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찾기 놀이]1-16 토박이말바라기가 여러 가지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한다는 것을 널리 알려 주는 고마운 신문과 방송이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진주교육지원청과 함께 꽃등으로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를 할 때부터 토박이말바라기가 하는 일에 마음을 써 알려 준 서경방송에는 더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이레에도 얼마 앞에 서울에서 한글문화연대와 함께 마련한 토박이말 살리는 수 찾기 말나눔 잔치를 비롯해 진주시, 진주시교육지원청, 진주와이엠시에이,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토박이말 한뜰(공원)을 만들기로 다짐한 것을 한목에 널리 알리는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이야기 끝에 오는 10월 25일부터 누리집에서 열리는 여섯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나라에서 챙겼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토박이말을 어릴 때부터 넉넉하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대통령이 토박이말과 한글을 챙겨 달라는 여러 사람의 뜻을 모으는 일에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서도 '이름쓰기(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82 뜸베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뜸베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소가 뿔로 물건을 닥치는 대로 들이받는 짓'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무영의 '농민'에 나온 "사실 그것은 그대로 황소 싸움이었다. 씨름이 아니라 사뭇 뜸베질이다. 하나가 넘어갈 때는 그대로 땅이 꺼지는 소리가 난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소가 뿔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들이받는 짓'이라고 풀이를 하고 "소가 사람을 받으려고 머리를 숙이며 뜸베질을 한다."를 보기월로 들어 놓았습니다. 두 풀이를 보고 둘 다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뜸베질: 소가 뿔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마구 들이받는 짓 풀이와 보기월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흔히 '난동'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 말을 갈음해 쓰면 딱 좋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사람과 소가 싸우는 것이 있는데 그 때 소가 구경하는 사람들한테 달려 들어 마구 들이받는 것은 더러 보셨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로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소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기별이 있는데 지난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말살이는 겨레와 나라를 바로 세우는 바탕이다 4.-1 우리말을 살려 쓸 자리는 어디 어디일까? 먼저 벼리말(줏대말-법률용어)을 우리말로 바꿉니다. 으뜸벼리(헌법)와 벼리(법률)를 쉬운 우리말로 지으면 백성 누구나, 아이들까지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어 바른길을 따르고 지키기가 수월하겠지요. 어려운 한자말로 벼리를 짓는다는 것은 짓는 사람 스스로도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누구라도 스스로 파고드는 쪽(전공분야)을 훤히 안다면 아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우리말로 말할 수 있습니다. 잉글말(영어)이나 한자말로 밖에 나타낼 수 없다면 아직 훤히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쪽(분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가운데서 벼리말을 으뜸으로 잡은 것은 백성 한사람 한사람이 나라 임자로서 스스로 다스리는 바탕인 벼리(법)를 임자인 저도 모르도록 짓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더는 벼리꾼(헌법학자, 법학자, 법률가, 판·검사)에게 맡길 수 없지요. 