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노래에서 길을 찾다]10-얼마나 좋을까 어제 아침에는 밤새 비가 내려 땅이 젖어 있었습니다. 바람까지 불어서 시원함을 넘어 서늘한 느낌이었습니다. 고운빛꽃배곳(충무공초등학교)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 아이들이 널알리기(캠페인)를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날씨도 그리 좋지 않고 여느 날보다 이른 아침에 나올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서 배곳으로 갔습니다. 와서 보니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배곳으로 오는 아이들을 보고 "토박이말을 살립시다."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널알림감 만드는 것부터 하는 날을 잡는 것까지 다 푸름이들이 슬기를 모아서 했기 때문에 여러 모로 모자람이 없지 않았지만 스스로 그렇게 나와 널알리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추어 올려 주고도 남을 만했습니다. 모자람들을 채워 좀 더 나은 널알리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밝은 얼굴과 토박이말을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저를 절로 웃음 짓게 했습니다. 그런 마음이 그것을 본 많은 아이들에게도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그런 제 마음을 담은 듯한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얼마나 좋을까'라는 노래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가고리(고구려)에서 소수림 임금 두해(372해)에 쫑궈 전진을 따라 태학을 세우고 한자와 한문을 가르친 것이 우리 겨레 첫 배곳이라고 한다. 그 뒤 시라(신라)와 온다라(백제)도 쫑궈 당나라를 따라 대학을 세워서 한문과 한자를 가르쳐 한자를 익힌 사람들을 벼슬아치로 뽑아 썼고..... 그 뒤 고리(고려) 때 국자감, 조선 때 성균관을 세워 똑같이 한자와 한문을 가르치고 이것을 깨친 사람들을 뽑아 나랏일을 맡겼다. 제 겨레말을 가르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오직 한자와 한문을 가르치다 보니 나라힘과 겨레힘은 여릴 대로 여려져 끝내는 섬나라 종살이까지 하게 되었다. 또 종살이 때는 왜사람들이 학교를 세워서 왜말을 가르치고 그것을 깨친 사람들을 써서 나라를 다스렸다. 이 흐름은 오늘에까지 이어져 학교에서는 내내 한글왜말을 가르치느라 우리말은 가르칠 엄두조차 못낸다. 그러니, 학교를 안가면 모를까 다녔다 하면 왜말을 으뜸으로 배워서 끝내 온 겨레가 누구나 왜말을 쓰고 사는 누리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고 배우게 하려면 학교는 모두 문을 닫고 배곳을 새로 열고, 국어라는 이름을 붙인, 왜말을 가르치는 일은 그만두고 나라말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죽음'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한 달 앞쯤 집 앞에서 동무와 놀던 젊은이가 갑자기 목숨을 잃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서 마음껏 슬퍼하지도 못하는 어버이를 생각하면 더 안타까운 요즘입니다. 이런 때에 죽음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아보면서 살아 있음이 얼마나 값지고 고마운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가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죽고 사는 것’을 한자말로 ‘생사(生死)’라고 한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생사’를 토박이말로는 무엇이라고 하는지 아는지 물으면 어떤 말씀들을 하실까요? 둘레 분들에게 물었더니 ‘삶과 죽음’이라고 하거나 ‘죽고 사는 것’이라고 풀어 주는 분들이 많긴 했습니다. 하지만 ‘생사’를 많이 쓰다 보니 다른 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죽고 사는 것’ ‘죽음’과 ‘삶’을 아울러 이르는 토박이말로 ‘죽살이’가 있습니다. 이 말은 ‘죽+살+이’의 짜임으로 ‘죽다’의 줄기 ‘죽’과 ‘살다’의 줄기 ‘살’을 더한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과 삶이라는 뜻도 바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9-쉬운 일을 어려운 일처럼... 날씨가 갈수록 더위지는 것을 몸으로만 느끼는 게 아니라 눈으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하는 일도 있더구나. 요즘 아이들이 말로 하는 것을 넘어 몸으로 부딪히는 것을 보면 날이 더워서 그런가 싶기 때문이지. 우리 아들, 딸은 요즘 마음 날씨, 마음씨가 어떤지 궁금하구나. 늘 하는 말이지만 좋은 생각, 좋은 말을 될 수 있으면 많이 하면서 지내고 있을 거라 믿는다. 오늘 알려 줄 좋은 말씀은 "쉬운 일을 어려운 일처럼, 어려운 일을 쉬운 일처럼 맞아라. 