 둘레에 보면 겉으로 보기에 얼굴이 앳되어 나이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가리킬 때 쓸 수 있는 말인데 그런 사람을 다들 '동안'이라고 하니까 '나이배기'라는 말을 듣거나 보기 어려운 게 참일입니다. '동안'은 '아이 동'에 '낯 안'으로 이루어진 한자말로 '1. 어린아이의 얼굴'이라는 뜻도 있고 '2. 나이 든 사람이 지니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뜻하는 말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동안'은 '겉보기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을 뜻하기 때문에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흔히 쓰는 겉으로 보기에는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는데 나이가 많은 사람을 가리킬 때는 '나이배기'라는 말이 더 알맞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설다 - 익숙하지 못하다. ‘설’을 길게 소리 냄. ㉥낯이 설다. ㉥메 설고 물 설은 넘마을. ㉥선 굿쟁이 사람 잡는다. 섧다 - 마음이 답답하고 슬프다. ‘서럽다’와 같은 말. 이름씨는 ‘설움’. ㉥섧고 외로워 못살겠다. 섶 – 섶나무, 잎나무, 풋나무, 물거리 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려 한다. 속다 - 배게 나 있는 것을 군데군데 뽑아 성기게 하다. ㉥오늘 아침 밭에서 솎아 온 열무로 김치를 담갔다. 손어림 - 손으로 쥐어보거나 만져보고 대충 헤아림. (한)손대중. ㉥그이는 어둠속에서 손어림으로 성냥을 찾아 불을 켰다. 솔다¹ - 넓이나 폭이 좁다. ‘너르다’와 맞선말. ㉥저고리 품이 조금 솔다. 솔다² - 헌데나 다친 데가 말라서 굳어지다. ‘솔’을 길게 소리 냄. ㉥그 약을 발랐더니 다친 데가 곧 솔았다. 솟보다 - 몬을 잘 살피지 않고 비싸게 사다. ㉥찬찬히 뜯어보는 바탈이 아니어서 솟보는 일이 가끔 있다. 쇠다 - 끝을 지나쳐서 나빠지다. ㉥감기가 쇤 것뿐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숙다 - 앞으로 기울어지다. ㉥익은 벼 이삭은 절로 숙는다. 숫구멍 - 갓난아기 정수리가 채 굳지 않아서 숨 쉴 때마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좋은말씀 #명언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7- 어느 누구도 어제로...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 어느 누구도 어제로 돌아가서 새롭게 비롯할 순 없지만, 오늘부터 비롯해 새로운 열매를 맺을 순 있다."는 말이야. 이 말은 스위스 신학자 카를 바르트께서 남기신 거라고 하네. 사람들이 살다보면 지난 날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냥 되는 대로 하루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 잘못을 했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지. 누구나 되돌리고 싶은 때나 일이 있기 마련이고 그때를 돌아보고 잘못한 것을 뉘우치는 것은 바람직한 거라고 생각해. 그런 뉘우침을 바탕으로 오늘부터 새롭게 일을 비롯하면 또 다른 좋은 열매를 거둘 수도 있다는 말씀인 거지. 늦었다 싶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잖아?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이제부터 좀 더 슬기롭게 생각하고 조금씩 바꾸고 달라지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룰 살면 좋은 열매를 거둘 거야. 어제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오늘부터 바꿀 수…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내가 사랑하는 아이] 22. 체스 잃어버린 체스를 찾았다. 아들이 여덟 살 적에 설날에 절하고 심부름해서 돈을 모았다. 