그러므로 새 으뜸벼리(헌법)는 반드시 백성이 모두 나서서 지어야 하고 누구나 알 수 있게, 쉬운 우리말로 지어야 할 겁니다. 이를테면 새 으뜸벼리를 이렇게 지어보면 어떨까요? 우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7-내 마음이...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어제는 그야말로 쪽빛 하늘이었는데 너희들도 하늘을 볼 겨를이 있었는지 궁금하구나. 구름 하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먼지도 하나 없어 보이는 맑디 맑은 하늘을 보며 내 눈과 내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단다. 나무 겪배움(목재 체험)과 함께 여러 가지 놀이로 실컷 놀고 돌아오는 길, 아이들 입에서 즐거웠다는 말을 듣고 애를 쓴 보람도 느꼈지.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몸을 짓고 바라는 일을 한다면 일과 놀이의 가름은 사라진다."야. 이 말씀은 사람들의 솜씨나 얼을 깨우쳐 여는 글을 많이 써 널리 알려진 '삭티 거웨인(Shakti Gawain) 님이 하신 거라고 해. 늘, 날마다 내 마음에 드는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좋은 일이자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가벼울 것이고 일어나서 얼른 일을 하러 가고 싶을 거야. 그리고 일을 하는 동안에도 힘이 들다 느끼지 않을 것이고 때새는 그야말로 눈깜짝할 새 지나가곤 할 거야. 우리가 즐겁게 놀 때처럼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대단하다 차지다 거죽 더워지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71쪽부터 7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71쪽 둘째 줄에서 셋째 줄에 걸쳐서 “얼음이 녹은 물에 소금을 뿌리면, 그 물에 소금이 또 녹는다.”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은 토박이말이 아닌 말이 없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오는 ‘얼음’이라는 말의 짜임을 생각해 봅니다. ‘얼음’은 ‘얼다’라는 움직씨의 줄기 ‘얼’에 이름씨 만드는 뒷가지 ‘음’을 더해 만든 말입니다. ‘얼음’ 다음에 이어서 나오는 ‘녹다’의 이름씨꼴(명사형)은 줄기 ‘녹’에 뒷가지 ‘음’을 더하면 ‘녹음’이 된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녹음’은 ‘고체가 액체로 되는 것’을 가리키는 ‘융해’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 된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낱말의 짜임을 알면 비슷한 짜임의 말밑도 어림할 수 있고, 새로운 말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되어 좋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 ‘고체가 녹을 때는 반드시 열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필요’라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노래 곁말 1 온눈 하루에 한 낱말씩 바꾸기도 안 나쁘지만, “늘 어린이 곁에서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즐겁게 살림수다·숲수다를 편다는 마음이 되어, 생각이 꿈을 사랑으로 펴는 길로 차근차근 나아가면 넉넉해요. 한글은 대단하지 않아요. 우리가 스스로 즐겁고 푸르게 지어서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일하고 노는 수수한 하루를 그리는 말이면 저마다 다른 사투리처럼 다 다르게 빛나지 싶어요. 좋거나 바른 낱말을 안 찾아도 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내는 말씨(말씨앗)를 헤아려서 찾고, 스스로 꿈꾸는 마음을 펼치는 글씨(글씨앗)를 신바람으로 살펴서 품으면, 우리말(우리가 쓰는 말)은 늘 별빛으로 흘러서 포근하더군요. 마음씨(마음씨앗)를 돌보면서 가꾸는 밑자락이 될 낱말 하나이기에, 오늘 하루를 “노래하는 놀이”로 누리면 아침노을 같은 말이 태어나고 저녁노을