앞의 말은 제믿음이 잠들지 않게, 뒤의 말은 제믿음을 잃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야. 이 말씀은 스페인 예수회 사제이자 신학교수였던 발타사르 그라시안 님께서 남기신 거라고 하는구나. 흔히 말하는 '자신감'을 갖고 살라는 뜻을 담은 좋은 말씀 가운데 으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말이지. 앞서 했던 말을 되풀이한다는 느낌도 있지만 우리가 살다보면 '나를 가장 사랑해 주고 믿어 줄 사람은 나'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고 또 남한테도 하게 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 하지만 여느 때에는 그런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48 던적스럽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던적스럽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하는 짓이 보기에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다.'라고 풀이를 하면서 "그의 행동은 던적스러워서 괜히 꺼려진다."는 보기월을 보였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사람이나 그 말, 행동이)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다.'라고 풀이를 하고 "제발 던적스럽게 치근거리지 마라."는 보기월을 들었습니다. 두 풀이를 보면 이 말은 '사람이나 사람이 하는 말과 짓이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치사하다'가 '말이나 짓이 쩨쩨하고 남부끄럽다'는 뜻이니까 다음과 같이 풀이를 해 보았습니다. 던적스럽다: 사람이나 사람이 하는 말과 짓이 쩨쩨하고 남부끄러우며 더러운 데가 있다. 뜻을 알고 보면 이런 말을 안 쓰면 좋겠는데 가끔은 던적스러운 일을 겪기도 합니다. 흔히 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하다는 말이 이어져 나오곤 하는데 이런 말을 써야 할 때 '던적스럽다'를 떠올려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늘 보거나 듣던 말이 아니라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신다는 것 잘 압니다. 하지만 이 낯섬과 어려움을 못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47 더덜뭇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더덜뭇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결단성이나 다잡는 힘이 모자라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보기월로 "그는 더덜뭇하여 맺고 끊는 맛이 없다."를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결단성이나 다잡는 힘이 약하다'로 풀이를 하고 있고 보기월은 없네요.. '결단성(력)'이라는 것이 '맺고 끊고 힘'을 나타내고 '약하다'는 말은 '여리다'와 비슷한 말이니까 저는 '더덜뭇하다'를 '맺고 끊는 힘, 다잡는 힘이 모자라다(여리다)'로 풀이를 해 보았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흔히 쓰는 '결단력이 모자라다, 결단력이 부족하다'를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다보면 다른 사람이 해 달라는 일을 마다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일에 치여서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지 싶습니다. 일이 많은 것은 제가 더덜뭇한 것도 한 몫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더덜뭇하다'는 말을 보시고 어떤 일이 떠오르시는지요?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18-가지고 있는 어떤... 엊그제 내리는 비를 두고 여름을 재촉하는 비라고 했었는데 어제 또 비가 내리더구나. 어떤 사람은 오란비(장마)가 일찍 찾아온 것 같다고도 하더라만 그건 아닌 것 같고. 비가 그치면 내 말대로 여름 못지 않게 더울 거라고 하는 기별이 들리는 것을 보면 말이야. 어제 앞낮까지는 문을 닫아 놓으면 더워서 열라고 했었는데 뒤낮에는 밖에 나가니 팔이 시린 느낌이 올 만큼 날씨가 서늘하지 뭐니. 바람막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해 봤지만 쓸모가 없더라. 너희들은 어떻게 떨지 않고 잘 보냈겠지?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가지고 있는 어떤 재주든 부려라. 노래를 가장 잘하는 새들만 지저귀면 숲은 너무도 고요하고 쓸쓸할 것이다."야. 이 말은 미국의 영문학 교수였던 헨리 반 다이크 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구나. 사람들은 저마다 생김새는 말할 것도 없고 됨됨도 다 다르 듯이 가지고 있는 재주도 다 다르기 마련이지. 