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 말꽃삶 4 낱말책 ‘사전’은 한글로 적을 수 있되, 우리말은 아닙니다. 한자를 밝히면, ‘사전(辭典)’은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을 가리킬 적에 붙이고, ‘사전(事典)’은 ‘백과사전’이나 ‘역사사전’을 가리킬 적에 붙입니다. 한자를 익힌 분이라면 이쯤 대수롭지 않겠으나, 한자를 모르는 분이라면 헷갈리거나 머리가 아플 만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이름을 새롭게 써야 어울리고 즐거울까요? 우리는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한테 어떤 이름을 알려주거나 물려줄 만할까요? 일본에 우리나라로 쳐들어온 즈음 주시경 님을 비롯한 분들은 ‘말모이’란 이름을 생각했습니다. 훌륭하지요. 말을 모았으니 ‘말모이’입니다. ‘말모음’이라고도 할 만해요. 그러나 조선어학회(한글학회)는 이 이름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조선어사전(우리말 큰사전)’처럼 ‘사전’을 쓰고 말았어요. 북녘도 그냥 ‘사전’을 씁니다. 사전(辭典) : 말을 모으다 사전(事典) : 살림을 모으다 두 가지 사전은 ‘말’을 모으느냐 ‘살림’을 모으느냐로 가릅니다. 국어사전은 국어를 모은 책입니다. 백과사전은 온갖 살림을 모은 책입니다. 곧, ‘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숲책 푸른책 읽기 22 《자연 낱말 수집》 노인향 자연과생태 2022.4.21. 《자연 낱말 수집》(노인향, 자연과생태, 2022)을 가만히 읽었습니다. 저는 영어 ‘내추럴’도 한자말 ‘자연’도 아닌, 우리말 ‘숲’을 말하고 노래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영국이나 미국에서 안 태어났고, 중국이나 일본에서 안 태어났거든요. 그저 이 나라 조그마한 골목마을에서 조그맣게 태어나서 살았기에 조그마한 아이로서 둘레를 품을 풀빛이고 꽃빛이고 나무빛이 어우러진 숲빛인 말을 살핍니다. 어릴 적에 날개꽃(우표)을 곧잘 모았습니다. 여덟아홉 살 어린이가 “날개꽃 모으기”를 한다고 말하면, 그무렵에는 아직 ‘날개꽃’이란 말을 몰라 “우표 모으기”라 말했습니다만, 둘레 어른들은 ‘고상한 한자말’을 끼워넣어 “우표 수집”이라고 일컬었습니다. 모으기에 ‘모음·모으기’인데 예나 이제나 숱한 어른들은 우리말을 쓰기보다는 ‘수집’이나 ‘-집(集)’이란 일본스런 한자말씨에 스스로 갇힌다고 느껴요.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우리 눈길을 틔워 우리 나름대로 우리 보금자리를 푸르게 사랑하는 살림길을 펴는 숲말을 헤아리면 스스로 즐겁고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