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말. 잿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말빛 오늘말. 잿터 철없던 아이로 자라던 어린날, 왜 우리 고장에는 높은집이 없나 싶어 서운했습니다. 작은아버지가 사는 서울에 가노라면 으리으리하게 커다란 집이며 하늘을 찌를 듯한 높집이 줄지어요. 서울사람은 서울 아닌 곳을 보면 으레 “여기는 높다란 집도 없으니 발돋움이 더디군.” 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철없는 아이는 천천히 자라며 우람한 잿터란 사람살이하고 동떨어진 잿빛인 뿐인 줄 하나하나 알아차립니다. 풀꽃이 돋고 나무가 자라면서 새가 내려앉고 개구리랑 뱀도 어우러지면서 바람에 날개를 나부끼듯 날며 곱게 춤추는 나비가 함께 있기에 비로소 ‘집’다운 줄 느껴요. 서울에 빼곡한 잿빛집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숲살림을 받아들여 가꾼 터전이 아니기에, 늘 다시짓기(재개발)에 얽매입니다. 잿빛터를 허물면 모두 쓰레기가 될 테지요. 한때 이름을 드날리는 높다란 꽃얼굴이라 하더라도, 머잖아 쓰레기터를 그득그득 채울 잿더미입니다. 우리 삶은 이름꽃일 수 있을까요. 서로 날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