어떤 사람은 제 재주를 일찍부터 알아서 잘 갈고 닦은 끝에 널리 이름을 남기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야말로 남다른 재주를 타고 났으면서도 그것을 몰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입맛 나흘 물알 푸성귀 모이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49쪽부터 50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49쪽 둘째 줄부터 넷째 줄에 걸쳐 ‘그러니 우리는 밥을 잘 씹어 먹고, 반찬을 이것저것 골라서 섞어 먹으며는’이 나옵니다. 이 말은 요즘 ‘편식’을 하지 말라고 하는 말을 쉽게 잘 풀어 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밥은 꼭꼭 잘 씹어서 먹고 건건이는 이것저것 골고루 먹어야 튼튼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여덟째 줄에 ‘뼈와 이를 튼튼하게 해 주는’이 나오는 데 이것도 어려운 말을 쓰고자 했다면 ‘인체의 골격과 치아를 건강하게 해 주는’이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쉬운 말을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홉째 줄과 열째 줄에 걸쳐 나오는 ‘우리에게 생기를 돕고’에서 ‘돕고’도 쉬운 말을 골라 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어서 나오는 ‘피’는 요즘 배움책에서 ‘혈액’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과 견주어 보면 참 쉬운 말이며 열한째 줄에 있는 ‘입맛’도 흔히 ‘구미’라는 말을 쓰는 것과 견주면 쉬운 말임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46 더넘이 어제는 또 하나 뜻깊은 배움이 이루어진 날입니다. 고운빛꽃배곳 충무공초등학교 노래를 만드신 가락지음이 염경아 님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랫말 짓는 수를 알려 주러 오셨습니다. 어제까지 모두 세 차례 걸쳐서 배움을 도와 주시고 아이들이 만든 노랫말 가운데 좋은 것을 뽑아 가락을 붙여 주실 것입니다. 새롭게 거둔 노래 열매를 많은 분들께 들려 드릴 날이 기다려집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더넘이'입니다. 이 말을 말집(사전)에서는 '넘겨 맡은 걱정거리'로 풀이를 하고 있고 줄여서 '더넘'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더넘이'의 보기월은 없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더넘'의 보기월로 "자식을 둔 사람은 더넘이 많다."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어떤 일을 맡고 난 뒤에 걱정을 하는 때가 더러 있습니다. 또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나서 걱정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할 일이 많은데 다른 사람이 해달라는 일을 마지못해 맡고 나면 그 일이 바로 더넘이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그릇에 물을 담을 때 물이 많아서 그릇에 넘치는 것과 같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7 이레끝(주말) 비가 내렸습니다. 쉬지 않고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밖에 가서 무엇을 하기에는 알맞지 않은 날씨였지 싶습니다. 비가 오기 앞에는 더워서 찬바람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위를 식혀주는 비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더위를 부르는 비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에서 여름에 펴내는 책에 실을 글을 보냈습니다. 철에 맞는 토박이말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글이 좋겠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보낸 글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찾기 놀이를 할 수 있는 놀배움감을 덤으로 보냈으니 놀이는 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찾기 놀이 놀배움감을 만들다 보니 토박이말 살리기에서 찾기 놀이도 한 지가 좀 됐다 싶어서 세어 보니 스무날이 넘었더라구요. 그래서 생각난 김에 이렇게 찾기 놀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31부터 35까지 낱말과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과 노래에서 길을 찾다에 나온 토박이말을 보태서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놉'은 한 글자라서 찾기 놀이에 넣을 수 없어서 뺐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놀이라 여기고 찾아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토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