[ 배달겨레소리 바람 바람 글님 ] [토박이말 살리기]1-81 뜬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뜬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쩌다가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뜬돈을 헛되이 낭비하다."는 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때에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은숙이는 뜬돈이 생겼다며 좋아했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풀이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두 가지 풀이에 같이 나오는 '우연히'가 '어떤 일이 뜻하지 아니하게 저절로 이루어져 공교롭게'라는 뜻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뜬돈: 생각지도 않은 때 어쩌다가 뜻하지 않게 생긴 돈 우리가 흔히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라고 하는데 이 '횡재'를 갈음해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거저 얻거나 생긴 돈'을 '공돈(空돈)'이라고 하는데 '공돈'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횡재' 또는 '공돈'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뜬돈'이라는 말을 떠올려 쓰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말살이는 겨레와 나라를 바로 세우는 바탕이다 3. 우리말을 어떻게 살려 쓰나 죽어가는 우리말을 살려내려면 첫째로 우리말을 밀어내고 자리잡은 한자말을 하나씩 하나씩 말글살이에서 몰아내야 합니다. 이를테면 ‘감사하다’를 쓰지 말고 ‘고맙다’라고 말하고 ‘준비하다’는 ‘마련하다’, ‘장만하다’로, ‘비교하다’는 ‘견주다’로, ‘계속하다’는 ‘이어하다’로, ‘시작하다’는 ‘비롯하다’, ‘열다’로, ‘최고로’, ‘제일’은 ‘가장’이나 ‘으뜸’으로, ‘주방’은 ‘부엌’으로, ‘고객’은 ‘손님’으로, ‘전후’는 ‘앞뒤’로, ‘상하’는 ‘위아래’로, ‘좌우’는 ‘왼오른’으로 바꿔씁니다. 그러므로 ‘후문’은 마땅히 ‘뒷문’이라 써야겠고 ‘오전’, ‘오후’는 ‘앞낮’, ‘뒷낮’으로 쓰면 좋은데 좀 어설픈 것 같지요. 듣기에 그런데 ‘앞낮’, ‘뒷낮’이라고 조금만 써가면 귀에 익고 입에 익어가요. 요즘 ‘왼, 오른’을 잘 모르거나 어렴풋해서 헷갈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워낙 ‘좌우’를 많이 써 그렇겠지요. ‘사용하다’, ‘이용하다’는 ‘쓰다’로, ‘사망하다’는 ‘돌아가다’나 ‘죽다’로, ‘서거하다’는 ‘돌아가시다’로, ‘수고하다’는 ‘애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15] 등목 칠팔월이면 볕이 뜨겁다. 들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등목을 했다. 웃옷을 홀라당 벗고 바닥을 짚고 엎드리면 나는 바가지로 찬물을 퍼서 허리띠 위에서 물을 부으면 목덜미로 떨어졌다. 우리 집은 땅에서 퍼올리는 물이 아주 차갑다. 비누를 등에 바른 뒤 찬물을 붓는다. 아버지는 ‘아, 시원하다.’ 하고 흐느끼며 목을 든다. 나는 허리춤 옷에 물이 닿지 않게 살살 또 붓는다. 작은오빠 등에도 물을 붓고 어머니 등에도 물을 부어 주었다. 할아버지 등목은 내가 많이 해주었다. 하기 싫어도 할아버지는 몸이 힘들어서 땅바닥에 겨우 엎드려 머리를 내민다. 나는 한참 뒤에서야 방에서 나와 할아버지 목을 씻기고 등에 물을 부어주었다. 할아버지 목은 주름이 많고 미끌미끌해서 기름을 만진 것처럼 손까지 미끌미끌해서 찜찜하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라서 목이 쭈글쭈글하다지만, 아버지는 할아버지 닮았는지 젊은데도 목에 주름이 촘촘한 빗금을 친 듯 굵었다. 어머니하고 나는 저녁이면 골짜기에 갔다. 우리가 살던 언덕집 밑 도랑에는 금성산에서 물이 흐른다. 바위가 많아 비렁에 앉아 씻는다. 골짜기 물은 깨끗했지만, 산수유나무가 우거지고…
[ 배달겨레소리 숲하루 글님 ] [숲하루 발걸음 14] 멱감다 여름이면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녔다. 점낫골 못은 우리 헤엄터이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집에 사는 옥이 언니네 뒤로 등성이를 하나 넘어 내려간다. 낭떠러지가 있어 좁은 비렁길을 건널 적에는 몸을 옆으로 돌려 건너는데 낭떠러지를 내려보면 가슴이 철렁한다. 풀을 잡고 살금살금 건너 못둑에 이른다. 걸어오면서 주워온 납작한 돌로 물수제비 뜬다. 마을에 넓은 내가 없어 물수제비는 못에서만 던진다. 몇 판 풍덩 빠지고 나서야 한두 판 수제비가 뜬다. 팔힘이 좋은 오빠가 던지면 돌이 물을 통통 튕기며 멀리 날아간다. 나도 몸을 옆으로 돌리고 낮추어 물하고 거의 반듯하게 엎드려 돌을 힘껏 던지면 바느질 뜨듯이 징검다리처럼 날아간다. 우리는 물수제비가 날아간 건너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남자들은 바위에서 물속으로 뛰어든다. 여자얘들은 얕은 자리를 맡고 물가 바위 곁에서 손을 바닥에 짚고 물장구를 친다. 물이 얕아서 흙물이지만 물놀이는 신난다. 조금 들어가 보려고 해도 바닥이 고르지 않아 푹 빠지기도 하고, 뱀이 나올까 무서워서 작은 바위 곁을 떠나지 못했다. 남자들은 못 끝까지 건너며 놀기도 했다. 여자애들도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