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읽기 22 나무 마음 나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우리말숲 다듬읽기 22 《나무 마음 나무》 홍시야 열매하나 2023.6.22. 《나무 마음 나무》(홍시야, 열매하나, 2023)를 읽었습니다. ‘나무’ 사이에 ‘마음’이 어떻게 흐르는가 돌아보려고 지나온 나날을 글·그림으로 여민 꾸러미에는 빈자리가 많습니다. ‘빈’자리란, 비운 자리이면서, 비가 씻어낸 자리요, 비질을 하고 빗질을 하면서 새롭게 빛날 자리이니, 아직은 빚처럼 비었다고 여길 자리이게 마련입니다. 빈자리는 둥그렇습니다. 빈자리는 모나지 않습니다. 빈자리는 빗방울처럼 동글동글하지요. 빙그르르 돌듯이 춤춥니다. 곰곰이 보면, 모든 잎은 부드럽고 둥그스름합니다. 길쭉하기에 끝이 뾰족하다 싶은 잎도, 톱니를 닮은 잎도, 언제나 푸른별을 푸르게 품으면서 무엇이든 풀어내는 물빛입니다. 이슬을 머금고 빗물을 마시면서 푸른잎이에요. 그러니까 나무는 나무로 보면 되고, 마음은 마음으로 읽으면 됩니다. ‘존재·위하다’ 같은 일본말씨를 끌어들일 까닭이 없이, 푸른말을 쓰고, 숲말을 쓰고, 푸른말을 쓰며 어린이 곁에 서면 스스로 사랑입니다. ㅅㄴㄹ 사랑스러운 푸른색 행성 → 사랑스러운 푸른별 1 서로를 내보이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