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말. 섬찟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섬찟 잘 안 되는구나 싶어 고단할 때가 있다면, 잘 되는구나 싶으나 고달픈 때가 있습니다. 한여름이라 더워서 힘들다고 할 만하다면, 한겨울이라 추우니 괴롭다고 할 만합니다. 아이들하고 한여름 뙤약볕을 받으며 걷다가 속삭입니다. “우리 마음이 얼음장처럼 차가우면 한여름이어도 춥단다. 우리 마음이 모든 열매를 무르익도록 북돋우는 해님을 품는 따사로운 빛이라면, 이 여름은 너무 더워 버거운 하루가 아닌, 알맞게 자라고 싱그럽게 바람이 찾아드는 길이야.” 누가 억누르기에 들볶이기도 하지만, 따로 짓누르거나 밟는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 가시밭길일 수 있습니다. 늘 마음에 따라 다른 하루라고 느껴요. 그놈들 등쌀에 애먹을까요? 저놈들 서슬에 소름이 돋나요? 이놈들 무쇠낯 탓에 섬찟하면서 벅찬 나날인가요? 못된 녀석을 굳이 봐주어야 하지는 않아요. 다만, 모질고 맵찬 녀석이 아닌, 우리랑 그들을 잇는 길에 드리우는 빛줄기를 보기를 바라요. 해는 누구한테나 비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