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읽기 8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8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 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5.3.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는 나쁘게 여길 책은 아니되,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글멋을 너무 부립니다. ‘우리말’이 아닌 ‘모국어’를 바라보느라, 책이름부터 ‘위하다·불편·미시사’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이 튀어나옵니다. 그냥 우리말을 쓰면 됩니다. 멋진 우리말도, 깨끗한 우리말도 아닌, 수수하게 주고받으면서 숲빛으로 생각을 밝히면서 마음씨앗으로 피어나는 우리말 한 마디를 쓰면 됩니다. “우리말을 조촐히 돌아보면” 됩니다. “우리말을 찬찬히 보면” 됩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삶을 보고, 이웃을 마주하고, 우리 숨결을 헤아리면 됩니다. 서울은 서울이고 시골은 시골입니다. 사람은 사람이고, 서로 사랑으로 빛납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조용히 하늘빛을 담으면서, 어디에서나 별빛으로 노래하면 넉넉해요. 봄이 깊을수록 멧새노래에 개구리노래도 나란히 깊어요. 말은 언제나 마음에서 비롯하되, 마음에 놓는 눈빛에 따라 새삼스레 다릅니다. ㅅㄴㄹ 문장을 ‘것이다’로 끝맺지 않은 것 또한 그런 뜻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