모은 돈으로 체스를 샀는데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다. 한동안 잊었다. 아들이 열 살 무렵 책상을 옮기다 찾았다. 손바닥 크기에 납작한 체스 상자가 오락기(닌텐도) 칩을 숨겨둔 곁에서 나왔다. 아들은 이름을 겨우 알아내고 두 누나를 꾀어서 체스를 했다. 조금 놀다가 큰누나가 방에 들어갔다. 차츰 밤이 깊어 가자 작은누나도 방에 들어간다. 먼저 들어간 큰누나한테 가서 놀자고 한다. 큰누나가 공부 끝내고 놀아 준다고 해 놓고 못 논다. 아들이 울음을 터트렸다. “나는 집에서도 왕따다. 으앙 으앙 으앙….” 그리고는 울면서 방에 들어간다. 우는 아이를 달래 보려고 뒤따라갔다. 손잡이를 잡고 돌리려는데 안쪽에서 문을 잠그고 또 운다. 이러쿵저러쿵 지치도록 혼잣말을 한다. 문을 두드리며 열어 달라고 아무리 말해도 안 연다. 잔뜩 골이 났다. 아들 방문 앞에 앉았다. 아들은 방에 나는 밖에서 문을 보고 말했다. 둘이 한참을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했다. 여느 날 같으면 끝까지 울음으로 버티지만, 뚝 그쳤다. 그리고 차를…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온봄달 #3월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온봄달(3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온봄달(3월)을 맞아 이 달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을 넣어 글을 지어 보았습니다. 그림과 함께 그대로 뽑아 붙여 놓고 한 달 동안 보고 또 보고 하다보면 토박이말과 좀 더 가까워지지 싶습니다. 지난겨울은 겨울답지 않게 그렇게 많이 춥지는 않았습니다. 봄이 일찍 찾아와서 이른 꽃을 보기도 했지만 때론 소소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꽃샘추위도 있었습니다. 이제 온 누리가 봄으로 가득 찰 온봄달이 되었습니다. 꽃바람과 함께 곳곳에 갖가지 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벌써 꽃이 핀 것도 있고 꽃망울을 맺은 것도 있습니다. 배곳에서는 새배해를 맞아 새로운 만남으로 낯섦과 설렘이 뒤섞여 여러 날을 보내기도 할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배곳에서는 이제 새해를 맞이한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뜸마다 다짐들이 넘쳐 날 때이기도 합니다. 입다짐, 속다짐도 좋지만 글다짐을 해서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것도 좋다고 하니 여러분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짐이 다짐으로 끝나지 않도록 꽃등 먹은 마음을 지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붙다 - 1.어떤 것이 다른 것에 닿아 떨어지지 않다. ㉥발바닥에 껌이 붙었다. 2.떨어져 있는 폭이 좁다. ㉥둘이 붙어있지 말고 떨어져 앉아라. 3.어떤 것이 더해지거나 생기다. ㉥맡긴 돈의 길미(이자)가 많이 붙었다. 4.어떤 버릇이 새로 생기다. ㉥나는 요즘 우리말 익히는데 재미가 붙었다. 5.불이 옮아 타다 ㉥불이 이웃집으로 옮겨 붙었다. 6.물음(시험)에 걸리다 ㉥언니가 서울한배곳(대학교)에 붙었어. 7.한 곳에 쭉 머무르다. ㉥그 아이는 좀처럼 집에 붙어있지 않는다. 8.어떤 것에 딸리다. ㉥요즘은 하나를 사면 또 하나를 붙여준다. 9.다툼이 일어나다. ㉥길거리에 패싸움이 붙었다. 붙박이다 - 한곳에 박혀 있어 움직이지 않다. ㉥늘 집안에 붙박여 있다. 붙이다 - 붙게 하다. ‘붙다’ 시킴꼴. ㉥바람(벽)에 종이를 꼼꼼이 붙여라. 비거스렁이 - 비가 온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일. ㉥몸이 아주 여려져서 비거스렁이에도 추위를 느꼈다. 비기다 - 비스듬하게 기대다. ㉥문에 비겨 서서 저무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비끼다 - 1.비스듬하게 늘어지거나 놓이다. ㉥긴 칼을 비껴 차고 거리를 힘차게 걷다. 2.