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7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해마다 이맘때면 여러 날 동안 비가 오래도록 오는 오란비, 장마철인데 올해는 좀 늦게 왔습니다. 오란비가 비롯되면 그야말로 무더위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비가 잦으면 비설거지를 할 일도 잦기 마련이지요. 옛날과 견주어 볼 때 치우고 덮을 게 많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이제 그야말로 온 누리가 더위 누리가 되는 더위달, 7월입니다. 더운 만큼 시원한 물과 바람을 절로 찾게 되는 달이기도 하지요. 이렛날이 ‘좀더위’이고, 스무 이튿날이 ‘한더위’인 것만 보아도 어떤 달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달끝에는 여름 말미를 얻어 바다로 골짜기로 시원함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입니다. 집을 빌려 가는 사람도 많지만 들살이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예 한뎃잠을 자는 사람을 더러 보기도 합니다. 자주 오는 비와 함께 그리 반갑지 않은 것도 찾아오곤 하지요. 이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이 불어서 ‘싹쓸바람’이라고도 하며 커서 ‘큰바람’, 또는 ‘한바람’이라 할 수 있는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 미리 막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오더라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5-기다림은... 여느 해보다 늦게 우리들 곁으로 온 오란비(장마)가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구나. 나라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려 큰물이 지고 논밭이 물에 잠기기도 하고 메무너짐(산사태)으로 집이 묻히거나 부서진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없기를 우리 함께 빌자.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기다림은 더 많은 것을 견디게 하고 더 먼 것을 보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 한다."야. 이 말씀은 살림갈깨침이(경제학자)이자 지음이(작가)이신 신영복 님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구나. 이 말씀을 얼른 겉으로만 보더라도 뭔가 기다리는 것이 있으면 좀 더 멀리 보게 되고 좀 힘들어도 더 오래 참을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싶구나. 그 기다림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바라던 것이라면 더 멀리 보고 , 더 오래 참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더욱이 이 말씀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에 있는 말씀이라고 하니 좀 느낌이 새롭더구나. '어둠'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그 안에서 밝은 '빛'을 생각하시면서 하셨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나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59 돌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돌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자갈이나 돌이 많은 길에 이빨처럼 뾰족하게 나온 돌 조각'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자갈이나 돌이 많은 길에 이가 난 것처럼 뾰족하게 나온 돌조각'이라고 풀이를 하고 "선예는 길을 걷다가 돌니에 발을 차였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면 다른 것은 같은데 앞의 것이 '이빨처럼'이라고 했는데 뒤의 것은 '이가 난 것처럼'이라고 한 것이 다릅니다. 저는 뒤의 풀이가 더 쉽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릴 때 시골 길을 달리다가 돌니에 걸려 무릎과 손바닥이 까져서 많이 아팠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처럼 살다 보면 돌니에 걸려서도 넘어져 무릎을 깨기도 합니다. 흔히 자주 쓰는 '돌뿌리'는 대중말(표준말)이 아니고 '돌부리'가 대중말이라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입니다. '돌부리'의 '부리'는 새 따위의 주둥이를 가리키기도 하고 '어떤 몬(물건)의 뾰족한 끝'을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제 느낌에 '돌부리'보다는 '돌니'가 더 작은 것을 가리키는 말로 알맞지 싶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노래에서 길을 찾다]13-오늘도 사랑해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오늘도 사랑해'입니다. 이 노래는 '공주의 남자'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로 최갑원 님의 노랫말에 김도훈 님이 가락을 붙이셨고 백지영 님이 불렀습니다. 저는 안 봐서 잘 모르는데 찾아 봤더니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슬픈 사랑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지난일(역사)을 배울 때 다들 들어 보셨을 수양대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을 많이 흘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노랫말을 봐도 안타까운 사랑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데도 만질 수가 없고 그 뒤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어서 슬프고 늘 그늘진 곳에서 그늘진 얼굴로 운다는 것입니다. 뒤에 있기 싫고 옆에 있고 싶은 마음과 그런 날이 얼른 오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사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랑에 힘이 든다는 말이 더 슬프게 합니다. 노랫말 가운데 '항상,' '내일', '매일,' '원하는'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항상'은 '늘', '매일'은 '날마다', '원하는'은 '바라는'으로 바꿔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살리기]1-58 독장수셈 여느 해보다 늦게 찾아온 오란비(장마)가 다음 이레부터 비롯된다고 합니다. 바로 아제(내일)부터 동이비가 쏟아지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이말은 '독장수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계산을 하거나 헛수고로 애만 씀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도 '실현성이 전혀 없는 허황된 셈이나 헛수고로 애만 쓰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 100평 밭에 고추를 심으면 얼마를 수확해야 한다는 식의 독장수셈을 하면 농약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면 앞의 풀이도 거의 비슷하고 뒤에 나오는 "옹기장수가 길에서 독을 쓰고 자다가 꿈에 큰 부자가 되어 좋아서 뛰는 바람에 꿈을 깨고 보니 독이 깨졌더라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는 것도 거의 비슷한데 한쪽에는 보기월이 없는 것이 다릅니다. 