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말. 어정쩡하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어정쩡하다 말로 풀면 아름답습니다. 치고받는 주먹다짐이 아닌, 부드러이 이야기하면서 응어리를 풀기에 어깨동무하는 길을 열 만합니다. 그러나 말만 하면 고단해요. 입만 살아서 번드르르 지껄인다면 지쳐요. 우리 삶은 틀림없이 말 한 마디가 씨앗이 되어 자라납니다만, 입으로 읊기만 하는, 그러니까 마음이 없고 생각이 없으며 사랑이 없는 엉성한 말씨로는 삶을 낳지 않아요. 흙한테 안긴 씨앗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는지 가만히 지켜봐요. 아무리 바쁘더라도 틈을 내어 풀씨랑 꽃씨랑 나무씨를 살펴봐요. 설익은 씨앗은 싹트지 않아요. 어정쩡해서는 움틀 수 없어요. 어영부영한다면 피어나지 않습니다. 장난으로 하는 말은 삶하고 멀어요. 장난말은 놀림말로 흐르고, 놀림말은 이웃을 누릅니다. 혼자만 재미있다면 이웃은 재미없겠지요. 놀림길 아닌 놀이로 나아가야 비로소 말꽃이 되고 웃음글로 이으며 익살스러운 이야기로 피어요. 숱한 사람들이 잿빛터에 모여서 잿빛집에 웅크리는 오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