빛이 비스듬히 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에서 짓는 글살림”은 숲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살림을 짓는 길에 새롭게 맞아들여 누리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짓는 글살림 12. 시골사람이 지은 말 ‘다북지다’ 이웃님이 보내 온 글을 읽는데 ‘설렁하다’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설마 ‘썰렁하다’를 잘못 쓰셨나 하고 바라보았어요. 이러다가 다시 생각합니다. 우리말이거든요.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달라요. 더욱이 우리말은 아랑 어만 다를 뿐 아니라, 아랑 야가 다르고, 어랑 여가 다르지요. 사랑 샤가 다른 우리말이면서, 싸랑 사에다가 쌰까지 다 다른 우리말입니다. 낱말책에서 ‘설렁하다’를 찾아봅니다. 올림말로 나옵니다. 말결로 살피면 ‘설렁하다 < 썰렁하다’인 얼거리예요. 다만 사람들은 으레 설보다 썰을 붙인 ‘썰렁하다’를 쓰지 싶습니다. ‘설렁하다’처럼 살짝 가붓하게 쓰는 분은 드물어요. 말결을 더 살피면 ‘설렁하다·썰렁하다’뿐 아니라 ‘살랑하다·쌀랑하다’가 있어요. 그때그때 느낌이나 기운을 살펴서 온갖 낱말을 쓸 만해요. 어느 때에는 ‘설렁설렁하다’나 ‘쌀랑쌀랑하다’를 쓸 수 있지요. 마음으로 스미는 결을 고스란히 살려서 이야기할 만합니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11 《엄마가 좋아》 정경희 for book 2012.12.4. 《엄마가 좋아》(정경희, for book, 2012)는 ‘엄마라는 삶길’을 어떻게 누리거나 즐겼는가 하는 이야기를 넉넉히 들려줍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어머니나 이웃 아주머니를 떠올렸습니다. 글님은 곁에서 빛꽃을 담아 준 사람이 있고, 책으로 엮어 준 사람이 있어서 ‘엄마살림’을 듬뿍 보여주는데, 숱한 어머니는 ‘엄마실림을 빛꽃으로 담거나 엮어 주는 손길’을 얼마 못 받곤 합니다. 으레 그렇지 않나요? 날마다 차려 주는 밥 한 그릇을 고마이 여기면서 마음뿐 아니라 두 눈 가득 아로새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날마다 입는 옷을 보송보송 건사하는 손길을 눈여겨보면서 몸뿐 아니라 온마음으로 되새기는 사람은 얼마나 되나요? 온누리 모든 딸아들이 어버이 살림살이를 차곡차곡 여미어 책 한 자락으로 꾸리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투박한 바느질도 좋고, 꼼꼼한 뜨개질도 좋습니다. 밥자리가 넘치도록 올린 모습도 좋고, 곁밥 한 가지나 김치 한 접시를 가볍게 올린 모습도 좋아요. 어버이는 아이를 낳아 돌본 삶을 차곡차곡 갈무리해서 책으로 꾸며 내리사랑으로 베풀고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10 《정의의 길, 역사의 길》 김삼웅 철수와영희 2021.2.12. 《정의의 길, 역사의 길》(김삼웅, 철수와영희, 2021)은 두 가지 길을 들려줍니다. 하나는 ‘곧은길·바른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삶길·살림길’이에요. ‘곧다·바르다’를 한자말로는 ‘바르다’로 나타냅니다. 한자말 ‘정의’를 내세운 벼슬아치나 글꾼이 참 많았으나 적잖은 이들은 입발림이나 겉치레나 속임짓을 일삼았어요, 뭇사람 앞에서는 바른 척할 뿐, 속으로는 거짓스럽거나 뒤틀리거나 일그러진 길이었어요. 왜 겉속이 다를까 하고 돌아보면, 이들은 하나같이 삶길이나 살림길하고 등졌더군요. 삶을 삶답게 다스리지 않기에 곧은길하고 멀어요. 살림을 살림다이 가꾸지 않는다면 바른길하고 동떨어집니다. 여린이를 두들겨패거나 괴롭히는 짓을 뒤에서 하되, 앞에서는 얌전하게 구는 이들이 수두룩해요. 위아래로 가르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주먹질이나 막말이 춤춰요. 이웃나라 총칼을 내세워 쳐들어오던 때에 그들은 어떤 이름을 앞세웠나요? 이 나라 사람 스스로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 그들은 어떤 이름을 붙였나요? 앞뒤가 다른 이들은 하나같이 집살림을 안 합니다. 겉속이 어긋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