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 고루 잘 사는 누리
- 한실 글쓴이 purnhansil@hanmail.net
- 올림 2026.03.18 21:37:07
두루 고루 잘 사는 누리
우리말 사람은 ‘살다’ 줄기 살+암(이름씨 만드는 뒷가지)>살암>사람이 된 말이다. 살아있는 것, 살아가는 것이란 뜻이다. 모든 목숨붙이가 다 살아있는데, 우리 겨레는 굳이 ‘호모사피엔스’한테만 ‘사람’이라 이름붙였다. 그래서 그 뜻이 모든 목숨붙이 가운데서 ‘가장 잘 살아가는’ 목숨이란 뜻이다.
우리 겨레가 흔히 ‘잘 먹고 잘사는’ 것을 사람이라 일컬었다기보다 근심, 걱정이 없이 언제나 마음이 고요하고 흐뭇(행복)하게 살아가는 목숨을 사람이라 했다. 골나고 짜증 나고 밉고 싫고, 온갖 게염(욕심)이 일어나는 마음이 아니라, 늘 따뜻하고 어질어 두루 품는 마음이 흐뭇한 마음이다. 사람한테 따뜻한 마음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뭇 목숨한테도 따뜻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일어날 때 사람은 더 흐뭇하다.
이 누리에는 여든 잘(80억) 사람이 산다. 여든 잘 사람이 모두 미움과 노염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산다면 땅별(지구) 기운이 훨씬 더 따뜻해질 것이다. 온 누리(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그런 삶을 살 수 없을까?
글쓴이는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온 누리 사람들이 저마다 ‘사람’임을 깨닫는다면 얼마든지 누구나 흐뭇한 삶을 살 수 있고, 또 ‘마땅히’ 모두 흐뭇하게 살아야 참다운 사람 삶이라고 본다.
여든 잘 사람들이 다 제 집에 살고 벌이(소득)와 집안 살림(경제)이 두루 고만고만하게 잘 살 때 땅별 사람들이 누릴 기쁨과 즐거움이 훨씬 커지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사이좋은(평화) 길로 나아가려면 오늘날 날씨고비때(기후위기시대)를 맞아 누리를 알아볼(인식) 때는 낱사람(개인)이든 모둠(단체)이든 겨레든 나라든 저마다 선자리를 넘어 땅별자리(지구차원)에서 알아보고 삶(실천)은 제 선자리에서 끼리끼리 손잡고 해가는 것이 좋다.
날씨고비때를 이겨내려면 오늘날 누리짜임인 돈이나 몬(물질)이 임자노릇하는 돈·몬누리(자본주의세계)를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임자노릇하는 사람누리로 바뀌어 가야 한다.
깡패나라(제국주의)나 센나라(강대국)가 이끌어가는 힘다스림길(패권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얽힌 실타래를 푸는 길에서 첫째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덜된짓(야만)인 모든 싸움(전쟁)을 멈추고, 깡패나라들이 벌이거나 부추기는 모든 싸움에 끼어들지 말고, 싸움을 일으키거나 붙여놓고 잠개(무기)를 팔아 배 불리는 못된 짓을 못 하도록 땅별 사람들이 다 나서서 가로막아야 한다.
한 두 센나라가 제멋대로 뭇나라가 만든 나라두레(유엔)를 끌고 다니면서 허수아비로 만든 지도 오래다. 작은 나라들이 힘을 한데 모아 이 강패나라들 못된 짓을 막을 수 있도록 슬기롭고 씩씩하며 겨레와 나라를 뛰어넘어 땅별을 생각하는 다스림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둘째는 사람들이 쓸거리를 지나치게 많이 만들지(과잉생산) 말아야 한다. 이미 만들어 놓은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넘친다. 수레(차)도, 연장(도구)도, 온갖 세간도, 집도 옷도, 먹을거리도 너무 많아 버리고 또 버려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서 땅도 물도 하늘도 바다도 더럽혀져 뭇 목숨이 죽어간다. 그런데도 낱사람은 낱사람대로, 무리는 무리대로, 나라는 나라대로 더 못 만들어 안달이고, 더 못 지어 애를 태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집이 남아도는 데도 집 없는 사람이 있고,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런데 누리 짜임새는 대단히 고르게 짜여 있어 한 사람이 한 때에 두 집에서 살 수가 없다. 이 가리(이치)를 알면 살림집 일 풀기는 식은 죽 먹기다. 살림집 일을 풀려는 마음이 없어서 못 풀지 마음만 있으면 하루아침에 풀 수 있다. 지님낛(보유세)을 매길 때 누구한테나 둘째 집부터 해마다 집값만큼 매기면 저절로 풀린다. 이것이 풀리면 집을 쓸데없이 더 짓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을 쓸데없이 많이 만드는 까닭도 사람이 쓸거리를 쓸 사람한테 주려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턱대고 돈벌이로 만들기 때문에, 모든 것이 넘쳐난다.