비슷한 말에 '독장수구구'라는 말도 있고 '옹산(甕算)'이라는 말도 있다는 것을 알려 주지만 '독장수셈'이 더 알기 쉬운 말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57 도련 온여름달(6월)이 끝나고 더위달(7월)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고 저는 땀과 더욱 더 사이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도련'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저고리나 두루마기 자락의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어머니는 저고리 도련을 잡아당겨 매무새를 가다듬으셨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자락의 맨 밑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그녀의 짧은 저고리 도련의 밑으로 늘어진 빨간 댕기가 춤을 춘다."를 보기로 들어 놓았습니다. 풀이를 견주어 보면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맨 밑'을 더한 것 말고는 거의 같은데 이게 있으니 뜻이 좀 더 밝아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보기를 보시면 알겠지만 꼭 우리 옷을 가리키는 이름인 저고리, 두루마기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가 입는 윗도리의 가장자리를 가리키는 말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자리'가 없는 옷이 없으니 말입니다. "윗도리 도련에 때가 많이 묻어서 빨아야겠다."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이 들어 있는 말로 '앞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켜 북돋우는 뜻으로 알려 드리고 있는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또 좋아해 주시며 둘레 분들에게 나눠 주시는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토박이말을 처음 보기 때문에 낯설기도 하고 또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우리 삶과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되풀이해서 보고 또 글을 쓸 때나 말을 할 때 떠올려 쓰다보면 우리 삶속으로 들어오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 살리기 1-6에서 1-10까지에 나왔던 귀맛, 귀살쩍다, 귀썰미, 귀잠, 그늑하다를 넣어 만든 움직그림입니다. 보면서 뜻과 보기월을 다시 익혀 보시고 또 삶 속에서 떠올려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4해 들봄달 하루 한날(2021년 2월 1일) 바람 바람.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4-낮에 꿈꾸는 사람은... 오란비(장마)철도 아직 아닌 것 같은데 흐린 날이 잦구나. 그렇다고 비가 오는 것은 아니라서 많이 덥지 않고 좋지만 햇볕을 쬐야 할 것들이 아쉬워하는 것 같긴 하다. 해가 나오는 날도 햇볕을 쬐는 날이 거의 없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 나도 그렇고 너희들도 함께 아쉬워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낮에 꿈꾸는 사람은 밤에만 꿈꾸는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많은 것을 알고 있다."야. 이 말씀은 미국 사람으로 소설을 쓰는 사람 가운데 널리 이름을 알린 에드거 앨런 포 님께서 남기신 거라고 해. 밤에 꾸는 꿈은 내 뜻과 아랑곳없는 것일 뿐이지. 말할 것도 없이 꿈을 꾸면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잠을 깨고나면 머릿속에서 흩어져 버리고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을 때가 많고. 하지만 우리가 깨어 있는 낮동안 꾸는 꿈은 다르지. 낮에 꾸는 꿈은 우리를 움직히게 만들고 그런 움직임은 어떤 것이든 열매를 낳게 되고 말이야. 아마 그것을 이름하여 꿈을 이루었다고 할 거야. 이 말은 사는 동안…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거위 실거위 붙어살이벌레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5쪽부터 5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5쪽 둘째 줄에 있는 “찬물이나 날 음식을 함부로 먹지 말자.”에서 ‘음식’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 나온 ‘날-’은 오늘날에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고기’를 이야기할 때 ‘생고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말은 ‘날고기’라는 뜻이니까 ‘날고기’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56쪽에도 ‘날고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옛날에는 두루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우리 몸에 기생하는 벌레는 거의 다 음식물에서 오는 것이다.”도 ‘기생하다’와 ‘음식물’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입니다. 여기서 ‘기생하는 벌레’는 아래에 나오는 ‘기생충’을 좀 쉽게 풀어 쓴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기생충(寄生蟲)’을 가리키는 ‘붙어살이벌레’라는 토박이말을 썼으면 더 쉬운 풀이가 되었지 싶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거위’는 ‘회충(蛔蟲)’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고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10 내가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을 두고 마음을 쓰고 아파하거나 다른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저도 그런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일에 마음을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고 마음을 다잡곤했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땅이름갈모임 말나눔잔치(지명학회 학술발표회)에 함께했습니다. 한곳에 모이지 못하고 누리(온라인)모임을 했는데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토박이말 땅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더 나아가 그런 날을 앞당기려면 어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여는 것이 먼저라는 데까지 뜻이 모아질 수 있도록 제가 더 힘을 써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 다짐을 되새기며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만들어 봅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46-49까지 낱말과 빨래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에 나온 토박이말을 보태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첫소리 실마리만 보고 토박이말 떠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