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40 우리말꽃 ‘우리’를 소리내기 참 힘들었습니다. 혀짤배기에 말더듬이인 몸을 어떻게 다스리거나 돌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어른이나 동무도 없는 터라, 말을 않거나 짧게 끊기 일쑤였습니다. 소리내기 힘든 말은 안 하려 했습니다. 열여덟 살로 접어들 즈음 우리 아버지는 새집으로 옮겼고, 여태 어울리던 동무랑 이웃하고 모두 먼 낯선 데에서 푸른배움터를 다녀야 했는데, 논밭하고 동산을 밀어내어 잿빛집(아파트)만 한창 올려세우려는 그곳은 스산하고 길에 사람이 없다시피 했어요. 이때부터 혼자 한나절씩 걸으며 목청껏 소리내기를 했어요. 꼬이거나 씹히는 말소리를 천천히 외치며 또박또박 말하려 했어요. 스무 살부터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하며 새벽에 큰소리로 노래하며 말소리를 가다듬었어요. 양구 멧골에서 싸울아비(군인)로 이태 남짓 지내며 혼자 멧길을 한나절을 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39 돌림앓이 걷다가 넘어집니다. 누가 발을 걸지 않았으나 바닥이 미끄럽고 디딤돌이 자잘하게 많군요. 무릎이 깨지고 팔꿈치가 까지고 손가락이 긁힙니다. 넘어진 저를 나무라야 할는지, 거님길이 얄궂다고 탓해야 할는지, 길바닥에 엎어진 채 한동안 생각하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피멍이 들고 다리를 절뚝입니다. 핏물이 흐르지만 씻고 바람에 말리면 며칠 뒤에 낫습니다. 한두 해나 서너 해마다 고뿔을 호되게 앓는데, 며칠쯤 끙끙거리면 한 해 내내 튼튼히 살림을 지어요. 둘레에서 무슨무슨 돌림앓이로 고되다고 말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나란히 걸려서 앓는다면, 가만히 몸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독이면서 나으면 돼요. 어떤 까닭에 아프거나 앓는다기보다 푹 쉬면서 푸른숲에 깃들어 하늘빛을 품을 길이라고 느껴요. 숲을 잊은 서울이기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앓아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빛 곁말 38 너나하나 주먹힘은 주먹을 담금질하는 사람이 세요. 돈힘은 돈을 긁어모으는 사람이 세고요. 마음힘은 마음을 돌보는 사람이 내고, 사랑힘은 사랑을 헤아리며 스스로 짓는 사람이 폅니다. 나라(국가·정부)가 서지 않던 무렵에는 위아래·왼오른·순이돌이를 가르는 굴레가 없습니다만, 나라가 서면서 위아래·왼오른·순이돌이를 갈라놓습니다. 돌이를 싸울아비로 억누르고 순이를 집에 가두거든요. ‘평등(平等)’ 같은 한자말이 없던 무렵에도 사람들은 ‘나란히·고르게·어깨동무’를 했어요. 그런데 순이돌이를 가르고 위아래에 왼오른으로 가른 나라는 순이는 순이대로 돌이는 돌이대로 짓눌렀고, ‘짓눌린 수수한 돌이는 곁에 있는 수수한 순이를 짓밟는 바보짓’을 오래도록 ‘나라지기·나라일꾼한테 길든 채 저질렀’습니다. ‘순이물결(페미니즘)’은 일어날 노릇입니다. 추레하거나 거짓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