돈·몬누리에서 벗어나 사람누리로 가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사람누리가 되면 잘 사는 사람들, 잘 사는 나라들에는 쓸거리가 넘쳐나고, 못 사는 사람, 못 사는 나라들에서는 쓸거리가 모자라는 일이 쉽게 풀릴 것이다.
사람누리란 사람이 모든 것에 앞서 임자노릇하는 누리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삶 임자이다. 그러므로 마을 임자도 한 사람 한 사람이고, 고을(시, 군) 임자, 고장(도) 임자도 낱낱 사람이며 나라 임자도 한 사람 한 사람이다. 곧 모든 다스림(정치) 임자가 낱낱 사람이니, 마을 일꾼, 고을 일꾼, 고장 일꾼, 나라 일꾼, 누리 일꾼은 임자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임자로 모셔야 한다. 사람들도 저마다 아이든, 어른이든, 사내든, 겨집이든, 가르침이든, 배움이든, 한 사람 한 사람을 서로 임자로 모셔야 한다. 서로 하늘인 셈이다. 이럴 때 참다스림인 제 다스림(자치)이 바로 선다.
그러니 겨레는 겨레대로 제 겨레말과 겨레 삶꽃(문화)을 마음껏 꽃피워 누리 말꽃(문학)과 누리 삶꽃이 잘 어우러져 두루 고루 꽃피도록 해야 한다. 누리되기(세계화)에 휩쓸려 잉글말(영어)을 많이 쓰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서 우리가 겨레말을 살려내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셋째는 저마다 마음을 닦아 떠도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쓸데없는 게염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흐뭇한 마음을 지닌다.
사람은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으면 떠도는 마음 따라 쓸데없는 일을 벌일 때가 많다. 무엇을 갑작스레 사들인다든가(충동구매), 어디론가 자꾸 휩쓸려 다니기도 한다. 사다가 입지 않고 옷넣개에 쌓아둔 옷, 시원광(냉장고)에 쌓인 먹을거리는 그 뿌리가 떠도는 마음 따라 살아온 내 삶 자취일 뿐 아니라 날씨고비를 가져오는 작은 까닭이기도 하다.
오늘날 날씨고비때에 우리가 왜 마음닦기(명상, 수행)을 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사람이 저마다 마음 닦아 마음이 가라앉으면 스스로 고요하고 흐뭇할 뿐 아니라 너그러워져 다른 사람과 사이가 좋아진다.
가시버시, 곧 아내와 바데(남편) 사이가 좋아지고 버이아들(부자), 어이딸(모녀) 사이도 좋아진다. 티격태격하던 일터(직장) 사람들과도 사이 좋아진다. 마음속에 미움과 노염이 녹아 가면서 미워하던 사람과도 사이가 좋아진다.
모두가 마음을 닦아가면 낱사람 사이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모둠 사이, 무리 사이, 나라 사이, 겨레 사이도 좋아진다.
사이좋음(평화)이 온 누리에 자리 잡을 것이다.
싸움을 부추기지도 일으키지도 않아 차츰 사이가 좋아지고, 더 많은 몬도 쓸모없는 그런 어울림 누리, 두루 고루 잘 사는 누리가 모든 사람에게 펼쳐지기를!
